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최초 2회 우승을 달성한 SKT T1 K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부사장인 더스틴 벡은 이상혁에 대해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과 같은 존재다"라고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한 이상혁. 그의 뛰어난 역량은 숫자를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재미삼아 숫자를 통해 '페이커' 이상혁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해보았다.

▲ 지난 해 6월,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밝히던 그는 현재 국내 최고는 물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0 -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칠 확률 0%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 SKT T1 K는 결승전에 진출한 3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4강에서 탈락한 2013 롤챔스 스프링 시즌과 WCG 한국대표선발전을 제외하면,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했으며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상혁은 결승전마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침착한 멘탈 덕분인지 큰 무대에서 위축되어 실수하는 모습 없이 본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편이었다.

특히 2013 롤챔스 섬머 우승을 놓고 펼쳐진 결승전 5세트에서는 KT 불리츠 '류' 류상욱의 제드를 상대로 정교한 컨트롤을 발휘, 놀라운 솔로킬을 성공하여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외에도 결승전에서 라인전 상대를 솔로킬하거나 절묘한 무빙을 선보이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팀의 우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1 - 챔피언 스킨을 사용한 횟수 1번

이상혁은 롤챔스 스프링 데뷔 이후 롤챔스 윈터 4강전까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스킨을 사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시즌3 롤드컵 우승 인터뷰에서는 '롤드컵 우승 기념 스킨을 사기보다 그 돈으로 치킨을 사 먹겠다'고 말할 정도로 스킨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는 선수다.

그런 그가 이번 롤챔스 윈터 결승전 1세트에서 전투 토끼 리븐 스킨을 사용해 화제를 모았다. 프로 선수 데뷔 후, 대회에서 처음으로 스킨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스킨 사용은 대회 스태프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이상혁은 롤챔스 윈터 우승 인터뷰에서 "경기 시작 전, 스태프가 선수들 계정으로 테스트하며 스킨을 선택했다. 평소 스킨을 사용하지 않아 경기 전 스킨 탭을 살펴보지 않았고 강제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본 스킨을 사용했다면 1세트 MVP는 내가 탔을 것"이라고 농담을 하며 "물론 스킨 사용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고등학생이라 돈을 쓰기 힘들어 스킨을 잘 사용하지 않았으며 대회에서는 스킨을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귀찮아서 쓰지 않는다"라고 스킨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 전투 토끼 리븐, 페이커의 처음이자 마지막 스킨이 될까




2 - 롤챔스 MVP 수상 횟수 2회

SKT T1 K는 소위 구멍 없는 팀으로 평가받으며 모든 팀원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포지션별 KDA 상을 SKT T1 K 팀에서 다수 차지할 정도이다. 이렇게 뛰어난 팀원이 모여있는 SKT T1 K에서도 이상혁은 단연 빛나는 별이었다.

경기마다 MVP를 선정하여 포인트를 부여하는 롤챔스 MVP 포인트 랭킹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롤챔스 최초로 2회 우승컵을 차지한 데 이어 MVP 랭킹에서도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팀은 물론 선수 개인으로서도 롤챔스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경기 MVP는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해야 받을 수 있어, SKT T1 K 우승의 일등 공신이 바로 이상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2회 연속 MVP 수상! 지금은 바야흐로 페이커의 시대




5 - 통산 KDA 5.0

KDA가 실력의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략적인 잣대는 될 수 있다. 이상혁의 KDA 기록을 살펴보면 그가 왜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이상혁은 경기당 5.0 KDA를 기록 중이다. 리그 인벤 전적실에 등록된 전체 선수 중에서는 1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30경기 이상 경기를 치른 미드 라이너 중에서는 1위에 해당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런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시즌에서 한 번 반짝해서 달성한 KDA가 아니라 매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위와 같은 성적을 달성했다.

이번 롤챔스 윈터 시즌에서도 KDA 7.0을 기록하며 미드라이너 중 KDA 2위를 기록했다. 단 2경기만을 펼친 '나그네' 김상문을 제외하면 사실상 1위에 해당하는 기록. 미드라이너 중에서는 '류' 류상욱이 KDA 5.3 그리고 '다데' 배어진이 KDA 4.3으로 그의 뒤를 쫓고 있다. KDA 수치에서도 '페이커' 이상혁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16 - 오리아나로 플레이한 경기 수

넓은 챔피언 풀을 자랑하는 이상혁. 다양한 챔피언을 두루 사용하는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은 오리아나였다. 그의 오리아나 통산 전적은 16전 12승 4패로 승률 75%를 기록 중이다. 특히 나진 소드를 상대로한 롤드컵 4강전에서는 오리아나를 3번이나 꺼내 들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이번 2013-2014 롤챔스 윈터 시즌에서도 오리아나를 세 번 사용한 바 있다.

