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그 어느 때보다 하스스톤과 관련된 일들이 많은 한 해였습니다. '탐험가 연맹'과 '검은바위 산' 등 2번의 모험 모드가 선보이고, 신규 확장팩 '대 마상시합'이 출시되는 등 게임 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많은 플레이어가 염원하던 모바일 버전의 하스스톤이 출시되면서 게임의 저변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E스포츠 측면에서도 한국 하스스톤은 2015년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2014년에 다소 우물 안에 머물러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의 하스스톤은 2번의 인벤 인비테이셔널과 마스터즈 코리아 스페셜 매치 등으로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Kranich' 백학준 선수의 블리즈컨 2회 연속 진출과 'DawN' 장현재 선수의 WCA2015 우승으로 2015년의 끝에는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발전으로 하스스톤을 플레이하는 선수들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대회는 물론 와글와글 하스스톤과 같은 이벤트와 스트리밍 등 다양한 형태로 유저를 만나게 되면서 선수들 또한 하스스톤의 인기와 함께 주가가 상승한 한 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2015년 가장 큰 사랑을 받은 하스스톤 플레이어는 누구일까를 생각해본다면, 아마도 '하스돌'을 이끄는 3명의 선수들을 떠올리는 유저분들이 많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따효니' 백상현, '타요' 안창현, 'DawN' 장현재 3인방이 이끄는 하스돌은 한 차례 방영이 종료되었음에도 많은 유저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즌2를 시작하는 등, 1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많은 유저들의 지지를 얻으며 최고의 하스스톤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났습니다.

이에 인벤에서는 최고의 호흡과 예능감을 자랑하며 2015년 가장 많은 성원을 받았던 '하스돌'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맛있는 음식, 포근한 커피 한 잔과 함께한 유쾌한 그들의 입담을 함께 만나보시죠!




Q. 안녕하세요, 하스돌을 이끌고 있는 세 분을 모두 모시게되어 영광입니다. 인벤 유저분들에게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창현: 안녕하세요, 타요입니다.
장현재: 안녕하세요, '0.5타요'입니다. (웃음)
안창현: (장현재 선수에게) 야, 사람들이 니가 자꾸 '0.5타요'라고 그러니까 내가 진짜 2억 버는 줄 알아. 이제 그런말 하면 안 돼.
백상현: 난 몇이야 그럼? 활약이 미미해서 소수점으로도 계산이 안되네. (웃음) 안녕하세요, '따효니' 백상현입니다.


Q.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유저분들의 사랑을 특별히 많이 받았던 세분이라고 생각되어 인터뷰를 했는데요, 세 분이 실제로 느끼는 올 한 해는 어떠셨나요?

안창현: 저는 개인적으로 최고의 한 해였던 거 같아요.
백상현: 제가 대회에서도 성적이 좋은 게 아니었고, 별로 보여 드린 게 없는 것 같은데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조금 죄송한 한해였어요. 대회에서 조금 더 성적을 냈으면 좋았을텐데..
안창현: 접자 이제. (웃음) 이제 나랑 같이 방송이나 해. 현재처럼 1억씩 벌꺼 아니면 그냥 방송하는게 마음이 편해.
백상현: 진짜 그래야되나 고민중이에요. 사실 상금보다 큰 무대에 서고 싶은데, 그게 제대로 안되니까 나중에는 짜증이 나더라고요.
장현재: 저는 그냥 감사한 한 해였던 거 같아요. 이렇게 인터뷰에도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여기 친구들과 같이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저 응원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Q. 지난주가 크리스마스였습니다. 20대 중반인 세 분은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내셨나요?

백상현: 저는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저는 그냥 그날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삽니다. 그날은 진짜 하스스톤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하스스톤 방송했습니다.
장현재: 진짜 넌 인생이 하스스톤이다. 그런데 저도 하스스톤 했어요.
안창현: 저는 조금 폭력적인 모 게임에서 커플들의 학살자가 되어서 정의를 수호(?)했습니다.


▲ 하스돌 3인방이 선택한 인터뷰 메뉴는 찜닭!


