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펼쳐진 블소 토너먼트 2015 코리아 시즌1 16강 2일 차 경기가 마무리됐다. 두 기공사, 윤정호와 이재성은 선공을 당한 상태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상대의 손발을 꽁꽁 묶는 맹공을 퍼부으면서 8강에 진출했다.

이하는 윤정호와 이재성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8강에 진출한 소감이 어떤지?

이재성 : 대진표를 보고 8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지더라도 내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했는데 그런 면에서는 아주 만족스럽다. 다른 경기 승리보다 특히 오늘이 더 기분 좋고 뿌듯하다.

윤정호 : 다른 조에 비해 대진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진을 본 후에 8강에 올라갈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여유롭게 임했다. 아직 올라오지 못한 팀원들도 많은데 다들 좋은 성적 거둬서 같이 8강에 올라가고 싶다.


Q. 최근 역사가 패치된 후 역사로 기공사를 상대하기 좋아졌단 평이 있는데?

이재성 : 이미 16강, 8강에 올라온 선수들이라면 충분히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직업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다. 가끔씩 너무 직업만을 따지는 분들이 있어서 아쉽다. 옆 조에서 (권)혁우같은 선수도 직업이 굳이 역사여서가 아니라 그 선수의 실력이 좋기 때문에 진출했다고 생각한다.

윤정호 : 기공사로 상대하기 까다로워진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가 기공사에게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이재성 선수가 말한대로 각 선수의 실력에 달려있다.


Q. 선수 기량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어떤 선수가 가장 경계되나?

이재성 : 모든 선수들과 연습 게임을 해 본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검사 한준호 선수가 기량 측면에서는 최상위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검사와 기공사가 붙었을 때 밸런스상 검사가 힘들다곤 해도 윤정호 선수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냈고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윤정호 : 작년에 대회에 출전했을 때 기공사에게 전부 패배했다. 안혁기 선수를 비롯한 기공사들만 피한다면 좋을 것 같다.


Q. (이재성에게) 새로운 팀 '다크 울브즈' 소속으로 출전했는데, 팀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이재성 :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대형 소속사 팀은 아니다. 팀의 취지도 선수들을 서포트하고 함께 성장해 가자는 것이 모토여서 팀 입단 제의를 수락했다. 현재 블소 팀장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 다양한 경기를 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지원을 받고 자신만의 환경을 갖출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팀에서는 블소를 원활히 플레이할 수 있는 PC, 게이밍 기어, 대회 현장에서 매니징을 해 주는 등 e스포츠 관련된 지원을 해주고 있다. 플레이 영상 등을 편집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내놓을 생각이다.


Q. (이재성에게) 20세트 연승을 기록했다. 알고 있었나?

이재성 : 알고 있었다. 다만 이건 겸손이 아니라 정말 운이 좋아서 만든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충분히 질 수 있는 상황이 많았는데 정말 운이 좋아서 이길 수 있었다.


Q. 토너먼트가 아닌 리그제로 바뀐 것에 대한 느낌은 어떤지?

윤정호 : 토너먼트보단 리그제가 확실히 좋은 것 같다. 토너먼트의 경우 대진운에 많이 좌지우지되는 편이다. 내게는 리그제로 바뀐 것이 정말 좋다.

이재성 :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선수 입장에서는 윤정호 선수와 동일한 의견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드라마적인 요소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8강에 기공사가 셋 올라왔는데 기공사가 1, 2, 3등을 하면 재미없지 않겠나. 선수들도 어떤 직업을 만나더라도 자기 실력만으로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토너먼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8강에 진출했는데, 남은 경기들에 대한 각오는?

이재성 : 많은 분들이 내게 '정점을 찍었으니 내려오는 일만 남았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과거 임요환, 이윤열 선수처럼 오랫동안 정점을 유지하는 선수들도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럴 생각이고 이번 대회 역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정호 : 작년에는 리그전이 아니라 토너먼트였다. 그 때는 기공사에게 다 졌는데, 이번에는 기공사에게 지더라도 3위 안에는 반드시 올라갈 생각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론 이번엔 우승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