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화) 5.16 패치가 적용되었다. 시즌5 월드 챔피언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패치였기에 그 결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오랫동안 고통 받아왔던 돌격형 전사 챔피언, 일명 뚜벅이 챔피언들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됐고, 그 결과에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더불어, 빅토르의 추락과 피오라의 고공행진은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 5.16 패치의 주인공인 스카너와 가렌!



■ 더 이상 심해 챔피언이라 부르지마라! 스카너와 가렌, 날아오르다!

5.16 패치의 주인공은 단연 스카너였다. 스카너는 빠른 이동 속도와 단단한 기본 능력치를 바탕으로 때론 탱커로, 때론 상대 딜러에게 위협을 주는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영향력 차이가 컸고, 기본적으로 뚜벅이 챔피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적 원거리 딜러의 카이팅에 무기력한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하지만 5.16 패치로 인해 상황이 급변했다. 스카너의 승률은 패치 직후 60% 선을 돌파했다. 이후 긴급 너프로 인해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55% 가까운 승률을 유지하며 전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챔피언의 OP성을 말해주는 밴율의 경우 그 상승폭이 더 컸다. 0%대에 머물던 밴율은 패치 이후 꾸준히 상승해 한 때 80%를 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상위 티어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기에 스카너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 패치 직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스카너의 밴율 (출처 : FOW.KR)


사실 이번 패치로 스카너가 훌륭한 이동기를 장착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수정 베기(Q)와 수정 외골격(W)이 상향되어 딜링과 탱킹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균열(E)을 맞은 적은 5초 동안 수정 독 디버프에 걸리게 되고, 해당 대상이 스카너에게 공격을 당하면 1초 동안 기절하는 효과가 생겨 스카너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부족한 이동기를 OP수준의 CC기로 보완한 것이다.

더불어 새로이 등장한 수정 첨탑(패시브)도 빼놓을 수 없다. 스카너가 있는 게임에는 특정 위치에 수정 첨탑이 생기게 되는데, 스카너는 수정 첨탑 근처에 있을 때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가 대폭 증가하고 마나를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소 밋밋했던 스카너 플레이에 새로운 활력이 되었고, 상대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창출할 수 있게 해줬다.

유저들의 반응과 라이엇 게임즈의 코멘트 등을 고려했을 때, 스카너에 대한 너프는 어느 정도 확정된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스킬 구성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지금과 같은 고공행진은 불가능하더라도 스카너가 나름 각광받는 정글 챔피언으로 자리매김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즌5 월드 챔피언십에서 이용될 버전이 5.18 패치임이 밝혀진 상황! 스카너의 운명은 이후 진행될 2개의 패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스카너는 이번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가렌 역시 5.16 패치로 큰 덕을 봤다. 50%를 넘지 못하던 승률은 전 티어 평균 53.29%로 상승했고, 밴픽률 역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오랫동안 한 자리 숫자의 밴픽률을 기록했던 가렌의 지난 시간을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놀라운 변화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반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지만, 우선 기본 공격 사거리가 125에서 175로 늘어난 것을 들 수 있다. 여전히 뚜벅이 챔피언인 가렌에게 이러한 사거리 증가는 CS 수급을 용이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유틸성이 뛰어난 상대 챔피언에게 과거보다 좀 더 강력한 푸시를 가능케 해줬다.



▲ 5.16 패치로 가렌은 큰 덕을 봤다 (출처 : FOW.KR)


또한, 가렌의 궁극기인 데마시아의 정의(R)에 아군을 마지막으로 처치한 적을 악당으로 인식해 큰 피해를 입히는 기본 효과가 추가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로 인해 뻔히 보이는 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한타 상황에서 가렌이 가지는 변수는 상당히 커지게 되었다. 다만, 상위 티어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을 띄고 있고 기동성 측면에서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유저들은 가렌의 프로 무대 진출 더 나아가 롤드컵 무대 등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 롤드컵에서도 가렌이 등장할 수 있을까?