Q. 세 분의 팬을 자청하는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어떻게 세 분이 알게 되었는지 모르는 분도 상당히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세 분은 서로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장현재: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고블린컵에서 만나서 안면이 조금 있는 상태였는데, 제가 HCC 직관도 자주 가고 하면서 이 두 사람이랑 친해지게 된 것 같아요.
안창현: 저랑 상현이는 인벤 방송국에서 같이 방송하면서 친해졌어요. 비즈니스적인 관계죠. 사회생활 하면서 친구 만들기가 어렵잖아요. (웃음)


Q. 사실 처음 HCC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서로 다른 팀이었는데, 함께 '하스돌'로 의기투합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안창현: 처음에 인벤에서 저랑 PD님이 같이 '하스돌' 이란걸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찜질방에서 밤을 새면서 상현이한테 '대박 프로그램이 있으니 같이하자'고 섭외했고, 그래서 처음엔 저랑 상현이를 주축으로 시작했어요.
장현재: 저는 따효니가 꽂아줬어요. (웃음)
백상현: 네 현재는 제가 꽂았죠. 창현이한테 '우리 둘은 너무 예능 캐릭터니까, 진지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하나 필요할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얘(장현재)를 깔고 가야 우리가 뜰 수 있다고.. (웃음)
장현재: 제가 저 얘기를 노래방에서 듣고 울었습니다. (웃음) 농담이고, 처음에 제가 적응 못 할 때 여기 두 사람이 저를 많이 챙겨줬어요. 그래서 조금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하스돌 3인방의 첫 방송
풋풋한(?) 장현재 선수와 지금은 사라진 안창현 선수의 턱선이 인상적이네요!


Q. 인터뷰 전에 찾아봤는데, 하스돌이 이제 곧 1주년을 맞게 됩니다. 하스돌의 주인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안창현: 사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냥 매주 하던 일이니까 매회 방송을 하는 것에 그냥 최선을 다하고, 1주년 되는 날에 방송해도 그냥 그 회차의 하스돌일 것 같아요.
백상현: 너무 날로(?) 먹는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Q. 하스돌 1주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본다면?

안창현: 신호등 치킨 먹을 때? (웃음) 그때 이후로 피부도 건강도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백상현: 저는 이번 하스돌 연말 결산 투표에서 1위를 한 '갓보기류 청지기덱'을 플레이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그게 그때는 다같이 '이렇게 하면 돼!'라고 외치기는 했지만, 생각해보면 확률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거든요. 미치광이 과학자를 뽑을 확률, 상대 폭탄을 이용해서 미치광이 과학자를 맞출 확률, 그렇게 죽은 과학자가 '얼음 보호막'이 한 장 남은 상황에서 '얼음 방패'를 걸어줄 확률, 상대 주문 사수가 저한테 '돌진' 카드를 줄 확률.. 전부 계산해보면 사실 그건 정말 하스돌을 위한 상황이었죠.

장현재: 저도 저 때 '아, 이게 될 프로그램이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저는 사실 첫 방송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때 인벤 방송에서 게스트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첫 출연이라 정말 많이 떨었거든요. 당시에 제가 많이 부족해서 평소에도 노트에 필기하면서 방송 모니터링도 하고, 공부도 많이 했어요.

안창현: 현재가 진짜 노력파에요. 방송으로 그렇게 공부하는 사람 처음 봤어요.
백상현: 그런데 요즘에는 이제 본인이 잘한다고 느껴서 그런지 노트도 없고..(웃음)


Q. 가장 인상적이었던 덱을 꼽는다면요? 백상현 선수는 역시 위에서 말한 청지기 덱일까요?

백상현: 네 저는 그 덱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안창현: 저는 토미죠! X!
장현재: 저는 소미요! ('한 발 남았다' 덱)




Q. 세 분의 개인 생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요? 백상현 선수의 "10학번 따효니" 출석 발언이나 "누가 그런 노래를 들어요." 같은 건 상당히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진짜로 하스스톤 이외엔 모든 사회 활동을 안 하고 계신 건가요?