다음으로 많이 선택한 챔피언은 아리. 그는 롤드컵에서 사용한 챔피언 중 가장 선호하는 챔피언으로 아리를 뽑았을 정도로 아리를 좋아한다. 물론 아리를 다루는 실력도 뛰어나서 롤드컵 결승에서 이상혁의 아리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았다. 비록 롤드컵 결승전에서는 아리 대신 그라가스와 제드를 사용했지만, 그는 우승 기념 스킨으로 아리 스킨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적도 있다.

세 번째로 많이 사용한 챔피언은 그라가스였다. 그라가스는 포킹, 누킹, 기동력 등이 모두 뛰어난 팔방미인형 챔피언이다. 롤드컵 조별 예선 경기에서 OMG에 패배할 당시, 이상혁의 그라가스는 팀이 패배하는 와중에도 홀로 빛났다.

▲ 페이커가 가장 선호한 챔피언은 바로 오리아나




18 - 프로 데뷔 나이

SKT T1 K는 경기력 테스트를 거쳐 김정균 코치가 심사숙고 끝에 선수들을 선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페이커' 이상혁만큼은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아마추어 시절 보여준 실력을 그대로 인정받으며 팀의 멤버로 일찌감치 낙점되었다.

시즌2 '고전파'란 소환사명으로 활동하던 아마추어 시절, 장기간 솔로 랭크 1위를 유지하며 본인의 뛰어난 실력을 일찌감치 입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균 코치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이상혁은 불과 18세 불과한 나이로 프로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뛰어난 경기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3 롤챔스 스프링 본선에서 관록의 CJ 블레이즈를 맞이하여 팀을 승리로 견인한 그는 그 후 삼성 오존을 만나기 전까지 승승장구하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단지 게임 좀 하는 아마추어에 불과하던 그는 롤챔스 스프링 시즌 이후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로 조금씩 이름을 떨쳤다. 그리고 롤챔스 섬머 시즌에서는 놀라운 경기력으로 첫 번째 우승까지 차지하며 바야흐로 최고의 선수란 평을 듣기 시작했다.



21 - 대회에서 사용한 챔피언 종류

이상혁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넓은 챔피언 풀이다. 다양한 챔피언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때문에 밴으로 그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양 팀의 밴 카드는 6개지만 그가 대회 경기에서 사용한 챔피언 수는 21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솔로 랭크에서만 사용하고 대회에서는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카타리나, 야스오, 리 신 등등의 챔피언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상혁은 미드 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챔피언을 다룰 수 있는 셈이다.

이번 롤챔스 윈터 결승전에서는 이상혁의 넓은 챔피언 풀이 주는 장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 오존은 결승 3경기 내내 카사딘, 야스오, 르블랑 그라가스, 리븐 등 미드 챔피언에 모든 밴 카드를 사용하며 이상혁을 봉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상혁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라가스, 리븐처럼 최신 트렌드에 잘 어울리는 챔피언은 물론 현재 비인기 챔피언으로 평가받는 카서스까지 꺼내 들면서 넓은 챔피언 풀을 활용해 삼성 오존의 견제를 가볍게 피해 나갔다. 특히 미드 챔피언으로 팀을 캐리하는 좋은 활약까지 펼치면서 밴으로는 이상혁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

▲ 페이커의 챔피언 풀, 럭스를 제외하면 모든 챔피언의 승률이 50% 이상이다.




86 - 2013-2014 롤챔스 윈터에서 기록한 킬 수

'페이커' 이상혁은 롤챔스 윈터에서 총 86킬을 기록, 총 85킬을 기록한 '다데' 배어진을 1킬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상혁은 17경기를 펼친 배어진보다 2경기 적은 15경기를 펼치고도 더 많은 킬을 기록했다.

경기당 킬 수에서도 이상혁이 단연 1위였다. 경기당 무려 5.7킬을 기록하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단순히 킬 수만 높은 것이 아니라 순도 높은 킬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라인전 솔로킬을 다수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도 불렸던 KT 불리츠와의 롤챔스 윈터 4강전에서는 그의 킬러 본능이 더욱 돋보였다. 마지막 3세트에서 그는 SKT T1 K가 경기 시간 22분까지 기록한 6킬을 모두 본인이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1,000,000 - 롤드컵 우승 상금 백만 달러

SKT T1 K는 시즌3 롤드컵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일등 공신은 역시 '페이커' 이상혁. 그는 롤드컵에서 보여준 인상 깊은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시즌3 롤드컵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 한화로는 약 10억 원 정도이다. 물론 우승 상금은 SKT T1 K 팀원 다섯 명이 나눠 갖게 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인당 약 2억 원에 해당하는 상당한 금액.

고등학생 신분으로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이상혁은 우승 상금 사용처를 묻는 말에 아래와 같이 답해 순수한 고등학생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치킨 만 마리 먹고 싶었는데 너무 배부를 것 같다. 100마리만 먹을 것 같고 나머지는 저축할 예정이다(웃음)."

▲ 치킨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