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시즌과 함께 부활한 나진 e엠파이어가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릴 준비를 마쳤다.

16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와일드카드전에서 쿠 타이거즈와 나진 e엠파이어가 맞붙는다. 여러 가지 스토리가 있는 두 팀인 만큼 어떤 팀이 승리해도 재밌을 것이다. 그러나 롤드컵 하면 떠오르는 팀은 나진 e엠파이어 아니겠나.

2015 롤챔피언스 섬머 정규 시즌이 끝이났다. 남은 경기는 와일드 카드전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와 결승전만이 남았다. 그리고 롤드컵 진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스프링 시즌부터 칼을 간 팀이 하나 있다. 그 팀은 나진 e엠파이어(이하 나진). 나진은 한국의 LoL 역사와 함께한 팀으로 여러 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롤드컵 한국 최다 출전 기록이다.

과연 올해에도 그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팬들은 많은 기대를 했으나, 나진의 스프링 시즌은 충격적이었다. 프리 시즌까지만 해도 나진은 강팀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 평가는 스프링 시작과 함께 무너졌다. 승강전은 면했지만 5승 9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나진은 스프링 시즌을 마무리했다. 섬머 시즌에 강하다는 나진이란 말도 스프링 시즌의 부진을 봤을 땐 막연한 기대일 뿐이었다. 당연히 롤드컵은 꿈 같은 이야기로 느껴졌다.

많은 걱정과 함께 시작된 섬머 시즌. 나진은 개막전부터 승강전을 통해 올라온 레블즈 아나키에게 패배했다. 팬들의 기대가 무너졌다. 나진에게 롤드컵은 언감생심이었다. 이어진 대진인 쿠 타이거즈전에서 대부분 사람은 나진의 패배를 예상했다. 경기 내용은 최악이었으나 나진은 쿠 타이거즈전 승리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직도 나진의 기량 상승의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 레블즈 아나키에게 진 것이 약이 됐는지, 쿠 타이거즈를 잡은 것이 자신감 회복의 계기가 됐는지. 아니면 정말 나진이 롤드컵과 무슨 인연이 있어서인지. 이 모든 것이 뭉쳐 나진의 기량 상승을 이끌었는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진이 강팀이 됐다는 것이다. 2014년 여름에도 그랬다. 8강에서 떨어진 나진이 SKT T1을 꺾고 롤드컵 선발전을 뚫을 것이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 롤드컵의 남자, 조재걸의 부활

섬머 시즌이 진행될수록 나진은 강해졌다. 대표적인 나진의 약점으로 꼽히던 '와치' 조재걸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꿍' 유병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나진의 에이스 '듀크' 이호성이야 항상 잘해주는 나진의 에이스다. 그 무엇보다도 나진이 강해질 수 있었던 큰 계기는 봇 듀오인 '오뀨' 오규민과 '퓨어' 김진선의 기량 상승이다.

스프링 시즌 나진의 봇 듀오는 애매했다. 서포터는 수비적인데 원거리 딜러는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섬머 시즌의 나진의 봇 듀오는 어떤 팀을 상대로도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 변화의 시작에는 '퓨어' 김진선이 있다. 이젠 오규민과 함께 상황에 따라 태세를 바꾼다. 일관되게 수비적이던 모습은 이미 없어졌다. 과감한 이니시에이팅과 팀의 이득을 위해 자기 죽음도 불사하는 진정한 서포터로 변했다.

'오뀨' 오규민도 마찬가지다. '내가 팀을 캐리 하지 못한다면 게임에서 진다'는 압박에 시달려 지난 시즌 과감함을 넘은 무리수까지 던졌다. 지금의 오규민은 완전 다르다. 팀원을 신뢰해 공격성은 유지하되 무리하는 모습은 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정말 불가사의 할 정도다. 한 명의 선수가 기량 상승을 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롤드컵 시즌에 맞춰 팀 전원이 기량 상승을 이뤄냈다.

▲ 다시 한 번 2014년의 기적을 재현해라!(출처: OGN 영상 화면 캡처)

나진 선수들은 항상 인터뷰에 나설 때마다 "목표는 우승과 롤드컵 진출"이라고 말했다. 섬머 시즌 초반에는 정말 우스갯소리로만 들렸다. 그 실력으로? 라는 비웃음이 항상 나진을 따라다녔다. 그런 혹평에도 나진은 항상 롤드컵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이 진행되며 사람들의 생각은 점점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선수들의 말이 현실이 되려고 한다. 그 소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가장 먼저 와일드 카드전에서 옛 동료인 쿠 타이거즈를 꺾어야 한다. 여름만 되면 팬들이 입을 모아 외치던 '이걸 나진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를 기대해본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와일드카드전

KOO 타이거즈 vs 나진 e엠파이어 (오후 6시)
- 3판 2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