백상현: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웃음) 그냥 하스스톤이 지금까지 살면서 제가 했던 게임 중에 제일 재미있다고 느끼고 있고, 그래서 하스스톤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보드 게임을 좋아하는데, 하스스톤은 혼자서 할 수 있는 보드 게임이잖아요?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까, 게임이 질리지 않는 것 같아요. 여기에 더해서 제가 덱을 만드는 과정도 너무 재미있고요.


Q. 다른 두 분이 보기엔 어떠세요?

백상현: 아니 근데 현재도 저 못지않은 하스스톤 폐인이에요. 다른 사람 말할 때가 아니에요. 저에 가려져 있는 거지, 거의 맞먹어요.
장현재: 저는 상현이 의견에 공감합니다. (웃음)
안창현: 둘 다 사람 아니에요. 어지간히 해야지. 인벤에서 하스스톤 출연진들 MT를 간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하스스톤 안 하고 있던 사람은 저밖에 없었어요. 얘네 둘 포함해서 '마스카' 이임혁 해설, 'looksam' 김진효 해설까지 전부 핸드폰으로 하스스톤하고 있었다니까요. 상현이는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니까 다른 사람 핸드폰을 빌려서 하더라고요.


▲ 안창현, "둘 다 사람 아니에요"


Q. 안창현 선수는 2015년 하반기부터 공식적으로 대회보다는 방송 활동에 집중하기로 밝혔는데, 왜 이런 결정을 하시게 되셨나요?

안창현: 그냥 그때 당시에 몇 가지 사건도 있었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해서 그렇게 결정 내렸던 것 같아요.


Q. 사실 스트리머가 아직 직업으로 확실히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면이 있고, 여기 계신 세 분은 그런 과도기적인 시기에 스트리머를 하고 있기에 남모를 고충도 있을 듯한데요?

안창현: 네 좀 어려운 면도 있죠. 제가 뭔가 많이 준비해도 시청률이 생각처럼 나오지 않거나 하면 힘든 순간이 좀 있죠. 최근에도 좀 시청자수가 주춤하는 경향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어요.

장현재: 타요는 그래도 저에 비해서는 꽤 성공적으로 스트리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기운 잃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장현재 선수는 여성분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남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인가요? 하스돌에 직관 팬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현재: 아뇨,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솔직히 얼굴을 보러 오면 얘네 둘 보러오지, 누가 제 얼굴 보러 오겠어요.
백상현: 아닙니다. 다 현재 팬이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대부분 남자 팬분들이 오시기는 하지만. (웃음)


Q. 하스스톤 프로 게이머를 지향하거나, 스트리머로 꾸준히 직업 삼아서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특히 집안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백상현: 저는 부모님께서 알고는 계신 거 같은데, 특별히 제 방송을 찾아보거나 하진 않으신 것 같아요.

장현재: 저희 부모님은 제 방송 포함해서 이 친구들 방송을 다 챙겨보시는데, 특히 상현이 방송 보시고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 친구는 10시간 넘게 방송하는데도 하나도 안 지치는 것 같다고. 저는 몇 시간만 지나도 금세 지친 티가 나거든요. 창현이 방송은 비속어가 너무 많다고 뭐라고 하셨어요. (웃음)




Q. 최근 가장 큰 화제였던 WCA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장현재 선수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늦었지만 축하하고, 소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장현재: 식상할수도 있지만, 그래도 똑같은 말 밖에 안 떠오르네요. 방송에서도 한 번 말하기는 했지만, 진짜로 모든 분에게 다 감사해요. 팀원들도 그렇고, 제가 힘들 때 옆에서 힘이 되어준 이 두 친구도 그렇고, 인벤도 그렇고, 시청자분들에게도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한국 하스스톤이 조금 더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백학준 선수도 블리즈컨에 유일하게 두 번 나가기도 했고, 'Surrender' 김정수 선수도 2014년에 블리즈컨 포인트를 엄청나게 모으면서 해외에서 초청도 되고 하거든요. 저 외에도 다른 한국 선수이 더 세계적으로 많이 주목받았으면 하네요.


