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 비무제의 감초! 해설자 삼인방 인터뷰

6월 7일 토요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블소 비무제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해설진 삼인방을 인터뷰했다. 블소 비무제는 개막부터 1,500명의 관객이 모였다. 그리고 뛰어난 경기력과 더불어 임요환, 홍진호라는 전설적인 전 프로게이머가 합류해 재미까지 더했다.

그리고 해설진도 주목받았는데, 경기의 열기를 그대로 전해주는 전용준 캐스터, 냉철한 시각으로 경기를 분석하는 김정민, 김재학 해설위원이 뛰어난 호흡을 선보였다.

다음은 해설진의 인터뷰 전문이다.











Q.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정민 : 안녕하세요, 김정민 해설입니다. 블소를 좋아하는 유저중 한 명입니다.


전용준 : 안녕하세요, 블소 캐스터 전용준입니다.


김재학 : 엔씨소프트에서 GM을 하고 있는 김재학입니다. 이번 비무제에서 해설을 맡게 됐습니다.



Q.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전용준 : 제 지인 중에서 황성진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예전에 제가 피파도 해설하고 카트라이더도 해설할 때 황성진 씨가 게임을 많이 가르쳐 줬어요. 그 친구가 엔씨소프트에 입사하고 맡은 프로젝트가 블소래요.

그래서 블소는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게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동생이 하는 게임이니 잘됐으면 했죠. 그러던 중에 블소가 크게 대박이 났고, 블소 비무제 중계를 맡아달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성진이가 개발한 게임을 중계하니 형으로서 창피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정민 : 어느 날 전화가 왔어요. 비무제 해설 관련해서요. 듣다 보니 (임)요환이 형과 진호가 참여하더라고요. 그분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을 하니 흔쾌히 수락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지만 굉장히 기쁘고요, 재밌게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MMORPG를 많이 하진 않지만 블소 비무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Q. 다른 게임도 중계를 하는데, 블소 비무제의 차이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전용준 : 실질적인 차이점은 없어요. 축구, 야구, 격투기 해설도 해봤지만, 화면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중계하는 건 똑같거든요.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것 같아요. 승부에 고비가 있고, 반전이 있죠. 그중에 정말 센 사람도 있고요. LoL, 스타크래프트, 철권 이런 게임과 완전히 다른 장르지만 정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승부는 장르 불문이거든요. 관전 모드를 개발실에서 200명이 만들었는데, 이 모드가 앞으로 MMORPG PVP의 전형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중계하기 쉽고 직관적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엔씨소프트에 감사드려요. 블소를 공부하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되는 옵저버 모드라고 생각합니다.


김정민 : 저 역시도 같은 생각입니다. 보기에 어렵지 않아요. 상황을 이해시키는 건 어렵긴 한데, 첫 번째 중계를 끝내니 주위에서 "재밌던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모두 이해하지 않아도 어떤 상황인지 사람들이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대전 격투 게임은 많이 했는데, 블소 비무제와 비슷합니다. 그게 좋았어요. 사람을 속이고, 상대방은 속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그 짜릿함이 블소 비무제라고 생각해요.


전용준 : 개발사가 '비무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리니지 토너먼트나 아이온같은 엔씨소프트 게임의 행사를 많이 했어요. 지금 블소도 하고 있는데, 중계하는 입장을 많이 배려한 것 같았어요.

관중들의 환호가 너무 커서 "비행기 제트엔진과 비교해보자"라는 제의를 했는데. "해보자"래요. 존중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이렇게 신경 써 주는데 더 잘해야겠죠.


김재학 : PVP라는 게 하드코어 하잖아요. 알지 못하면 재미를 느끼기 힘들죠. 그래서 잘 모르는 게임을 재미있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어요.



Q. 중계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전용준 : 실제로 제가 그 게임을 플레이하진 않아도, 기승전결이 있다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어요. '센 게 터졌구나, 끝났구나!'라고 아는 게 쉽지는 않죠. 이 직업과 이 직업이 붙으면 어떤 게 나오고, 초반에 어떤 움직임을 취하고 그런 거요.

그런 걸 모르면 내가 목소리 톤을 언제 높여야 하는지, 언제 말을 빨리해야 하는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전반적인 비무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공부하고 있습니다.


김정민 : 블소를 시작한 지 오래되진 않아서 깊이는 모자라요. 하지만 블소라는 게임이 이런 맛으로 하는 거구나 느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블소에 관한 글을 찾아보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큰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지금까지 제 해설이 선생님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블소 비무제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가고 있어요.

옆에서 (전)용준히 형이 하드캐리 해주시니 목소리 톤이나 그런 부분에서 많이 의지가 돼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영상이나, 아프리카 BJ들의 방송도 체크하며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전용준: 제가 약 15년 정도 게임을 해설하는데, 근 10년 내에는 게임사를 찾아가서 게임을 공부한 적이 없어요. 이번 블소 비무제는 먼저 전화해서 이런 자료가 필요하고 어떤 부분을 잘 모르겠는데 알려줄 수 없느냐고 요청했어요.


