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보다 조커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있는 것처럼 때로는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의 영웅을 플레이하기보다 괴기한 분위기의 악당을 플레이하고 싶을 때가 있다. 촉수 괴물을 닮은 벨코즈는 바로 이런 심리를 자극하는 챔피언이다.

강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랭크 게임 승률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망챔이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신규 챔피언은 대부분 출시 초기 승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출시 전부터 OP 논란을 일으킨 야스오조차 출시 초기에는 매우 낮은 승률을 기록하며 OP 챔피언이란 예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랭크 게임 승률이 꾸준히 상승하더니 승률 상위 10위권 내로 진입하며 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물론 모든 신규 챔피언의 승률이 야스오처럼 극명한 반전을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벨코즈의 랭크 게임 승률도 조금씩이나마 오르고 있다. 한때 승률 하위 10번째 안에 들던 벨코즈가 지금은 뒤에서 29번째다. 아직 47%대의 승률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더 치고 올라갈 여지는 충분하다.

▲ 바닥을 치고 서서히 상승 중인 벨코즈 승률, 그 한계는? (출처 : op.gg)




■ 촉수처럼 쉴틈 없이 쏟아지는 스킬 공격! 벨코즈 스킬 알아보기



유기물 분해(패시브)
상당한 대미지를 상대에게 입힐 수 있는 패시브 스킬로 스킬을 3번 맞출 때마다 상대에게 더 많은 대미지를 가할 수 있다. 추가 대미지를 주는 패시브 스킬 덕분에 벨코즈 서포터라도 무시 못할 대미지를 상대에게 가할 수 있다.




플라즈마 분열(Q)
플라즈마 분열은 벨코즈의 핵심이 되는 스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인전에서 주된 견제 수단이면서 스킬 연계의 시작이 되는 스킬이기 때문이다. 스킬 발동 시간 때문에 공허 균열(W)이나 지각 붕괴(E)를 먼저 맞추기는 쉽지 않다. 스킬 발동 이펙트를 보고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중 시 상대의 이동 속도가 70%까지 감소하는 플라즈마 분열을 먼저 맞추고 다른 스킬을 연계하는 것이 좋다.

플라즈마 분열은 스킬 투사체가 90도 각도로 두 개로 갈라지기 때문에 스킬 사거리가 꽤 긴 편이다. 두 개로 갈라지는 스킬 특성과 긴 사거리를 이용해 타워를 끼고 미니언을 사냥하는 상대를 견제하기 좋다.

▲ 플라즈마 분열을 활용한 장거리 견제!





공허 균열(W)
공허 균열은 두 번 공격할 수 있는 스킬이다. 하지만 첫 번째 공격을 가하고 1.5초 후, 동일한 위치에 두 번째 공격을 가할 수 있으므로 CC기 연계가 없다면 사실상 두 번 모두 맞추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공허 균열은 마치 코르키의 미사일 폭격(R)처럼 저장하여 사용하는 스킬로 최대 2회까지 충천하여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1레벨에 공허 균열을 배운다면, 총 4번의 공격을 가하는 셈이라 미니언 정리와 패시브 스택을 쌓기에 좋다.

그래서 벨코즈 서포터라면 1레벨에 공허 균열을 배우는 것이 좋다. 빠르게 미니언을 정리하며 상대보다 한 발 먼저 2레벨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 기본 공격 모션도 좋은 편이라 대부분의 경우 상대보다 빠르게 미니언 웨이브를 정리할 수 있다.

▲ 공허 균열의 진공청소기 같은 라인 클리어 속도





지각 붕괴(E)
지각 붕괴는 상대를 0.75초간 에어본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즉발 CC기가 아니므로 플라즈마 분열(Q)을 먼저 맞추거나 아군의 CC기와 연계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대를 넉백할 수 있으므로 도주 시에 활용하기도 좋다. 하지만 역시 맞추기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므로 상대의 이동 경로를 차단한다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지만, 맞추기만 하면 벨코즈의 스킬 콤보를 넣을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

▲ 아군 정글러에게 확정 CC기가 있다면, 지각 붕괴는 최고의 갱 호응 스킬





생물 분해 광선(R)
생물 분해 광선은 AP계수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매우 높은 기본 대미지를 갖고 있어 특별한 아이템 없이도 상대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다. 1575의 비교적 긴 사거리를 갖고 있어,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를 요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채널링 스킬이라 CC기에 취약한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므로 포지셔닝과 상대 CC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한타에서 생물 분해 광선만 잘 써도 일 인분 이상 해낸 셈




■ 벨코즈, 미드 AP는 물론 서포터까지 소화 가능!

