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1월 8~9 양 일간 진행된 블리즈컨 2013의 가장 큰 화두라면 바로 블리자드의 AOS 장르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Heros of the Storm)이었다. 과거 블리자드 도타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되어 이후 블리자드 올스타즈라는 이름으로 바뀐 후 다시 한 번 새로운 이름을 가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화려한 게임 소개 동영상으로 많은 팬의 주목을 받았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블리자드의 3대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의 캐릭터들을 직접 조작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블리즈컨 관객을 붙잡았다.

이는 블리즈컨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열린 지스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게임 시연이 가능했던 지스타 현장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블리자드 부스를 방문하여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즐겼고, 한 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리면서도 시연을 즐기기 위한 관객들로 블리자드 부스는 행사 내내 북적북적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게임 유저들의 이목을 끈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팀원 간 레벨 공유 시스템, 다른 AOS 장르와는 달리 탈것이 등장하고, 상점이 없는 특이한 시스템을 채택한 이유를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디자이너로 알려저 있으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영웅 및 전장 디자인에 참여한 데이비드 킴에게 들어볼 수 있었다.


Q. 인터뷰에 앞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AOS 스타일의 게임으로 블리자드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개발 중이며, 우리가 가장 재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을 강조한 게임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첫 번째로는 지난 20년간 등장했던 블리자드 게임들의 영웅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아군들 간의 갈등보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협동할 수 있다는 점이고, 세 번째로는 여러 가지 전장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전장은 기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이후에 스타크래프트2나 디아블로3에서 등장했던 전장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개발자 데이비드 킴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나?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밸런스를 담당하고 있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게임 디자인 부분을 맡고 있다. 정확히 영웅과 전장 디자인에 도움을 주는 중이다.

게임 밸런스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게임도 많이 하고, 경기도 많이 봐야 한다. 하지만 이미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를 담당하며 내가 체크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 상황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밸런스까지 맡게 된다면 양쪽 다 제대로 밸런싱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밸런싱은 스타크래프트2의 밸런싱보다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2에서 뮤탈리스크가 강하다고 이를 약화시키면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영향을 받는 유닛이 생기는데, 전체적인 유닛의 수가 적기에 게임 양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는 이보다 많은 영웅 유닛이 등장할 것이며, 그렇기에 한 영웅을 수정한다고 해도 이에 영향받지 않는 영웅들이 많고, 이런 부분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밸런싱이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강한 영웅만 게임에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AOS 게임에서 사용되는 밴픽 시스템이 채용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시스템에서 사용한다고 무작정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채용되지는 않을 것이고, 많은 부분을 고려하여 밴픽 시스템을 사용할지를 결정할 것이다.


Q. 다른 AOS게임과 비교하여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다른 게임들을 의식하여 개발하지는 않았다.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했을 때 이미 많은 RTS 게임이 있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등장했을 때에는 다양한 MMORPG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었다. 우리는 다른 게임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블리자드가 생각하기에 최고의 게임, 그리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장점은 이미 언급한 대로 튼튼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게임에서 가져온 개성 있는 영웅들이 등장한다는 것과 친구와의 경쟁이 아닌 협동을 이끌어낸다는 점과 함께 다양한 전장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특징 중 하나는 팀 구성원 간 레벨 공유인데,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AOS 장르의 게임을 할 때 적 팀이 아닌 아군 팀원과 경쟁하는 구도가 생기기도 한다. 다른 아군보다 많은 킬을 기록해서 빠른 레벨 업을 한 후 자신의 힘으로 게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경쟁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을 제거하여 우리 팀은 무조건 도움이 되는 존재이고, 게임 내에서 경쟁할 상대는 적군이라는 확실한 구분을 위해 이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다.





Q. 많은 AOS 게임에서 상점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상점이 없는 대신 특성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인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개발진은 한 게임당 약 20분의 플레이 타임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게임 시간이 줄어들면서 번거로운 행동들은 삭제하고, 재미있는 부분은 강조해야 했다. 너무 많은 시스템이 게임 내에 있으면 짧은 플레이 시간 내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 내 상점을 제거하는 대신 레벨 업을 통해 특성을 선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특성과 비슷한 시스템 역시 준비 중이다. 이 시스템은 게임 내부의 특성 시스템과 달리 게임에 들어가기 전 미리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알파 버전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른 AOS 게임들은 모든 영웅이 하나의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입한다. 우리 개발진들은 이러한 시스템보다 각 영웅들이 각자의 고유한 특성을 선택해 더욱 강한 개성을 가지게 하는 것이 게임의 원래 목적와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각 영웅마다 고유의 상점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같은 영웅이라도 특성을 선택함에 따라 공격형, 혹은 방어형으로 바꿀 수 있다.


Q. 게임 내에서 이미 선택한 특성을 바꿀 수는 없는지?

게임 내 특성 초기화 역시 게임을 즐기는 데에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20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을 고려했을 때 게임 내에서 고려할 것이 많아지면 게임을 하는데 오히려 방해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피드백을 보내 특성 초기화가 필요한 기능이라고 요청하면 수정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게임 중 영웅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넣었던 적도 있다. 처음에는 노바로 게임을 즐기다 중간에 아서스 같은 영웅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이 도입되면 유저들이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므로 게임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고, 결국 제외되었다.

