닌텐도가 최근 스플래툰3와 관련된 일부 크리에이터의 부적절한 이용 방식인 AV스플래툰 논란에 자사 가이드라인을 공유하며 우회적으로 주의를 전했다.


닌텐도는 11일 게임이 아닌 기업공시, IR 정보 등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SNS 계정 닌텐도 주식회사(任天堂株式会社)를 통해 유튜브 등의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닌텐도 게임을 활용하는 저작물 이용 가이드라인을 공유했다. 아울러 반사회적 법률행위, 고의로 게임의 룰을 잘못 해석하도록 만드는 행위, 게임이나 캐릭터의 가치, 세계를 훼손하는 행위, 이러한 행동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게재된 콘텐츠의 삭제 및 법적 조치를 행할 수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닌텐도가 공유한 저작물 이용 가이드라인은 2018년 공개된 내용으로 게임 이용자가 닌텐도 게임을 활용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비영리 목적으로 온라인상에 게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또한, 부적절한 게시물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닌텐도가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재차 공유한 것은 최근 일본에서 논란이 된 스플래툰 플레이와 관련이 있다. 앞서 일부 일본 버추얼 크리에이터는 지난 8일 21시 상대 방송을 밴시키는 AV스플래툰이라는 게임 방식을 기획, 이를 예고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들은 각자 진영에 맞는 색으로 화면을 가득 뒤덮는 스플래툰의 게임 특징을 이용, 상대의 색을 일종의 크로마키로 활용했다. 크로마키는 녹색, 혹은 푸른색 등 특정 색상의 배경 위에 다른 영상물을 올려두고 해당 색상의 배경에는 또 다른 영상을 전송해 두 화면을 합성하는 기술이다.

해당 크리에이터들은 흔히 영화나 일기예보 방송에서 볼 수 있는 크로마키 기술을 이용해 상대 색상에 성인용 영상물이 나오도록 설정했다. 즉, 상대방이 파란색 잉크를 칠하는 경우 파란색을 크로마키 색으로 지정, 부적절한 영상이 나오고 그에 따라 영상 플랫폼에서 계정 정지(밴)가 되는 식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해당 크리에이터들이 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나선다는 기획인 셈이다.

비교적 적은 팔로워를 지녔음에도 이들이 게임 게시와 함께 올린 AV스플래툰 관련 태그(AVスプラ)는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다만, 기존의 성인 취향 슈터와 달리 잉크를 활용한 룰로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아 많은 플레이어가 즐기는 게임에 성인용 영상물을 사용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아울러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더라도 다수가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닌텐도가 자사의 영상 게시 가이드라인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닌텐도는 자사 저작물에 관해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울러 플레이어의 창작성이나 코멘트가 들어가지 않은 단순 캡처 영상을 저작물 카피로 칭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영상이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을 삭제한 해당 버추얼 크리에이터 그룹의 멤버들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다만, 사과문에는 스플래툰에 관한 게임, 이번 기획에 관한 언급 없이 부적절한 행동 정도로만 사건 이유를 표현해 추궁을 회피하기 위한 사과문이라는 비판받았다. 아울러 버추얼 유튜버라는 특징에 실제 얼굴을 드러낸 공개 대신 글 형태의 사과문이 나왔고 한 크리에이터는 공룡 탈을 쓰고 사과 영상을 게재,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 공룡 탈을 쓰고 관련 사건의 사과 영상을 올린 한 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