마법사형 챔피언인 만큼 벨코즈는 AP 미드 챔피언으로 사용하는 이가 많았다. 럭스, 제라스, 직스와 비슷한 면이 많은 챔피언으로 생존기가 없으며 긴 스킬 사거리와 함께 폭딜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생물 분해 광선(R)을 이용하여 다수의 상대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생존기가 없어 갱킹에 취약하므로 대회에 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드 뿐만 아니라 서포터로 벨코즈를 기용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푸만두' 이정현 선수도 솔로 랭크에서 벨코즈 서포터를 플레이한 바 있다. 특히 KT 불리츠의 '제로' 윤경섭 선수는 솔로 랭크에서 벨코즈 서포터를 다수 플레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윤경섭 선수에게 직접 물어본 미드 벨코즈와 서포터 벨코즈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미드 AP 벨코즈에 대해 그는 '라인 정리가 나쁜 편은 아니나 상대의 견제를 받으면 미니언을 처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 미드 챔피언의 로밍을 쫓아가기 힘들다'며 '미드 벨코즈는 미드 대세 챔피언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없다'고 평했다.

반면, 벨코즈 서포터에 대해서는 장점이 많다며 호평을 남겼다. 먼저 '애니 서포터처럼 강력한 대미지로 상대를 순식간에 처치할 수 있으며, 공허 균열(W)을 활용해 상대보다 먼저 2레벨을 달성하기 쉽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슬로우 스킬을 이용해 원딜을 보호하는데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몸이 약한 편이라 6레벨 이후, 레오나나 애니의 점멸 스킬 콤보에 순식간에 잡힐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경섭 선수의 벨코즈 서포터 플레이를 살펴보니, 강력한 대미지를 통해 다수의 킬을 기록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스킬의 기본 대미지가 높아 마땅한 AP 아이템 없이도 강력한 대미지를 낼 수 있었다. 스킬의 마나 소모량도 적은 편이라 블루 버프 없이도 플레이하기 좋아 보였다. 공허 균열(W)을 이용해 상대보다 먼저 2레벨을 달성한 후, 긴 스킬 사거리를 이용해 타워 안에 있는 상대에게 견제를 하는 것이 주된 라인전 운영법이었다.

▲ 주문력을 올리지 않아도 기본 스킬 대미지만으로도 폭딜이 가능하다! 윤경섭 선수의 벨코즈 서포터가 상대 원딜을 홀로 잡아내는 장면




■ 벨코즈의 코어 아이템은?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 혹은 모렐로노미콘 그리고 리안드리의 고통

미드 벨코즈의 아이템 빌드는 벨코즈가 AP 챔피언이니만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가는 추세다. 특히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나 모렐로노미콘 그리고 리안드리의 고통은 국내외 프로 선수를 비롯해 천상계 유저들이 공통으로 선택하는 아이템이었다.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는 미드 벨코즈와 말 그대로 찰떡궁합인 아이템이다. 주문력은 물론 그 외 아이템 옵션 모두 미드 벨코즈에게 유용했다.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와 함께 블루 버프가 있다면, 마나 걱정 없이 스킬을 난사할 수 있다.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도 줄여주고, 미드 AP 대결에서 라인전을 유리하게 풀어줄 마법 저항력도 높여준다.

사실 벨코즈는 마나 소모량이 적은 편이라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 대신 모렐로노미콘을 구매해도 마나 부족을 느낄 일은 많지 않다. 더군다나 미드 벨코즈라면 블루 버프도 있기 때문에 마나가 부족한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 대신 비슷한 성능에 더 저렴한 모렐로노미콘을 구매하는 것도 좋다. 특히 문도 박사, 스웨인, 워윅 등등 체력 회복이 특징인 챔피언이 적 조합에 있거나 라인전 상대가 AP 챔피언이 아닌 AD 챔피언일 경우 모렐로노미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리안드리의 고통 또한, 벨코즈와 궁합이 좋다. 리안드리의 고통은 마법 관통력과 함께 스킬 공격에 맞은 적에게 3초간 현재 체력의 2%에 해당되는 추가 마법 피해를 주는 고유지속효과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동 방해 스킬이라면, 추가 마법 피해량이 2배로 늘어나므로 무려 세 개의 이동 방해 스킬을 가진 벨코즈에게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다.