게임의 깊이와 편리한 접근성,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Q. 게임 외부에서 특성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역시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은 경험치로 레벨 업을 하여 특성 점수를 얻는 방식인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특성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게임을 접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특성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예를 들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등장하는 우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신성 성기사와 마찬가지로 치유 위주의 영웅이지만, 특성 선택에 따라 스턴을 이용한 대미지 딜러로 변신할 수 있다.


Q. 영웅의 기술 설명을 보면 공격력과 생명력, 단 두가지의 수치만 있는데 방어력의 개념이 없는 것이 특이하다.

게임을 깊게 즐기는 유저는 스스로 영웅들의 능력을 찾아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최고의 효과를 내는지 연구할 것이지만 일반 유저들은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이해하기 쉬운 부분에서 깊이를 추구하는 대신 어려운 부분은 쉽게 풀어나가려고 하며, 공격력과 생명력 두 개의 수치만 도입한 것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이다.

공격력과 생명력에 추가로 방어력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게임이 복잡해질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것을 위해 방어도 개념을 넣지 않았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는 탈것이라는 요소가 등장하는데, 어떠한 이유에서 탈 것을 등장시켰는지? 혹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인기 있는 탈것인 알라르도 차후에 등장하는가?

우리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지루한 부분을 줄이고, 게임 시간 내에 밀도 있는 플레이를 즐기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동 시간을 줄이려고 했고, 이를 위해 탈것을 등장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각 타워의 근처에 회복의 샘이 있는데,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마을에 갈 필요 없이 이곳에서 체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통해 20분여의 시간동안 계속 게임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알라르의 등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여담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지난주 드디어 알라르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웃음).





Q. 현재 18명의 영웅이 등장하는데, 이후 출시될 영웅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지금도 많은 영웅이 개발되는 중이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하자면 디아블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바바리언(야만용사)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영웅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이다.

바바리언은 디아블로2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며, 특성 선택에 따라 소용돌이를 계속 사용할 수 있어 확실한 광범위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공격형 영웅이 될 것이다.

제이나 프라우드무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냉기 법사를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대미지보다는 상대의 속도를 느리게하거나 이동을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영웅이 될 것으로 본다.

스타크래프트2에 등장하는 맷 호너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영웅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맷 호너 역시 블리자드 게임의 인기있는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과금 방식은 어떻게 되나?

이 게임에는 많은 캐릭터와 탈 것, 그리고 각종 스킨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 중에는 돈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하스스톤처럼 일정단계를 수행하면 얻을 수 있는 스킨도 있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e스포츠화를 위한 기능으로는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먼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스타크래프트2와 같은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스타크래프트2에 있는 기능이면 어려움 없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개발단계이고, e스포츠에 대한 기능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다. 일단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 후 커뮤니티나 팀들이 대회를 한다면 관련 기능을 넣을 계획이다.

많은 지적을 받아온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 역시 많은 개선을 거쳐 게임을 더욱 즐겁게 즐기는 데 필요한 요소가 되도록 할 것이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많은 전장이 등장하는데, 이 중 e스포츠에서 사용될 것을 목표로 제작한 전장이 있나?

게임의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전장의 다양성이다. 매 번 같은 전장에서 경기하면 지루해질 수밖에 없고, 등장하는 영웅만 계속 등장하게 될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전장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 혹은 2년동안 똑같은 전장에서 똑같은 전략을 보면 결국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다양한 전장을 선보여 다양성을 추구할 것이다.

많은 전장이 등장한다면, 각각의 전장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영웅이 선택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영웅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줄어들게 될 거로 생각한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전장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전장과 비슷한 구조인데, 과도하게 특정 전장이 배제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전장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전장과 비슷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와의 맵과도 비슷한 개념이다. 매 시즌 유저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전장은 제거하고, 다른 전장을 넣어 끊임없이 변화를 주는 동시에 고정된 게임 양상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베타 테스트까지 최소 4개의 전장이 소개될 것이고, 이후 다른 전장이 추가될 예정이다.





Q. 과거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래더 공포증'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게임을 즐기는데 많은 부담을 느끼는 유저들이 많았다. 하지만 하스스톤은 이러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래더 공포증'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

스타크래프트2의 오리지널인 자유의 날개 초기에는 게임을 즐기는데 부담을 가진 유저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에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스타크래프트2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하스스톤과 비슷하게 게임에서 패배하더라도 언젠가 보상을 얻을 수 있기에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이다.

아직 알파 버전이기에 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플레이하기 즐거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블리자드의 목표이다. 언제나 많은 의견을 받아 좋은 게임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


Q. 현재 AOS 게임 장르에서 비매너 유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게임 자체를 아군과는 협동을, 적군과는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중이다. 팀 레벨 공유 역시 아군과 협동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그리고 한 플레이어가 유독 많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상대와 레벨 차이가 심하게 나지는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그래도 비매너 유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온라인 서비스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항상 열정적으로 게임에 대한 많은 피드백을 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황밸의 신(황금 밸런스의 신)' 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다고 들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별명이다(웃음). 물론, 나뿐만 아니라 개발팀 전체가 대회 하나하나를 유심히 챙겨보고 밸런스에 관한 부분을 주시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개발팀만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베타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과 좋은 게임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내 일이라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2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모두 좋은 게임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