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FPS의 영원한 본좌 온상민 해설이 퓨즈티 서든어택 챔피언스 8강전부터 다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간 온게임넷에서 FPS 해설을 진행하면서 'FPS의 본좌'란 닉네임까지 달았던 온상민 해설이 이제는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방송사와 관계없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FPS와 함께 살아온 온상민 해설이 보는 FPS의 미래는 어떨까요? 온상민 해설의 프리랜서 선언,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제는 FPS가 아닌 다른 종목에도 도전장을 내민 온상민 해설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인벤팀은 온상민 해설을 직접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온상민 해설, 프리랜서 선언! - 온게임넷을 떠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간다



Q. 안녕하세요 온상민 해설님, 최근 프리랜서 선언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일단 온게임넷에서 당장 FPS 리그를 진행하지 않다보니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요.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온게임넷이 저를 배려해주셔서 매력적인 제안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그래도 "해설 일을 하고 싶다, 프리랜서가 되어서도 온게임넷에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 일이 없다면 내가 일을 주도적으로 찾아다니고 싶다."라는 말을 했죠.

제가 직접 일거리를 만들고 찾아다니고 자유롭게 찾아다닐 수 있도록 관계자분들께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렸고, 온게임넷에서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죠. 데뷔 때부터 저를 엄마처럼 10년동안 키워준 곳이 온게임넷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비록 시대의 흐름이 LOL이 대세고 그쪽으로 편성이 집중되다보니 제가 설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게 된 것이죠.

온게임넷에서 경제적으로도 힘들지않게끔 좋은 제안을 해주셨지만, 그것보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에 프리랜서를 선언하게 된 것이죠. 결국 개발사인 게임하이에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이번 8강전부터 들어가게 됐습니다. 본의아니게 한현우 해설에게는 죄송하게 됐네요.


Q. 방송인은 모두 프리랜서가 아닌가요? 지금까지 온게임넷 소속이셨던 것인가요?

일단은 엄밀히 따지면 온게임넷이나 곰TV를 포함한 모든 중계진은 전부 프리랜서죠. 온게임넷에 해설진이 전속계약 된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프리랜서라고 봐도 됩니다. 하지만 채널별로 해설진들이 정해져있고, 계약이 된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각 방송사와 전속 출연하는 해설진들이 정해진 상태에서 저는 그 틀을 깨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죠.

온게임넷에 "절 원하는 곳이 있다면 그쪽에서도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한 상태이고, 스포TV와 곰TV쪽에서는 긍정적으로 이야기가 된 상황입니다.

지난 시즌도 원래 제가 곰TV에서 해설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게임사 측에서 인수인계의 느낌으로 한 시즌 정도만 해달라고 요청이 왔지만, 온게임넷은 부정적인 입장이었죠. 하지만 제가 우겨서 "한 시즌만 다녀오겠다"라고 말하고 용병의 느낌으로 참여를 했죠. 그때는 임대란 느낌이었고, 지금은 완전 프리랜서로 된 것이죠.


Q. 곰TV와 온게임넷의 방송 스타일을 모두 경험해보고 그 둘을 비교한다면 어떤가요?

지난 시즌에 경험해보니 '열정'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온게임넷에서 시도했던 것들을 곰TV가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도 없진 않았지만,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서든어택을 오래했으니까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었는데 곰TV관계자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마음에 들었고,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워낙 공격적인 스타일로 해설을 하다보니 이현주 캐스터와 정인호 해설이 당황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두 분 모두 제게 잘해주시고, 각종 관계자분들도 잘해주셨죠. 모두들 모여서 리그 잘 해보자라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였고, 대체로 잘 했던 것 같아요.

곰TV가 여러 리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이 쌓였겠지만, 서든어택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은 분명 있죠. 그렇다보니 리그에서도 아직 덜 만들어진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이는 곰TV를 포함한 모든 채널이 겪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현실에 안주한다면 발전이 없을텐데 곰TV는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요. 그렇다보니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완성형 채널로 거듭날 것 같습니다.


Q. 리그를 주관하는 방송사가 바뀌면 해설진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이 부분은 먼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제가 곰TV로 옮겼다기 보다는 스포TV에서도 내년부터 일을 하기로 결정이 된 것입니다. 제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됐던 서든어택이 됐던 제가 할 수 있는 리그가 있다면 방송사 상관없이 OK라는 부분이죠. 스포TV에서는 내년 3월부터 서든어택이 아닌 다른 종목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적인 변화는 별 차이 없을거에요. 예능인이 아니다 보니까 저와 호흡을 맞추는 배터리 조합이 바뀌었을 뿐이지 장소가 바뀌었다고 본질이 변하지는 않거든요. 새로운 선수, 새로운 팀은 리그에 계속 나오고 거기에 맞춰서 해설을 준비하는 일은 제 일이지, 방송사가 바뀐다는 것의 의미는 크게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오랜시간 함께 지냈던 온게임넷 스탭들과의 친분이 더 두텁다는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곰TV가 불편하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스포TV에도 온게임넷 PD 출신도 많고, 성승헌 캐스터과 같이 방송하던 건 차이가 있겠네요. 서든에서는 둘다 농담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배터리 조합의 차이는 있긴 하겠죠. 중계진 궁합이 성캐랑은 5년을 했으니까요. 정소림 캐스터는 익숙함과 경력, 연륜의 차이는 있었죠.


