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나틱의 '레클리스'는 단연 유럽 최고의 원거리 딜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이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면서 유럽의 스타로 떠올랐다. 데뷔 전부터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고, 그들에게 실력으로 보답해준 셈이다. 젊은 선수인 만큼 최고 수준의 피지컬과 패기를 갖춘 '레클리스'다.

직접 만나본 '레클리스'는 프로 의식 또한 훌륭했다. 자신을 낮추면서 팀의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했다. 그 결과 섬머 시즌 MVP까지 받을 수 있었다. 확고한 의지를 갖추고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앞을 보는 그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린 LCS EU 결승전 직후 인터뷰가 진행됐기 때문에 기자는 미안하고 고마웠다. 사실 프로게이머가 경기에서 패배한 뒤 인터뷰에 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레클리스'는 웃으면서 즐겁게 기자를 반겼다. 얼라이언스에게 아쉽게 패배하면서 2위로 LCS EU를 마감했지만 말이다.


Q. 반갑다. '레클리스'는 이미 한국에 잘 알려져있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정말 한국 팬들도 나를 아는가? 놀랍다(웃음). 반갑다. 프나틱의 원거리 딜러 '레클리스'다.


Q. 유럽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의견에 대해 소감을 듣고 싶다.

그런 평가를 팬들이 해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한국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꼽히는 '데프트' 김혁규가 나와 비슷한 나이로 알고 있다. 나는 김혁규의 팬이다. 사실 '피글렛' 채광진을 좋아했지만, 김혁규의 경기를 보는 순간 그의 팬이 돼버렸다.

OP.GG를 통해 그의 경기를 관전하는데, 볼 때마다 놀랍고 즐겁다.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그 챔피언으로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준다. 그는 원거리 딜러의 '신'같은 존재다. 심지어 내 부 계정 아이디 중 하나가 '데프트의 노예'다(웃음).


Q. 아쉽게 LCS EU 2위를 차지했지만,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첫 롤드컵 무대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만 17세부터 대회 참가가 가능한데, 지난 시즌 LCS EU가 진행될 당시에 16살이었다. 생일이 9월이라서 롤드컵 시작 전에 17세가 됐지만 LCS EU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상태로 롤드컵 무대에 출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승에 오르면서 롤드컵 진출이 확정됐을 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 목표는 언제나 롤드컵 진출이었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채광진의 말처럼 미친 듯이 연습하고 하루에 5~6시간만 잤다. 롤드컵 진출과 더불어 이번 섬머 시즌 MVP까지 받아서 기뻤다. 이제까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그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LCS EU 결승전에서 패배한 부분은 아쉽지만 얼라이언스가 우리보다 잘했다. 밴픽 단계부터 나와 '엑스페케'를 저격하더라. 특히, 얼라이언스가 밴픽을 통해 자신 없는 챔피언을 강요했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패배했지만 롤드컵을 위해 다양한 챔피언을 더 많이 연습할 계획이다. '유럽의 데프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밴픽 단계에서 얼라이언스의 저격 대상이었다. 그만큼 상대가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쁘지 않았나?

예상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난 언제나 내 스스로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에 만족하는 순간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금 놀랐던 부분은 얼라이언스가 밴 카드로 내 주요 챔피언을 막은 것 뿐 아니라 조합으로 픽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Q. 이제 롤드컵이다. 경계하고 있는 팀이 있는지?

경계라기보다는 붙고 싶은 팀이 있다. 삼성 블루와 꼭 경기를 해보고 싶다. '데프트' 김혁규와 라인전을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또, 삼성 화이트가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다면 꼭 만나고 싶다. 김혁규 다음으로 좋아하는 선수가 '임프' 구승빈이기 때문이다.

한국 3위 진출전에서는 KT 애로우즈가 올라올 것 같다. 롤챔스 섬머 결승전을 봤다. 이제까지 본 그 어떤 5판 3선승제 경기보다 재밌었다. KT 애로우즈가 그렇게까지 강할 줄 몰랐다. 특히, '애로우' 노동현의 기량에 놀랐다. KT 애로우즈에서 유일하게 경계해야 될 대상은 '카카오' 이병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승전을 보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KT 애로우즈는 결승전 도중 실력이 향상하는 느낌이었다. 분명 OP.GG에서 봤을 때 그 정도 실력은 아니었는데, 결승전이 진행되면서 매 세트 발전했다. 정말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Q.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실 한국에 나를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는 점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나는 '한국 홀릭'이지만, 한국에서도 나를 좋아하는 팬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참고로 내 이상형은 동양 여성이다(웃음).

롤드컵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게 됐다. 거기서 인연을 만날 수 도 있겠지만 일단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또, 제 2외국어로 꼭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다. 이번 기회에 한국 팬들과 어울리면서 언어도 배우고 새로운 문화도 경험하고 싶다.

프나틱과 나를 응원해주는 모든 팬들에게 고맙다. 기대하는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해서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Q. (사진 찍는 중) 포즈 좀 바꿔 달라. 따봉이나 브이 같은 포즈가 좋다. 너무 경직된 상태다.

머리도 신경 썼고 웃고 있으니까 좀 봐달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