김재학 : 진행이나 흐름은 옆에 계시는 전문가가 해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건 전문적인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유저 중에서 저보다 더 많이 아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중계진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맡고 싶어요.





Q. e스포츠 종사자 입장에서 블소 비무제의 e스포츠의 가능성은?

전용준 : e스포츠는 이런 게 e스포츠라는 정의가 있긴 합니다만. 하지만 블소 비무제를 하면서, 저번 곰TV에서 했던 블소 대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나왔을 때, 이런 방식으로 할지 몰랐고, LoL도 마찬가지였어요. 해봐야 아는 거죠. 그런데 블소 비무제는 한 방에 대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 방에 새로운 e스포츠 트렌드가 나올 것 같은 느낌?

단 일주일을 중계했을 뿐이지만, 작년 곰TV 블소 대회의 반응, 엔씨소프트의 적극적인 지원과 의지를 보면 기존의 e스포츠 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것을 한 방에 이룰 것 같은 느낌이에요.

비행기 제트 엔진 소리가 큰지, 팬들의 소리가 큰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도 팬들의 열정이 느껴지니 하는 거예요.

블소 팬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 아직은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새롭고 특이하고 센 거. 진짜 만들고 싶습니다. 하나하나 해가면서 보여 드리고 싶어요.


김정민 : 블소 특유의 맛이 있어요. 저번 주에 처음으로 중계를 해봤지만 끝나니까 여운이 남더라고요. 오늘 메이크업을 하면서 코디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지난주에 정말 대단했는데, 26연타였나요? 한 방에 끝나던데"라고요.

이렇게 일반인들도 알 정도로 게임을 만든다는 게 놀랍죠. 제가 18살 때부터 e스포츠에 종사했는데, 개발사가 의욕적으로 일하면서 피드백도 바로 된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앞으로의 가능성은 확실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재학 :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관객이 열광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처음엔 MMORPG를 가지고 e스포츠를 한다는 게 부정적인 사람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MMORPG도 충분히 e스포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요. 블소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재미를 느끼게 한다면 성공할 것 같습니다.



Q. 세트별 경기 시간이 매우 짧았습니다. 중계하는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용준 : 경기가 5초 만에 끝나는 것도 재밌다고 생각해요. 경기가 합당할 경우에 말이죠. 권투로 치면 펀치 한 방에 상대방을 눕히는 것 아니겠어요?

지난주 경기는 우리 모두가 납득할 만한 짧은 경기였다고 생각해요. 긴 경기는 긴 경기대로 이유가 있고, 짧으면 그 짧은 대로 이유가 있어요. 경기 시간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긴 것도 맞고, 짧은 것도 맞는 거죠.


김정민 : "뭐야, 한 방에 끝내 버리네?"라고 생각한 분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더 기대하고 있어요. 좀 더 빠르게, 더 단축시키는 걸 기대해요. 격투 게임도 그렇잖아요? 심리전.


김재학 : 사실 경기 시간이 짧은 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문제는 경기가 굉장히 길어졌을 때죠. 그래서 경기 시간 5분이 넘으면 재경기가 진행됩니다.



Q. 블소를 기존에 했던 사람을 위한 해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신규 유저를 위한 해설이 필요한지요?


전용준 : 두 명 모두 만족하는 해설은 없을 거예요. 첫 번째 분을 위한 해설은 기술 중심으로, 심리전 중심으로 해설해야겠죠. 그러면 딱히 우리가 해설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겠어요? 게임을 잘하는 BJ들도 해설할 수 있어요. 더 열정적으로 할 수도 있겠죠. 전문적이잖아요.

그래도 엔씨소프트가 온게임넷을 선택하는 것이 그 문제를 돌려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 하드코어 유저들은 무음으로 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죠. 우리가 해설하는 건 누가 보더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비무제 별칭이 임진록인데, 임요환, 홍진호 e스포츠 라이벌 싸움은 누가 이길 거 같나요?


전용준 : 임요환이죠. 100% 확신합니다.


김정민 : (임)요환이형 성격상 방송에 나와서 진호한테 지기 싫어할 것 같아요. 이미 진호를 어떻게 이겨야 맛있게 요리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있지 않을까요.


전용준 : 이 인터뷰를 홍진호가 본다면 인생 3연벙 안 당하게 준비해서 임진록다운 매치가 됐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블소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전용준 : 진짜 블소 비무제는 보는 즐거움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약속드립니다.


김정민 : 정말 오랜만에 목이 쉬어봤습니다. 관객들을 보니 흥분 안 할 수 없겠더라고요. 남은 경기 모든 열정을 토해내겠습니다.


김재학 : 전문적이면서, 보는 분들이 재미를 충분히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