천상계 유저들은 앞서 언급한 아이템 외에 존야의 모래시계, 공허의 지팡이, 라바돈의 죽음모자, 마법사의 신발 등등 일반적인 미드 AP 누커용 아이템을 주로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 미드 벨코즈 추천 아이템



한편, 서포터 벨코즈의 아이템 빌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포터 벨코즈는 AP 견제형 서포터이니 만큼 마나 재생율과 주문력을 올려주고 챔피언 견제 시 추가 피해를 입히고 골드도 획득할 수 있는 주문도둑의 검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벨코즈는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짧고, 마나 소모량이 적은 편이라 스킬 견제를 이용해 헌납 효과를 발동하기 좋다.

주문도둑의 검을 팔고 승천의 부적을 구매하기보다 그대로 서리 여왕의 지배로 업그레이드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또한, 기괴한 가면과 상위 아이템 리안드리의 고통 그리고 마법사의 신발 등 마법 관통력에 중점을 둔 아이템 빌드가 주류를 이뤘다.

그 밖에 부족한 마나를 채워주며 아군 딜러를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미카엘의 도가니나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모렐로노미콘 등의 아이템을 구매하여 대미지와 함께 부족한 마나를 보충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 서포터 벨코즈 추천 아이템




■ 다양한 룬, 특성 설정법! 대세는 일반적인 AP 챔피언용 룬, 특성

미드 벨코즈의 경우, 주문력과 마관룬 그리고 방어룬, 마방룬과 함께 21/0/9 혹은 21/9/0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미드 AP 룬 및 특성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벨코즈의 특성을 고려한 특색있는 설정을 사용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선 AP 계수가 낮고, 기본 스킬 대미지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방어적 룬과 특성을 선택한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인수와 문양 룬에 체력룬이나 마방룬을 넣어 생존기가 없는 벨코즈의 방어적 특성을 보충하거나 정수룬에 이속룬을 사용하여 카이팅에 능한 벨코즈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 ROCCAT 'Overpow' 선수의 미드 벨코즈 룬 및 특성


윤경섭 선수는 벨코즈 서포터의 스킬 견제력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마나 재생룬과 체력룬을 사용했다. 특성 또한, 몸이 약한 벨코즈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스킬 견제에 힘을 싣기 위해 5/22/3 특성을 선택했다.



▲ KT '제로' 윤경섭 선수의 벨코즈 서포터 룬 및 특성




■ 벨코즈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마치 수많은 촉수로 끊임없이 공격을 퍼붓는 촉수 괴물처럼 벨코즈도 짧은 스킬 재사용 시간과 적은 마나 소모량을 활용한 쉴 틈없는 스킬 공격이 주된 공격 방법이었다. 마나 재생율을 높여주는 아이템 하나만 있으면, 블루 버프 없이도 비교적 자유롭게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생물 분해 광선(R)의 긴 사거리와 높은 대미지 덕분에 한타에서 상대 다수를 생물 분해 광선으로 압살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미드 벨코즈는 물론이고, AP 아이템을 다수 갖추기 어려운 벨코즈 서포터도 생물 분해 광선을 이용, 다수의 킬을 기록할 정도였다. 마치 미스 포츈이 한타에서 쌍권총 난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것처럼 벨코즈도 한타에서 생물 분해 광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군과 상대의 운명을 뒤바꿔놓을 수 있었다.

벨코즈는 미드는 물론 서포터로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서포터 벨코즈는 아군 원딜을 지키거나 이니시에이팅하는 역할도 어느 정도 해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서포터로도 강력한 대미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높은 스킬 대미지 덕분에 미드 라인에 맞먹는 순간적인 대미지를 낼 수 있다.

장점만 나열해보니 OP 챔피언처럼 보이지만 벨코즈는 생존기가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벽을 넘지 못하는 챔피언이 정글러로서 한계가 있는 것처럼 벨코즈도 생존기가 없어 미드 챔피언으로서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생존기 유무가 미드에 비해 덜 중요한 서포터로서 활용될 여지가 많다.

현재 벨코즈 활용법이 확실히 정립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벨코즈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과연 글로벌 밴이 풀린 다음, 벨코즈가 대회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벨코즈의 촉수 맛을 선보일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