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미정, 무작위라는 단어는 어떤 느낌에 단어인가요?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에 어떤 가능성이나 불안함을 느끼시나요? 아니면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떠올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단어에 어떤 느낌을 받는 것은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1부터 블리자드의 게임을 즐겼던 유저라면 랜덤이라는 단어는 종족이나 영웅을 선택할 때 즉흥적인 판단을 즐기는 사람, 혹은 어떤 종족이라도 척척 잘 플레이하는 만능 플레이어나 우유부단한 친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정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는 프로게이머 중에서 몇 안 되는 랜덤 게이머였습니다. 스타1부터 선수 생활은 물론이고 코치, 해설까지 다양한 자리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무작위왕'이라는 아이디로 유명한데요. 선수 시절 '연습을 안한 신정민', '웰빙 저그', '토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그가 최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를 즐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과연 '무작위왕'은 히어로즈를 어떤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가 생각하는 히어로즈를 알아보기 위해 히어로즈 인벤팀이 달려갑니다. '무작위왕' 신정민 씨를 만나보시죠!






Q. 정말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제 근황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은 개인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전역하고 이런저런 일을 했었는데요. 마침, 히어로즈를 플레이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보내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많은 관심을 받게 돼서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원래는 히어로즈를 힐링 게임으로 생각했었거든요. (웃음)

다시 말씀드리자면 히어로즈 개인방송으로 팬분들을 만나 뵙고 있는 신정민입니다.


Q. 히어로즈를 일반 유저의 입장에서 즐길 예정이셨군요. 히어로즈가 어떤 게임이라고 생각하셨기에 힐링을 생각하셨나요?

힐링이라는 게 그리 거창한 건 아닙니다. 그냥 쉬면서 즐기고 있었어요. 히어로즈는 기존 AOS의 강자라고 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와는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AOS장르지만 LoL은 개인의 기량으로 게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죠. 하지만 히어로즈는 팀 게임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해요. 개인보다는 팀 전체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죠. 팀플레이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또한 커요. 그만큼 팀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머키도 상황에 따라서 한타에 참여한다.



Q. 그렇다면 히어로즈에서 주로 플레이하는 영웅은 무엇인가요?

스타1 시절부터 무작위 유저인 것은 히어로즈에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현재 모든 영웅을 보유하고 있어요. 제가 어떤 하나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히어로즈는 모든 영웅이 매력적이기도 해요.


Q. 히어로즈가 테크니컬 알파임에도 활발하게 테스트 인원을 늘리고 있는데, 초보자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영웅이 있나요?

레이너를 추천합니다. 원거리 영웅에 일정 이하의 체력이 되면 회복 스킬이 자동으로 발동하고 스킬도 사용하기 편하다고 생각해요. 거기다 가격이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서 추천 영웅으로 적합해요. 제 생각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영웅들이 디아블로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영웅보다 컨트롤이 쉽다고 봐요. 아직 나오지 않은 영웅들이 많지만, 현재까지 등장한 영웅들은 대체로 그런 편이에요. 그래서 스타크래프트의 영웅인 레이너를 추천해요.


▲ 신정민의 추천영웅, 짐 레이너



Q. 히어로즈에 보면 은폐 시스템이 있는데, 이 시스템이 과거 스타1이나 2에 은폐와 거의 유사한 편이라고 봐요. 스타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이 은폐 시스템을 잘 보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네 스타를 플레이하는 프로게이머라면 아무래도 은폐 시스템에 익숙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저는 요즘 나이를 들었는지 예전만큼 잘 보이지는 않아요. (웃음) 하지만 이 은폐 시스템이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히어로즈의 전장이 꽤 넓어 보이지만 의외로 작은 편이에요.

그 이유는 탈 것 때문인데요. 은폐를 활용하는 영웅들의 기동성이 상당히 좋아요. 순식간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은폐 영웅을 눈으로 포착하더라도 대처하는데 리스크가 상당한 편이에요. 지금보다 더욱 큰 전장이라면 은폐 영웅들의 힘이 반감되겠지만 아직은 은폐 영웅들이 유리해요. 지금도 은폐 영웅을 잘 쓰는 유저들을 보면 백업 속도가 상상 이상이에요.


Q. 히어로즈는 하는 유저분들과 나눌만한 팁이나 노하우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아직 영웅이 모두 공개된 상황도 아니고 제가 굳이 팁을 드리지 않아도 몇 판만 플레이해보시면 알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히어로즈는 팀 게임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파티플레이가 기본이 되는 게임이라서 같이 시작하는 유저나 게임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모든 유저들과 관계 맺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돼요. 미리미리 파티를 짜서 플레이하는 것을 강력하게 권해요. 히어로즈의 팁과 노하우는 파티플레이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 히어로즈에서 파티플레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Q. 블리자드는 현재, 자사의 거의 모든 게임을 e스포츠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히어로즈의 e스포츠화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가요?

블리자드가 지금까지 해온 행보가 있었기 때문에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보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전에 히어로즈의 흥행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해야 할 텐데 현재까지 만족스러운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자꾸 스타2 베타 시절을 떠올리게 해요. 유저들이 원하는 밸런스나 업데이트 없이 과연 유저들이 늘어날까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어요. 하지만 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Q. 히어로즈의 개선점을 말해주신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이대로는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가 테크니컬 알파 단계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지 않는다면 알파 단계에서도 사람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합니다. 특히, 히어로즈는 팀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인데요. 혼자서 플레이하게 되면 정말 재미없는 게임을 자주 경험해요. 제대로 된 파티를 빠르게 구성할 수 있는 매칭 시스템이 시급합니다.

인터페이스도 문제가 보여요. 대표적으로 성공한 LoL이상의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할 것 같아요. 단축키 변경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정말 불편해요. 그 외에도 유저들이 필요한 정보를 커스텀 UI로 만들 수 있게 지원해줬으면 해요. 아직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히어로즈는 부족한 점이 많아요. 테크니컬 알파 단계니까 라는 변명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적어도 블리자드라는 회사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요.

스타2 베타 시절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알파 테스트 단계에서 테스터들의 의견이 묵살 당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오랜 시간을 돌아오며 패치를 거듭했다고 생각해요. 히어로즈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해요. 조금 더 발 빠른 패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 히어로즈 최강자들을 만난다! - 신정민편 ]

☞신정민편 더보기


Q. 예전 스타1 시절부터 스타2까지 게이머로 팀플레이에 익숙하실 텐데 혹시 즐기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시고 계신 건 없나요?

아직 알파 단계인 게임에서 이런 이야기는 조금 이른 것 같아요. 초창기다 보니까 충분한 교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크게 생각하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건이 되고 좋은 인연이 있다면 이 늦은 나이에 임재덕 신화를 다시 한 번, 제 손으로 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코치는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독까지는 아직 역량이 될지 모르겠지만요.


Q. 그렇다면 앞으로 목표나 활동 방향을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은 개인 방송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이번 연도까지는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유유자적하게 지낼 예정입니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생기고, 경기에 나갈 실력이 된다면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인사의 말씀 부탁합니다.

제 개인적인 히어로즈에 대한 감평은 여기까지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선입견을 가지고 보지 마시고 꼭 플레이해보시고 그다음에 이 인터뷰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다음에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한분 한분씩 시간을 내셔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것을 권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발전한 히어로즈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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