Q. 곰TV 해설진과 온게임넷 해설진의 차이가 있던가요?

다들 워낙 프로들이라 방송사간의 해설 차이는 없다고 보시면 되요. 차이라고 하면 친분의 차이가 있겠네요. 성캐나 정소림 캐스터는 사석에서도 많이 만나고 실제로도 워낙 친하다보니까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잘 알고, 중계에서도 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이현주 캐스터와 정인호 해설하고는 그정도까지 친해지진 못했어요.

그간 지내온 세월이 아무래도 부족하니까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친분의 차이지 해설진마다 각자 색깔이 있고 자신이 만들어놓은 업적이 있는 분들이라 누가 더 낫고 누구는 못하다라고 할 것 까진 아닌 것 같아요.


■ FPS 본좌 '온상민'이 보는 세계 FPS 동향, "FPS만의 매력이 있다"



Q. 온게임넷이 앞으로도 FPS를 할 것 같지 않나요?

온게임넷이 FPS를 아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지금 뭔가 새로 시작한다고 해도 온게임넷 편성표를 보면 LOL이 7~8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사가 원하는 시간대에 리그가 편성되기엔 어려울 것 같아요. 시간이 부족한 것인지 온게임넷이 FPS를 안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죠.

LOL에 팬들의 관심이 많이 가다보니까 좋은 시간대에 다른 방송 편성을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한테도 기다려보라고 한 것 같고요. 아마도 LOL이 몇 년은 더 갈테니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지 FPS를 안하겠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Q. FPS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없어지진 않을 것 같아요. LOL이나 AOS장르처럼 40% 점유율은 힘들더라도 FPS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1인칭 시점이라는 매력이 있고, 초보들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거든요. 기타 게임들은 한판당 30~40분씩 걸리지만 FPS종목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죠.

너무 짧은 플레이 시간 때문에 e스포츠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애매할 순 있지만 게임 자체로는 성공할 것 같아요. 서든어택이라는 FPS 종목 넘버원 게임이 있고, 유저들도 활발히 활동하기에 게임 자체에 대한 걱정은 덜하지만, e스포츠로 돌아보면 걱정이죠.

계단이나 엄폐물 등 시야를 제한하는 장애물이 많다보니 시청자들이 보기 힘들어하고, 우리가 RTS게임처럼 미니맵을 내려다 볼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현재 방송 시스템으로는 e스포츠 종목에서 LOL만큼 성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Q. 월드 오브 탱크와 같은 특이한 FPS는 어떤 것 같나요?

월드 오브 탱크는 가능성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진짜 잘 만든 게임이죠. WCG에서도 방송이 됐었는데 올해는 온게임넷에서 월드 오브 탱크 리그를 안 한다고 해서 제가 준비를 포기했거든요. 이번 WCG에도 월탱 해설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왔지만,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사할 수 밖에 없었죠.

월드 오브 탱크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된 것이 좀 안타깝긴 해요. FPS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다보니 여유를 가지고 풀어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데 이슈화되지 못해서 아쉽죠.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성공한 게임이니까요.

월드 오브 탱크는 정말 놀랐죠. 포병이나 기갑병 출신들은 엄청 놀랐을지도 몰라요. 역사적인 고증이 정말 대박이죠.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가득 들어있죠. 저는 밀덕까지는 아니지만 전차와 같은 고증이 참 완벽하다는 생각입니다.

워낙 우리나라 유저들이 성격도 급하고 튜토리얼을 거쳐서 차근차근 게임하는 스타일도 아니지 않나요. 월드 오브 탱크가 5티어 정도까지는 죽으면서 배워야 하다보니 그런 부분이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게임성은 나무랄데 없죠. 포를 신중히 쏴야하는 부분에서의 심리전이 돋보이고 특유의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저들에게 잘 맞지 않는 점, 그 점이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Q. 해외에서의 FPS 종목 동향은 어떤가요?

글로벌 e스포츠에서의 FPS는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굉장히 오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차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소스나 글로벌 오펜시브가 성과를 못냈죠. 소스가 실패하고 나서 글로벌 오펜시브가 나올때는 북미쪽 선수들을 앞세워서 홍보도 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도 해서 기대감도 많이 높아졌었죠.