Q.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예선도 다 돌파한 상황에서 Hotform 선수나 Firebat 선수를 꺾고 우승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우승까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장현재: 역시 4강(vs 'Steelo' 조강현)인 거 같아요. 사실 4강 외에 다른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저를 약간 안중에 두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냥 거쳐 가는 선수 정도로 생각하고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주력 덱이나 전략을 그대로 들고 나왔더라고요. 뭐랄까, "내가 이걸 잘하니까 저 정도는 내가 잘하는 것만 해도 이길 수 있어." 같은, 무작정 돌진해오는 느낌? 그런데 저는 그 선수들의 덱이나 스타일을 잘 아니까, 맞춤으로 대응했죠.

그런데 조강현 선수는 원래도 서로 잘 알고 있던 상대고, 이번 대회에서 서로 상대를 '견제한다'라는 느낌을 주는 유일한 상대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심리적으로도 압박이 좀 있었죠.


▲ 장현재 선수가 가장 어려웠다고 꼽은 WCA2015 4강 DawN vs Steelo 경기 영상
(출처: You-tube HS Esports)


Q. 상대별로 맞춤 전략을 짜셨다는 건 어떤 부분인가요?

장현재: 예를 들어서, 16강에서 만난 Hotform 선수는 주력 덱을 말리고스 흑마법사라고 생각했고, 마법사가 있다면 냉기 컨트롤 덱을 꺼낼 거라 예상했어요. 실제로 그걸 들고도 왔었고요. 그래서 무난하게 대응할 수 있는 드루이드와 말리고스 흑마법사 덱을 상대로 좋은 비밀 성기사(파마 기사), 그리고 선봉에 세워서 상대 덱의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는 어그로 주술사를 꺼내서 상대했죠. 1경기에서 주술사로 이기고 나니 상대가 제 성기사를 끊으려고 냉기 마법사 덱을 꺼낼 것 같았고, 그래서 드루이드로 카운터를 칠 수 있었죠. 그러고 나니 '파마가 한 판은 이기겠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Q.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스돌'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WCA를 준비하는 동안 '하스돌'을 함께하는 백상현, 안창현 선수에게는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백상현 선수가 다 자기 덕에 우승했다고 말했다는 후문이 있는데 사실인지?)

백상현: 저희는 솔직히 별 도움은 안 됐어요. 제가 도움을 줄까 해서 덱을 줘도 현재가 버리거든요. (웃음)
장현재: 내가 항상 말하잖아. 너는 그 '사파'스러운 덱만 버리면 대회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다고. 너도 그냥 나처럼 덱에 있어서는 카피(copy) 머신이 되어야 해. (웃음)


Q. 한 번의 우승으로 억대 연봉자가 되었는데,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특히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장현재: 네, 정말 많이 좋아하셨죠. 사실 제가 이런 걸 한다고 했을 때는 반신반의 하셨는데, 이번에 확신을 좀 드린 것 같아요. 앞으로 한 1년 정도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실 듯 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웃음) 앞으로 좀 더 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네요.


▲ 백상현 선수의 '진지한' 도적덱


Q. 세 분은 뛰어난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선수이기도 합니다. 선수로서 세 분이 본 '탐험가 연맹'은 몇 점 정도를 줄 수 있을까요?

장현재: 저는 80점이요. 예전 다른 모험 모드처럼 급격한 메타 변화는 없었는데, 사소한 메타 변화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약간의 변화를 통해서 덱도 더 다양해진 것 같고.

안창현: 저는 20점이요. 현재 말대로 큰 메타 변화가 없어지면서 등급전에서의 패턴은 오히려 더 획일화된 것 같아요. 템포도 예전보다 더 빨라졌고. 이 게임은 수비하는 쪽이 상당히 불리해요. 제가 비밀 성기사를 상당히 싫어하는데, 그걸 이기려면 그것보다 더 빠르게 몰아치는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요즘 1티어 소리를 듣는 어그로 주술사는 그것보다 더 템포가 빠르잖아요.

