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많은 e스포츠팬들의 열광 속에 챔피언스 윈터 결승전이 SKT T1 K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롤챔스 윈터내에서도 다양한 메타와 챔피언들이 사용되었다. 지난 섬머 시즌에서도 큰 선호율을 보였던 챔피언도 있었고, 패치 혹은 재조명을 통해 다시 모습을 보인 챔피언도 있었다.

무엇보다 챔피언 추세 변화에 영향이 가장 큰 것은 밸런스 패치였다. 패치로 인해 시즌3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쳤던 챔피언이 하향 당한 상황에서 프리시즌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가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프로 선수들은 기존에 있던 챔피언을 카운터 식으로 운영하거나 패치로 상향된 챔피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한, 단순히 메타의 영향뿐만 아니라 부상하는 챔피언을 막기 위한 다양한 챔피언들도 많이 연구되었다. 이에 대표적으로 문도 박사, 레오나가 있다. 이 챔피언들은 특별한 패치를 통해 큰 상향을 본 챔피언은 아니지만, 현재 메타에서 활용되는 챔피언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경우다.

이처럼 롤챔스에선 승리를 위한 챔피언의 다양한 전략적 연구가 진행된다. 이번 롤챔스 윈터에도 지난 섬머시즌과는 다른 다양한 챔피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TOP



쉬바나 : 밴 12회 + 픽 41회 (19승 22패, 승률 46.3%) = 밴픽률 : 68.8%
문도 박사 : 밴 10회 + 픽 21회 (12승 9패, 승률 57.1%) = 밴픽률 : 40.3%
레넥톤 : 밴 1회 + 픽 25회 (13승 12패, 승률 52%) = 밴픽률 : 33.8%


랭크에서 뿐만 아니라 대회에서도 쉬바나가 가장 뜨거웠다. 단단한 체력과 강한 라인 푸쉬력을 모두 아우르는 현재 탑에서 원하는 이상적인 챔피언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쉬바나는 대회 처음부터 결승전까지 맹활약하는 챔피언이었다. 챔스 윈터 우승팀 SKT T1 K '임팩트' 정언영의 경우 쉬바나를 픽해서 6전 전승한 기록이 있다.

문도 박사는 예전부터 정글로 활용되는 경우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탑에서 강력한 챔피언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처음 문도 박사를 탑으로 활용한 건 CJ 프로스트 '샤이' 박상면이었다. 그는 순간이동 스펠을 활용 라인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상황에 맞게 다른 라인을 지원가는 운영을 보여주었다. 이후 문도 박사는 다른 프로 선수들도 널리 활용하며 탑에서 인기를 끄는 챔피언이 되었다.

레넥톤은 시즌3 월드 챔피언십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전까진 쉔, 자크, 제이스 등에 밀려 대회에선 찾아보기 힘든 챔피언이었다. 초반부터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갈 수 있지만, 후반 딜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단점이란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탑 챔피언의 선호 추세가 단단한 딜탱형이 고착화 되면서 초반부터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가 팀의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레넥톤은 인기를 끌기에 적합했다.


Jungle



엘리스 : 밴 29회, 픽 47회 (29승 18패, 승률 61.7%) = 밴픽률 : 98.7%
리 신 : 밴 31회, 픽 33회 (20승 13패, 승률 60.6%) = 밴픽률 : 83.1%
올라프 : 밴 19회, 픽 30회 (16승 14패, 승률 53.3%) = 밴픽률 : 63.6%


대회에서 가장 많이 선호된 정글 상위 두 챔피언은 지난 섬머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육식 정글러 정점의 상징인 엘리스와 리 신이 정글 챔피언 중 높은 밴픽과 승률을 보여주었다. 특히 엘리스의 경우 밴픽률이 98.7%로, 거의 100%에 다다를 정도다. 강력한 육식형 챔피언으로서 초반부터 특별한 아이템이 없어도 스노우볼을 굴리기에 매우 적합하다.