하지만 차기작인 글로벌 오펜시브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진 못했어요. 현재 전세계적으로 AOS장르가 강세를 띄고 있고 유럽은 스타2, 도타2 전부 인기가 많잖아요. 10년전만 해도 WCG에서 엄청 인기가 많았던 종목이었는데 판도가 약간 바뀐것 같아요.

FPS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안하지만 지금 e스포츠의 대세는 FPS가 아닌 건 맞아요. 토종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서든 어택의 차기작이라든지, 크로스파이어도 마찬가지지만 FPS종목이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기란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Q. 콘솔에서의 FPS는 어떻게 보시나요? 유명한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등 온라인보다는 활발한 시장이 형성된 것 같은데요?

콘솔 FPS의 시발점이 된 게임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저에게는 헤일로가 큰 충격이었거든요. 콘솔 패드로 총을 쏜다고? 마우스가 아닌 컨트롤러로 총을 쏜다는게 정말 충격이었죠. 그로부터 8~9년이 지난 지금은 다들 워낙 많이 즐기고 있고요. 재미도 있고 그래픽 퀄리티가 콘솔이 워낙 좋기도 하죠. 유저들의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게임이라서 개인적으로 방송은 안하더라도 준비를 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콘솔 쪽도 저변을 넓혀서 PC기반의 FPS를 즐기는 유저들, 콘솔기반의 FPS를 참여할 수 있는 그런 환경에 일조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고 있거든요. 콘솔에서의 중계에서는 관전이 어렵다는 부분이 단점입니다. 전에도 헤일로 중계를 할때 관전 시스템 때문에 고생을 했거든요. 선수 화면을 가지고 중계를 하다보니까 당시 방송 기술보다도 후퇴된 부분을 보여드려야 했던 점이 고민거리였죠. 게임 자체야 워낙 좋죠. e스포츠화할 요소들은 지금도 찾아보는 중입니다.


■ 타고난 분석력의 원천은 '노력', 선수 시절부터 노력파였던 온상민 해설



Q. 지금 FPS의 본좌로 팬들이 칭하는 상황인데 이런 팬들의 지지가 부담이 되지는 않나요?

그렇죠. 부담이 되는게 요즘 게이머 생활을 선수들 처럼 제가 엄청난 선수는 아니었거든요. 당시에도 올드게이머였고, 10대 친구들하고 경쟁을 하다보니까 순발력에서 너무 차이가 나서 외국 선수들의 리플레이를 많이 봤어요. 작전 같은 것도 많이 보고 이런 세월을 몇 년동안 보냈는데 그런 세월들이 지금 해설을 하는데 자양분이 되지 않았나란 생각을 해요.

반사신경과 같은 본능에 충실한 그런 선수였으면 지금처럼 해설을 잘하지는 못했을 것 같고 지금도 보면 농담 위주로 중계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도 선수들이 플레이를 할때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냥 쏴서 죽는 경우도 있고 그런 부분을 짚어주면서 재미라는 요소를 가미하다보니까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팬들의 성원이 분에 넘치기도 하죠. 엄청난 대기록을 가진 선수 출신도 아니었으니까요.


Q. 선수 생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온상민 해설의 선수 시절 모습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요?

그때는 즐기는 수준이었죠. 최근에는 게임중독법과 관련한 말들이 많은 상황이라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저는 게임이라는 컨텐츠 덕분에 컴맹을 탈출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컴퓨터를 직접 조립하기도 하는데 게임이 없었으면 제가 그렇게 됐을까요? 적어도 게임은 컴맹 탈출에는 엄청난 효과가 있음을 자부합니다.

제가 처음에는 로그 스피어란 게임을 즐기는 동네유저였죠. 어느 날 인터넷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후 PC방에서 죽돌이 생활도 했고, 유명클랜이 있는 PC방에도 찾아가서 게임을 하기도 했었죠. 로그 스피어 블랙쏜이란 버전이 아마 마지막었는데 당시 겜비씨에서 열리는 로그 스피어 협회 공인 대회를 나가서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은 못 하고 준우승을 하게 됐지요.

이러다보니 언제부턴가 준프로 자격이 되었죠. 게이머들한테는 자격증이 참 중요하잖아요. 잘한다는 인증이기도 하니까요. 1년에 두 번 입상해야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데 두 번째 공인대회에서는 8강에서 떨어졌어요. 결국 준프로자격에 그쳤죠.