백상현: 저는 좀 잘 주고 싶네요. 한 95점? 하스스톤에서 역대로 카드가 추가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더 많은 카드가 추가되는 확장팩보다 모험 모드가 메타 변화를 더 크게 일으켰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번 모험 모드의 경우에는 시기적인 부분만 좀 아쉽고 나머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아직 대 마상시합에 대한 분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모험 모드가 나온 느낌이라.. 지금 어그로 덱이 많은 건 전 어그로 덱이 짜기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연구하다 보면 더 다양한 덱, 컨트롤 덱이 주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최근의 메타나 하스스톤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꼽아본다면? 그리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본다면?

안창현: 아무래도 게임에 운적인 요소가 더 크게 자리잡히기 시작한 게 좀 문제인 것 같아요. 벌목기나 라그나로스 같은 것들의 운적인 요소가 경기의 승패까지 바꿔버리니까 E스포츠로서의 면모는 좀 약해진 감이 있는 거로 보이네요.

장현재: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게, 저도 사실 하스스톤 대회에서 '실력'은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까지이고, 경기 내에서는 운적인 부분이 꽤 많다고 생각해요. 서로 실수하지 않고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의 붙는다고 가정하면 경기 내에서는 운적인 요소가 분명히 승패를 가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 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카드를 선택하는 거나 밴픽을 짜는 부분 등에서는 서로의 전략적인 싸움이 펼쳐지게 되고, 선수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에서의 반성이나 고찰이 먼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밴픽이나 덱의 선택폭 같은 부분들?




백상현: 저는 모든 덱을 어떻게든 1장이라도 다르게 선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그렇게 1장을 다르게 선택한 것만으로도 덱은 전혀 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한 장이라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안목이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네요.
안창현: 낙타? (웃음)
백상현: 아니 그거 말고. 그건 정말 쓰레기 같은 카드야. (웃음)


▲ 탐험가 연맹 출시 당시 백상현 선수가 좋은 평가를 내렸던 사막 낙타
한 번 테스트한 이후 다시는 쓰지 않는다고..


장현재: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덱의 고착화' 같아요. 제가 어제(12월 28일) 처음 겪었는데, 어떤 외국인 시청자가 말을 걸었어요. 그 사람이 자기가 3등급인데, 무슨 덱으로 전설까지 올리느냐고 하더라고요. 너무 파마(비밀 성기사)만 만나는데 미치겠다고, NA(북미 서버)는 병들었다면서. 그래서 제가 '아시아도 죽었다'라고 답해줬어요.

백상현: 저는 이 부분에서 좀 생각이 다른 게, 덱이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여주려고 하기 시작하면 그걸 카운터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요. 지금 메타를 예로 들면, 최근 위니 흑마법사가 등장하기 시작한 게, 이게 파마를 상대로 꽤 할 만하거든요? 그런데 위니 흑마가 늘어나니까 이걸 상대로 상성이 좋은 돌진 사냥꾼 덱이 좋아져요. 이렇게 덱이 서로 물고 물리면서 아주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안창현: 그런데 생각해봐야 되는 게, 파마도 그렇고 위니 흑마도 1턴부터 마나 순서대로 내면 강하거든요? 이건 그래서 점점 더 그냥 오랑캐 대 오랑캐의 싸움이 되는 것 같아요. 파마가 그래서 문제인 게, 이게 덱 자체가 덱 압축을 떠나서 순서대로 내면 센데, 그 순서에서 가장 강한 것들을 다 골라 넣을 수 있어요.

백상현: 파마 덱의 핵심인 수수께끼 도전자는 다음 확장팩이나 패치에서 무조건 하향될 거에요. 이건 거의 100%라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 수수께끼 도전자를 하향하지 않아도, 그걸 쓸 수 없는 상황으로 패치를 하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쭉 그래왔어요. 리로이 젠킨스도 절대 하향 안 한다고 했지만 했고, 손님 전사도 결국 손님은 하향하지 않았지만 그걸 쓸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잖아요? 늘 그래 왔기 때문에, 파마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 거라 생각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 세 선수 모두 하향될 것이라고 단언한 현 등급전의 공적 '수수께끼 도전자'


Q. '하스돌'의 진행자인 만큼, 앞으로 꼭 나왔으면 하는 카드의 컨셉이나 능력이 있다면?

백상현: 하스돌 때문에 카드 공작소 보면서 많이 봐둔 것들이 있는데 생각이 잘 안 나네요. 저는 상대 전장에 하수인을 7개까지 놓을 수 있는데, 그걸 방해하는 형태의 카드가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몇 자리를 막는?

