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모였다. e스포츠 팬이라면, 특히 스타크래프트1 리그를 본 사람이라면 이 네 명의 게이머들이 한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이 설렐 것이다.

'몬스터짐'에서는 전직 스타1 프로게이머였던 홍진호, 강 민, 박정석, 이병민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스타1 이벤트 전을 가졌다. 행사의 이름은 '스타 파이널포'.

경기 시작 전 가졌던 미디어 행사에서 네 명의 선수들과 인터뷰를 할 시간이 있었다. 네 명의 전설들은 담담하게 경기 전 각오를 풀어나갔다. 이들은 e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이제는 무관해진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만큼은 예전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로 돌아가 있었다.




Q. (홍진호에게)오랜만에 e스포츠 행사에 나타났다. 이번 대회 기획을 직접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주최하게 됐는가?

홍진호: 우선 많은 분이 와주셔서 감사한다. 이번 행사는 작년 12월 말부터 기획했었다. 1월에 구체적인 모양이 잡혀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친한 동생이 '몬스터짐'과 연결을 시켜줬다. 마침 그곳에 e스포츠 코너가 있어서 서로 잘 이해했기에 잘 진행된 것 같다. 기획은 내가 먼저 했다. 강민과 박정석과 만나 서로 어떻게 이번 행사를 잘 만들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Q. 종족별로 모였다. 테란인 이병민 선수는 정말 오랜만에 팬들과 만났다. 소감이 궁금하다.

이병민 : 형들과도 계속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홍)진호형이 기획안을 보여주면서 같이 해보자고 했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여하기로 했다. 사실 너무 오랜만이라 많이 망설이긴 했다. 하지만 진호 형이 잘 설득해서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홍진호 : 내가 선수들을 섭외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선수가 없더라. 임요환, 이윤열, 서지훈 선수는 사정상 참여하기 힘들었다. 이병민 선수가 다음 섭외 순위였다. 이 친구가 많이 소심해서 그렇지만 실력만큼은 4대 천왕에 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Q. (이병민에게)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어떻게 지냈나.

이병민 : 지극히 평범하게 지냈다. 현재 아는 형과 일하면서 지내고 있다.


Q. 홍진호 선수는 방송에서 활동하고 박정석 감독과 강 민 해설도 타 게임에서 활동 중이다. 정말 오랜만에 스타크래프트1을 하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이병민 : 사실 스타1 준비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언제 게임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됐더라. 경기력도 형편없지만, 오늘은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홍진호 : 나 역시 굉장히 오랫동안 (스타1을)안 했다. 가장 최근에 한 것이 스타 1 마지막 대회에서 가졌던 임요환 선수와의 특별전이다. 다들 너무 자신 없어 하던데 다시 해보니 감이 살아나더라.

이번 대회는 솔직히 최고의 클래스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보다는 추억의 선수들이 나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자는 의도다. 그런 면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이 나오더라도 감안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정석 : 나 같은 경우도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최근에 (나진 e엠파이어)팀 내부적으로 리빌딩이 많아서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나는대로 연습을 하긴 했다.

원래 프로게이머들은 공방에서 연습하지 않는데, 요즘 공방은 차원이 다르더라. 아마 다 여기 있는 선수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스타1 하는데도 승부욕이 생기더라. '재밌게 재밌게'하자고 서로 그러면서도 이기고 싶을 거로 생각한다. 많은 팬이 오전부터 기다려 준 걸로 알고 있다. 그런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강 민 : 다들 연습을 안 했다고 하는데 나도 진짜 못했다. 다들 1등을 노릴 텐데 나는 꼴찌를 예상하고 왔다, 이 친구들을 못 이길 것 같다.

언제 스타를 마지막으로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연습해보는 중에 느낀 건데 하이템플러가 잘 안 보이더라. 흐물흐물해서 클릭도 안 되더라. 정말 못 이길 것 같다.

홍진호가 자기가 이길만한 선수들을 모아놨다(웃음). 홍진호는 아직도 정말 잘한다고 들었다. 최선을 다 한뒤에 깔끔하게 꼴찌를 하겠다.




Q. 오늘은 이벤트로 끝나지만 추후 스타1 리그를 다시 한 번 부활할 의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홍진호 : 일단 그 모든 것은 희망 사항 뿐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이번 이벤트가 그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스타1 올드 게이머들이 있을 장소가 많이 사라졌다. 그 친구들과 아직 스타1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에게 다시 한 번 즐거움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

또 지금 다른 쪽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있기에, 게임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에게 "게임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고 즐거운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Q. 오늘 우승자와 꼴찌 예상은?

이병민 : 인정하기 싫지만, 우승은 진호 형이 할 것 같다. 꼴찌는 나 아니면, (강)민이형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홍진호 : 항상 내가 우승할 것 같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 친구들이 계속 그러니까 스스로 말 못하겠다. 그래도 내가 우승할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1에서 한번 우승해보고 싶다. 꼴등은 강민이 할 것 같다.

박정석 : 목표를 세우고 왔다. 감독 생활을 하다 보니 선수로 출전을 한다는 게 긴장이 되더라. 큰 대회를 앞둔 선수의 느낌으로 이곳에 왔다. 비록 한 살 차이지만 저보다 늙은 두 사람(홍진호, 강 민)은 이기고 싶다.

병민이는 아직 어리니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민이 형이 유난히 사람 연습 못 하게 하면서 자기는 연습한다. 어제 LoL에 들어와서 어제도 계속 같이 게임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엄청 연습 했을 것 같다. 개인적인 목표는 2등이다. 병민이가 우승할 것 같고 민이 형이 꼴등 할 것 같다.

강 민 : 어제 박정석이 미드에서 캐리 해준다더니 트롤 하더라(웃음). (홍)진호가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3, 4위는 병민이와 내가 나눠 가질 것 같다.

정석이가 진호를 이긴다면 우승할 것 같다. 최근에는 타 게임을 많이 하다 보니 스타1 감을 못잡겠더라. 말은 꼴찌 한다고 계속 그랬지만 정말 열심히 하겠다.




Q. (홍진호에게)방송하고 게임 중 어떤 게 더 어렵나. 인기는 실감하는지?

홍진호 : 방송이 더 어렵다. 게임은 좋아했기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방송은 자신감이 없다. 평소에 제 말버릇이 약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방송해보니 이게 큰 약점이더라. 인기는 잘 모르겠지만, 많이들 사랑해 주시니 앞으로 더 많이 활동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