이후 게임사에 입사하려고 이력서를 넣었지만 다 떨어졌고, 그러던 와중에 3:3대회가 열렸죠. 지금은 5:5대회가 일반적이지만요. 저랑 같은 팀에 있던 선수들도 각자 갈 길을 갔습니다. 한 명은 공부한다고 학생신분으로 돌아갔고요. 어찌어찌해서 아는 친구들을 모두 모아 카스로 넘어갔죠. 그때는 다들 프로인증을 받았어요. 저는 준프로다보니 나름의 텃세도 있었죠.

당시가 스물 여덣이었나 아홉이었는데 대회를 나가보자 라고 해서 WCG 국대선발전에도 나가면서 활동을 했죠. 처음엔 엄청난 경험이었지만 1년이 지나도 우승도 못했고 4강, 3등, 준우승 정도에 그쳤죠. 작은 대회에서는 우승을 많이 했지만 동네 대회니까 큰 의미가 없고,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한빛 소프트에서 게임을 수입 해오면서 다시 한 번 붐이 일었죠.

부산에서 대회를 하다가 4강에서 떨어졌던 기억이 있는데 이 경기에서 1:5 세이브를 하면서 관계자분들에게 제가 각인이 된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봐도 1:5 세이브를 한다는게 정말 힘들어요. 운 좋게 됐고 그 이후 MBC게임과 온게임넷에서 요청이 왔죠. "카스리그에 해설이 필요한데 할 수 있나?"라고요.

제 플레이를 보면서 알고 지냈던 친한 형님이 알고봤더니 음악방송 PD셨던거죠. "내 후배가 카스리그를 하게 되었는데 소개시켜주겠다."라고 해서 면접을 보고 데뷔하게 된 거에요. 게이머로서의 대회 입상 같은 그런 커리어는 없었거든요. 그냥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플레이를 하다보니까 전술위주의 플레이를 하게 된거죠. 제가 재능있는 게이머는 아니었어요. 노력으로 그 차이를 메웠죠. 이러다보니 팬분들의 칭찬이 참 과분해요.


Q. 첫 방송이 기억이 나시나요? 언제 데뷔했고, 당시의 기억은 나나요?

2004년 3월에 데뷔했어요. 사람이 긴장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긴장했을 때 어는 사람이 있고 떠는 사람이 있거든요. 선수들도 그렇고요. 저는 전자였어요. 어는 타입이어서 말을 너무 못했어요. 시켜도 어버버하고 긴장된 상태에서 말이 터지니까 두서도 안 맞고 엉망이었죠. 첫 방송때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어찌나 긴장되던지요.

첫 데뷔에서 첫 생방이라 부담은 더 컸죠. 정일훈 캐스터가 사부님처럼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온게임넷이 분당에 있을 시절 서현동 PC방에 오셔서 카스 경기 리플레이를 틀어놓으시고 중계를 가르쳐주셨죠. 못 하면 살짝 맞기도 했는데 그때는 정말 창피했어요. 하지만 지나고 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고 고마운 분이죠. 지금은 업계를 떠나셨지만 감사해요. 사람 운이 좋았죠. 지금도 운이 좋다란 생각을 해요.


■ 팬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갑니다! 다른 종목, 심지어 게임이 아니더라도!



Q. 이번 프리랜서 선언으로 다른 종목에 진출할 수도 있나요?

완전 결정된 건 아닌데 70%정도 결정이 됐습니다. 꽤 이슈가 될 만한 다른 종목으로 제 영역이 확장 될 것 같아요. 준비는 오늘부터 조금씩 하게 될 것 같고, 내년부터 새로운 종목으로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온상민 해설님, '해설'이란 무엇일까요?

양념? 요리사? 글쎄요. '해설은 뭘까?'라는 생각은 구체적으로 해보지 않았네요. 요리사와 분석가의 필요한 부분을 뽑아서 만들어내는 것이 해설자가 아닌가 싶거든요. 재미없는 경기도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을만한 능력,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전문가의 모습도 필요하죠. 비슷한 수준의 팀이 만났을 때 왜 졌고 왜 이겼는지를 분석할 능력도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약간 요리타입인 것 같아요. 분석을 엄청 잘하는 것 같진 않고, 재미있게 하는 것 같아요. 중계 스타일도 마치 야구 중계에서 "어제 류현진 선수가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4개먹는 것을 봤다." 같은 이런 농담을 하면서 펼치는 지역 중계를 하고 싶네요. 요즘은 인터넷이란 좋은 플랫폼이 있다보니까 종목과 매체를 가리지 않고 해설진으로 살아가는 삶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갈 생각입니다 성우 아카데미를 6년째 다니고 있는데 게임에서 제 목소리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나 저렴한 가격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웃음). 프리랜서란 일을 찾아서 해야하잖아요? 행사도 매달 진행하고 있지만,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절 찾는 팬이 있다면 어디든지 찾아갈 생각입니다. 저는 항상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