장현재: 저도 상대 행동에 제한을 걸 수 있는 컨셉의 카드가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상대의 마나 수정을 몇 개 과부하 시킨다거나, 하수인 배치를 제한하는 것 같은? 그런데 이런 카드를 내줄지 모르겠네요. 블리자드가 하스스톤 초반에 내세운 게, 상대의 손패를 버리게 하거나 행동을 제약해서 게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는 방향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안창현: 그렇게 말하기엔 수수께끼가 내 행동을 제약하는데? (웃음)

장현재: 네 저도 수수께끼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진 않아요. 그런데 사실 상대 행동을 제약하는 형태의 카드가 다른 카드 게임에는 다 있거든요. 카드 게임에서 이기는 좋은 전략 중에 하나가 변수를 줄이고 상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을 제한하는 거니까. 하스스톤도 이미 비밀이나 주문, 로데브 같이 블리자드가 초기에 내세운 것과는 다르게 상대 행동을 제약하는 형태의 카드가 꽤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남은 '행동 제약형' 카드가 상대의 마나나 손패, 전장을 제약하는 정도거든요.




안창현: 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스스로 더 영향력을 갖게 만들 수 있는(운적인 요소를 줄일 수 있는) 카드가 나왔으면 해요. 방송하는 입장에서야 재미있지만, 사실 선수들은 상당한 심리적인 타격을 받거든요.

백상현: 그런 점에서 저는 이번 '발견' 같은 매커니즘이 상당히 좋다고 봐요. 어떤 카드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운적인 요소도 있지만, 그중에서 선택하는 안목을 갖는 건 플레이어의 실력 부분이니까요. 운과 실력을 동시에 만족하는, 좋은 합작품인듯하네요.

장현재: 저는 하스스톤에서 가장 큰 매력은 '연계'인 거 같은데, 아직 그렇게 크게 빛을 보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요. 연계가 갖는 카드 소모의 부담이 상당한데, 그렇게 해서 '벤클리프'를 10/10으로 만들거나 해놔도 알도르 맞고 공격력이 1이 되거나 하는 상황이 많으니까요. 저는 뭔가 카드끼리 시너지를 내는 컨셉에 주목하고 싶은데, 해당 카드들이 전장의 특정 위치에 배치되거나 배치된 위치에 따라 다른 시너지를 갖는, 하수인 배치 순서나 위치에 따른 시너지 카드가 나올 것 같아요.

안창현: 로코도코-매드라이프를 배치하면 시너지로 페이커가 나오는 것 같은? (웃음)


Q. 안창현 선수가 바라는 나왔으면 하는 카드는 역시 수수께끼 도전자를 방해하는 카드일까요?

안창현: 네. 네룹아르 그물군주 같은 카드 말고 아예 원천적으로 전투의 함성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카드가 꼭 나왔으면 하네요. 그리고 뭔가 공용 비밀 카운터가 더 필요한 게, 케잔 비술사를 비밀 카운터라고 넣어놨는데 솔직히 그걸 등급전에서 어떻게 써요. 쓰는 순간 덱 파워가 바닥으로 가는데. 그리고 비밀은 미치광이 과학자가 압축해서 내고, 수수께끼 도전자가 5개씩 거는데, 케잔으로 하나씩 그 비밀들 따고 있는 것도 사실상 카운터라고 보기 어렵죠. 그거 비밀 한 3개쯤 따낼 때 되면 이미 저는 목이 따이고 있는데. (웃음) 심지어 그렇게 카운터를 쳐도 지는 게임이 나온다는 건 덱 파워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얼음 방패 같은 경우는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지만, 사냥꾼을 상대로 폭발의 덫을 내가 가져왔다고 해서 이기는 건 아니잖아요.