지난 섬머에선 지금 올라프가 있을 자리에 자크나 자르반 4세가 있었다. 하지만 자크의 경우 탑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더 많았었고, 두 챔피언 모두 하향으로 인해 윈터 시즌에선 매우 희귀한 챔피언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 준 건 올라프였다.

올라프는 기존 챔피언스 리그에서 탑라인으로 많이 선호되었다가, 리메이크를 통해 정글로 화려한 복귀를 했다. 고정 피해를 주는 무모한 강타(E) 스킬은, 방어 아이템만 갖추어도 상대에게 큰 위협을 줄 수 있었다. 특히 'DayDream' 강경민이 보여준 올라프 역류(Q) 스킬의 명중률은 대단했다. 계속 역류를 맞추어 라인 중간에 있던 상대 챔피언의 모든 소환사 주문을 소모하게 만들고 결국 타워 근처에서 처치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Mid



니달리 : 밴 39회, 픽 18회 (12승 6패, 승률 66.7%) = 밴픽률 : 74%
카사딘 : 밴 40회, 픽 12회 (9승 3패, 승률 75%) = 밴픽률 : 67.5%
그라가스 : 밴 20회, 픽 31회 (13승 18패, 승률 41.9%) = 밴픽률 : 66.2%


니달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강력한 포킹이다. 기존엔 탑라인에서 활약을 하던 니달리가, 변경된 패치로 인해 미드로 오게 되었다. 탑에 있을 때는 AD 계열의 활용이 주되었지만, 미드로 오면서 완벽한 AP 계열로 변모하게 된다. 라인전에선 자신을 치유하며 라인 지속력을 늘리고, 한타 교전이 발생하기 전 창 투척을 통해 적을 강하게 압박한다. 특히 창 투척의 경우 순식간에 적 챔피언의 체력을 크게 깎아 순식간에 킬을 만들어 내거나 상대를 물러나게 해 수적 우위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다.

카사딘은 OP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있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과의 경기에선 라인 스왑과 같은 전략적인 움직임을 통해 카사딘을 충분히 억제시킬 수 있어 쉽게 나오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카사딘의 특성상 약간만 성장하더라도 정말 강력한 대미지와 균열 이동(R) 스킬을 통한 로밍이 가능해 게임의 승패를 순식간에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유용한 챔피언이다. 카사딘으로 가장 재미를 본 선수는 나진 실드 '꿍' 유병준 선수다. 라인전을 힘들게 진행하거나, 한타 교전에서 낮은 생존율을 보이면서도 팀 승리에 기여하는 부분이 너무나 컸다.

챔스 윈터에선 그라가스도 뜨거운 챔피언이 되었다. 섬머 시즌과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선 암살형 미드 챔피언이 대세였기에 그가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많은 암살형 미드 챔피언이 너프를 당하며 다시 한 번 오리아나와 함께 미드 라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챔피언이 되었다. 덕분에 너프까지 한 번 당했을 정도다. 지형을 넘나드는 몸통 박치기(E) 스킬은 추격과 생존에 모두 훌륭하며, 술통 폭발(R) 스킬은 강력한 대미지와 함께 상대의 진영을 흩트려 버린다.


Bot AD



루시안 : 밴 21회, 픽 46회 (17승 29패, 승률 37%) = 밴픽률 : 87%
시비르 : 밴 32회, 픽 19회 (11승 8패, 승률 57.9%) = 밴픽률 : 66.2%
이즈리얼 : 밴 0회, 픽 41회 (25승 16패, 승률 61%) = 밴픽률 : 53.2%


윈터 시즌의 원거리 AD 챔피언 중 루시안과 시비르가 양대 산맥을 이뤘다. 특히 시비르의 경우 최근 리메이크로 인해 자주 밴까지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회 중간 패치를 통해 하향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모습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는 챔피언이다.

