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투스가 SK텔레콤 T1을 풀세트 접전 끝에 제압하면서 2라운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3월 23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프로리그 2라운드 5주차 2경기에서 CJ엔투스와 SK텔레콤의 승부는 두 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순위 싸움이 워낙 치열해 SK텔레콤과 CJ 모두 서로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야 포스트 시즌 윤곽이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처절함이 반영된 듯 두 팀은 승부를 에이스결정전까지 끌고 갔다. 에이스결정전에서 CJ엔투스는 자신있게 김준호 카드를 내밀었고 SK텔레콤 T1은 준비된 정명훈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김준호는 노련한 운영으로 정명훈에게 심리전을 걸었고, 이 작전이 주효하면서 하루 2승을 완성,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다음은 김준호 선수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팀의 포스트 시즌에 결정적인 기여를 펼친 소감은?

오늘은 너무 짜릿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겼을 때 짜릿한 기분이 크게 느껴졌다.


Q. 자신의 승리로 팀의 PO 진출을 확정지었기에 감회가 더욱 남다를 것 같은데?

내 손으로 팀을 올려다 놓았기 때문에 뿌듯한 것 같고, 경기로 봤을 때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Q. 에이스결정전에서 자신이 지면 팀도 지는 상황이었다. 심리적으로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나?

너무 긴장을 많이해서 생각도 잘 안나고, 움직임도 딱딱했던 것 같은데 정명훈 선수가 크게 속아주셔서 상황이 좋아진 덕분에 이겼던 것 같다.


Q. 에이스 결정전에서 상대가 정명훈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했나?

솔직히 '뭐지?'란 생각이 들었다. 정명훈 선수는 생각도 못한 카드였다. 최근에 기세가 좋은 어윤수 선수나 프로토스 선수가 나올 것으로 알았다. 테란 선수가 나와서 당황했다. T1은 에결에 나오기에 적합한 카드가 많기에 전혀 예상 못했다.


Q. 정명훈을 기용했다는 것은 김준호를 노리고 나온 것이라 해석할 수 있었다. 불안감이 없지 않았나?

우리 팀에서 에이스결정전은 내가 다 나왔기 때문에 정명훈이 나를 노리고 무엇인가 준비한 것 같았다. 그런 점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점멸 추적자를 준비했다.

정명훈 선수가 정찰을 잘해서 그냥 실행했다가는 막힐 것 같아 속임수를 넣었는데 그게 잘 통했다. 정명훈 선수 뜻대로 안됐던 것 같고 상황이 내게 좋았던 것 같다,


Q. IEM 월드챔피언십에서 준우승에 그친 바람에 눈앞에서 1억원을 놓쳤다. 심리적으로 공황에 빠지진 않았나?

몇 년동안 받을 일을 일주일만에 받으니 해탈한 것 같다.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 충격이 너무 크니까 슬프지도 않다(웃음). 슬픔을 감당할 수 없다.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런 경지는 처음이다(웃음). 예전같았으면 잠도 못잤을텐데 잠도 잘오고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뭔가 이상하지만 좋은 것 같다(웃음).


Q. 김준호는 점멸 추적자를 주로 사용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전략 사용에 부담감이 있진 않는지?

점멸 추적자를 많이 하다보니까 상대가 맞춤을 준비하지 않을까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내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 같다. 알고도 자신있는 마인드로 할 수 있다. 알고도 못 막는 것과는 달리 상대가 알고 있다면 올인이 아닌 다른 쪽으로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오늘과 같은 경기를 앞으로도 했으면 좋겠다.


Q. 원이삭을 상대로 전진 관문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부 팬들은 1억주고 배워온 빌드라고도 했는데?

일단 하게 된 이유는 (김)정훈이가 추천을 해준 빌드고 직접 해보니 알고도 못 막게 된다. 이건 질 수가 없다란 확신을 가지고 했다. 관문 서치로 빨리 보지 못하고 인공제어소 서치로 보게 되면 못 막게 된다.


Q. 프로토스 선수들이 테란전이 어렵다고 하는데 테란이 오늘 다 졌다. 본인 생각은?

나는 그런 밸런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 흐르는대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더 해봐야할 단계인 것 같다. 패치된지도 얼마 안되지 않았나.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Q. 다음 경기가 MVP전이다. 순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인데 각오는?

최근 기세가 좋더라. 선수들을 보면 우리가 우세한 것 같아서 준비만 잘하면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Q. 2라운드 초반 2패에서 최근 4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비결이 있다면?

분위기 반전의 비결이 딱히 있다기 보다는 전 시즌부터 연승을 하기 시작하면 계속 하고 연패를 하게 되면 연패를 하게 된다. 기세를 잘 타고 있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에는 (김)정훈이가 꿀같은 빌드를 선물해줘서 꿀을 잘 먹을 수 있었다. 정훈이에게 정말 고맙고, 연습 도와준 프로토스 팀원들과 응원해주신 팬분들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김)정우형이 연습 때만큼 경기력이 너무 안나와서 아쉽다. 힘내서 같이 기세를 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