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선발전 플레이오프에서 진에어 그린윙스와 CJ 엔투스가 롤드컵에 진출하기 위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모든 '축제'에서 제외된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외로울 수도, 분할 수도,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이너스적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때때로 엄청난 플러스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진에어 그린윙스는 그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독기로 실력을 끌어 올린 '티'가 제대로 났다.

진에어 그린윙스가 나진 e엠파이어와의 대결에서 보여준 것은 새로운 챔피언들이 아닌, 독기와 노력의 정수였다. 섬머 정규 시즌 2라운드 후반의 흔들리던 진에어 그린윙스는 없었다. 느리지만 빈틈없이 완벽한 운영. 이에 더해지는 시야 장악. 이것들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는 이니시에이팅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전의 진에어 그린윙스가 느리게 잽을 많이 날리는 스타일이었다면, 선발전의 진에어 그린윙스는 어떤 팀이라도 적중 당하면 녹다운당하는 강력한 스트레이트를 장착했다. 1세트부터 미드 갱플랭크라는 이색적이지만 강력한 챔피언을 골랐다. 여기에 더해진 말파이트와 칼리스타, 케넨으로 완성된 강력한 장판 조합까지 기존의 진에어 그린윙스라곤 생각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2세트도 마찬가지였다. 나진 e엠파이어는 칼리스타를 뺏고 갱플랭크를 묶었지만, 말파이트와 애쉬-브라움 조합의 벽을 나진 e엠파이어는 넘지 못했다. 운영이 정말 깔끔했다. 필요 없는 싸움은 하지 않고, 자신들이 유리한 싸움에서 이니시에이팅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100% 이용했다.

그간 진에어 그린윙스는 운영은 나쁘지 않으나, 싸워야 할 때를 모른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언제 싸워야 할지 모르니 이득 보는 타이밍을 놓치고 무작정 장기전으로 흘러가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롤드컵 선발전에서 보여준 진에어 그린윙스는 오히려 상대가 들어올 수밖에 없게 만들어 놓고, 망설임 없이 이니시에이팅을 걸어 경기를 굳혔다. 강팀들만이 주로 보여주는 운영이다. 그리고 진에어 그린윙스는 자신들이 강팀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CJ 엔투스 역시 이를 갈았을 것이다. 쿠 타이거즈에게 3:0으로 패배했다. 경기력 보다는 밴픽에서 지고 들어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팬들도 충격을 받았으나, 가장 심한 충격을 받은 것은 역시 선수들과 코치진이다. CJ 엔투스의 마이너스 에너지도 진에어 그린윙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분명히 CJ 엔투스라면 그 마이너스 에너지를 플러스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을 것이다.

쉬지 않고 달려온 두 팀 중 어떤 팀이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한국 대표 선발전 일정

9월 4일 오후 6시 - 진에어 그린윙스 vs CJ 엔투스 ( 5판 3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