첫 등장과 함께 상당한 논란을 가져왔던 루시안은 약간의 상향과 함께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활발하게 연구되며 급부상 하게 되었다. 반면 대회에서 루시안의 승률은 37%로 실제 주목받는 것에 비해 높지 않았다. 나진 실드 '제파' 이재민이 보여준 루시안은 승률을 무색하게 할만큼 위협적이었다. 빠른 스킬 연계로 패시브를 활용하여 삼성 오존 'imp' 구승빈의 시비르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즈리얼은 나머지 케이틀린, 베인과 더불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원거리 AD 챔피언 중 하나다.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인 삼위일체의 상향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픽률이 높아졌다. 특히 이번 윈터 시즌은 높은 픽률과 함께 승률도 높아 그의 존재가치가 다시 입증되었다. 승률은 61%로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원거리 AD 챔피언 중 제법 높은편이다. 그리고 이즈리얼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KT 불리츠 '스코어' 고동빈이다. 이번 시즌에도 8전 7승 1패라는 훌륭한 성적을 기록 했으며, 견제와 생존 모두 잘하는 스코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Support



애니 : 밴 41회, 픽 31회 (20승 11패, 승률 64.5%) = 밴픽률 : 93.5%
쓰레쉬 : 밴 19회, 픽 24회 (12승 12패, 승률 50%) = 밴픽률 : 55.8%
레오나 : 밴 9회, 픽 15회 (10승 5패, 승률 66.7%) = 밴픽률 : 31.2%


시즌3 후반 가장 크게 주목 받은 서포터는 애니였다.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서 중국 Royal Club '타베'가 애니를 서포터로 크게 활약한 게 시초였으며 그 후로 랭크와 대회에서 시종일관 밴을 당하거나 반드시 가져가는 챔피언이 되었다. 애니 챔피언 승률은 64%로 높은 편이다. 패시브의 기절의 활용과 강력한 마법 스킬 견제가 뛰어난 애니는 서포터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쓰레쉬는 역시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우 핫한 챔피언이다. 그의 모든 스킬은 서포터로 쓰기에 매우 적합하다. 지난 섬머 시즌이나 시즌3 월드 챔피언십만큼의 인기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쓰레쉬는 높은 인기를 보여주었다. 유명한 M가문 서포터들(푸만두, 마타, 마파, 매드라이프)도 잘 다루지만, 윈터 시즌에서 제닉스 스톰 '픽까부' 이종범의 쓰레쉬는 단연 최고였다. 그가 픽한 쓰레쉬는 4전 전승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레오나는 챔스 윈터 조별리그가 끝난 8강에서부터 조금씩 모습을 비치기 시작했다. 사실 레오나는 이번 프리시즌 간단한 리메이크를 보더라도 큰 변화가 없었던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애니 못지않은 CC기를 다수 보유한 것과 타이밍이 맞는다면 언제든 강력한 이니시에팅을 활용할 수 있는 서포터란 면에서 부상하게 되었다. 승률 또한 나쁘지 않다. 레오나 같은 경우, 삼성 오존의 '마타' 조세형 8강전부터 사용하며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쳤다.


■ 진행 중인 시즌4 밸런스 패치! 기대되는 스프링 시즌



최근 패치 사항으로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오는 건 라인 스왑을 약화하는 탑과 미드의 포탑 피해감소 패치다. 스노우볼을 지속적으로 굴리는 데 있어 현재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역시 라인 스왑으로 타워를 빠르게 파괴하는 것. 이를 라이엇 게임즈는 현재 패치를 통해 인위적으로 막은 상태다. 현재 이 버전으로 프로들의 경기가 진행된 예는 없지만, 이는 충분히 라인 스왑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다시 게임은 맞라인전 구도로 가게 될 수 있는데, 만약 이렇게 된다면 다시 한 번 대대적인 메타의 변화가 올 수도 있다. 물론 챔피언 밸런스 변화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챔피언들이 게임 내에 미치는 영향이다.

현재는 초반부터 빠른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 유용한 라인전 혹은 초반에 강한 챔피언들이 선택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초반에 얻을 수 있는 이득들을 줄인다면, 라인전에서 얻는 이득은 평범할지라도 한타 교전에서 크게 빛을 바라는 챔피언들이 다시 유행할지도 모른다. 다음 롤챔스 스프링 시즌에는 더욱 치열해진 시즌4 속에서, 더욱더 다양한 전략과 챔피언이 나오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