한편,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는 챔피언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모데이카이저다. 모데카이저는 사실 지난 5.16 패치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챔피언이었다. 신규 W 스킬인 '슬픔을 거두는 자'를 장착하면서 공격로 미니언을 처치할 시 항상 100%의 경험치를 얻게 되었고, 이는 서포터와 듀오 라인을 서게 되더라도 모데카이저가 솔로 라인을 서는 것만큼의 성장 효과를 거두도록 했다.

또한, 궁극기인 무덤의 자식들(R)이 용을 노예로 만들 수 있도록 변경되었기 때문에, 드래곤 한타는 물론 타워 철거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즉, ‘봇 파괴 조합’의 선봉에 서서 준수한 라인전을 펼치고, 이후 오브젝트 싸움에서 준수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업데이트된 모데카이저의 역할이 된 것이다.


▲ 흥미로운 변화를 겪었던 모데카이저


하지만 모데카이저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패치 직후 픽률과 밴율은 상승했지만, 승률 측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모데카이저에 대한 연구가 나름 진행되면서 승률이 어느정도 상승세를 탔지만 업데이트 이전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많은 유저들은 결국 근접 챔피언일 수밖에 없는 모데카이저가 초반 우위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원거리 딜러의 캐리력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당히 큰 변화가 진행되었기에 모데카이저의 미래를 속단하기는 다소 이른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모데카이저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고 픽률과 승률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봇 라인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업데이트 모데카이저. 과연 그의 변신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 다소 추락한 승률과 상승한 픽률. 과연 모데카이저의 운명은? (출처 : FOW.KR)




■ 피오라는 여전히 고공행진! 빅토르 드디어 추락하기 시작하다!

피오라의 고공행진은 5.16 패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15 패치에서 리워크를 겪은 피오라는 업데이트 직후 픽률이 크게 감소하는 대신에 승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다소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경향은 큰 리워크를 겪거나 새롭게 등장한 챔피언들, 특히 어느 정도의 잠재력을 가진 챔피언들에게 나타나고는 한다. 결국, 피오라는 긴급 패치를 겪고 5.16 패치에 이르러 그녀의 모든 잠재력을 폭발시킨 결과를 얻게 되었다.

한 때 30% 초반까지 떨어진 승률은 현재 50% 중반 가까이 치솟았다. 그에 맞춰 픽률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위 티어에서 피오라의 밴율이 20%를 넘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피오라가 주류 챔피언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상황이 마련된다면 프로 경기에서의 깜짝 등장을 예상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현재 경향을 봤을 때, 피오라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많은 유저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스플래시 아트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성능 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은 피오라! 그녀의 미래가 기대된다.


▲ 성능만 좋다면, 스플래시 아트 정도야! 피오라의 밴율 그래프 (출처 : FOW.KR)


우물 포탑을 짊어지고 다니는 챔피언, 빅토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사실 올해 리그오브레전드를 이야기함에 있어 빅토르는 결코 빠질 수 없는 챔피언이다. 솔로 랭크는 물론 프로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감탄사 절로 나는 수많은 명장면들을 연출했다. 특히, 상대 챔피언을 증발시켜버릴 정도의 엄청난 딜링은 리그오브레전드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영원한 것은 없었다. 지난 5.16 패치에서 빅토르는 다소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빅토르의 전용 아이템인 마공학 핵에 붙은 기본 주문력은 사라지고 레벨 비례 주문력만 남게 된 것. 물론, 완성형 마공학 핵의 18레벨 주문력이 상승해 후반 캐리력은 나름 유지하게 되었지만, 초중반 단계에서의 빅토르의 영향력은 크게 떨어졌다.

많은 유저들은 이러한 빅토르 패치가 큰 하향이라 판단했고, 패치 일주일이 지난 지금 빅토르의 하향세는 현실이 되었다. 픽률은 50% 아래로 떨어졌고, 60%를 넘어셨던 밴율은 30% 대로 추락했다. 뚜렷한 탈출기 없이 오로지 딜링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던 빅토르에게 이번 대미지 하향이 상당히 큰 영향을 준 것이 분명해 보인다. 2015년을 지배했던 빅토르! 많은 유저들이 조금씩 그의 몰락을 떠올리기 시작하고 있다.


▲ 천상계에서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 빅토르의 밴률 (출처 : FOW.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