백상현: 그렇게 원천적으로 막거나 카운터 카드가 강해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비밀을 쓰는 쪽이 더 손해를 보지 않을까? 물론, 지금 비밀은 상당히 효율성이 좋긴 하지만..

장현재: 이런 능력이나 효과적인 측면에서 요즘 블리자드가 좀 사린다고 느껴지는 게, 낙스라마스의 저주-검은바위 산-탐험가 연맹으로 오면서 점점 더 메타 변화를 소극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전투의 함성이나 비밀에는 몇몇 카운터 카드가 있지만,
사실상 이런 카드를 쓰기 어렵다는 점에는 세 선수가 의견을 같이 했다.


Q. 이제 2015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세 분의 2015년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아본다면?

안창현: 2015년이 가는 것 자체가 아쉽네요. 벌써 나이가 26이 되는데, 시청자들이 '아재'(아저씨)라고 놀려요. 마스터즈 예선 결승에서 떨어진 것도 좀 아쉽고.. 가장 크게 아쉬운 건 아무래도 더 열심히 방송하지 못한 점을 꼽고 싶어요. 그렇다고 지금까지를 적당히 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더 매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드네요.
백상현: 저는 주류 대회에 못 간 게 가장 아쉽네요. 좀 더 많은 걸 보여 드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장현재: 저는 사실 지금 아쉽다고 그러면 욕먹을 거 같네요. 너무 훌륭하고,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Q. 하스돌로 하스스톤 예능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여겨지는데, 이후 해보고 싶은 형태의 방송이 있다면?

장현재: 저는 예전에 창현이가 했던 '우리 하스했어요' 같은 걸 시켜주시면 감사히 하겠습니다. (웃음) 그냥 진지 컨셉으로 뭔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송이면 아무거나 괜찮을 것 같아요.
안창현: 저는 그때 해봤는데 저런 건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최근에 '하스스톤 코스프레 대회'라는걸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퀄리티도 높고 상당히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개최해서 왕중왕전 같은 것도 진행해보고 싶어요.


▲ 진지한 모습으로 방송을 준비하는 세 사람


Q. 다가올 2016년에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안창현: 저는 시청자 1만 명을 보는게 목표입니다.
백상현: 목표는 크게 잡아야지. 저는 블리즈컨 우승입니다. (웃음) 농담이고, 그냥 내년에는 대회에서 뭔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으면 하네요. 사실 내년 활동하는 상황에 따라서 저도 이제 다른 생각도 해봐야 할 것 같기도 해서요.
안창현: 그러면 저도 트위치 하스스톤 시청자 1등 이런 거로 바꿔야 될 것 같네요. 'Amaz를 이겨라' 이런 컨셉으로..
장현재: 저는 블리즈컨 무대에 설수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Q. 이제 26세인데, 여자친구는 다들 별로 생각이 없으신건가요?

장현재: 어.. 저는 바꿀께요. 여자친구 사귀는거로. (웃음)
안창현: 시간이 없다는건 사실 핑계인데, 진짜로 시간이 없어요.
백상현: 저희가 선수 활동을 하거나 방송 활동을 하거나 하면, 사실 여자친구를 사귈 수는 있지만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줄 시간은 정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장현재: 그래, 우리끼리 어깨동무하고 평생 살자! (웃음)


Q. 마지막으로 '하스돌'을 사랑해주시는 유저분들에게 한 마디를 남겨주세요.

장현재: 하스돌 덕분에 올 한 해 잘됐던 것 같고,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2016년에는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창현: 저도 하스돌 덕분에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고, 제가 스트리밍 관련으로 힘들어하고 고민할 때 저를 믿어준 제 팬분들에게 진짜로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힘들거나 방송하기 싫을 때도 저를 믿어주는 제 팬분들이 있어서 힘을 얻고 있어요. 그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백상현: 저도 제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제가 특별히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도 아닌데 저를 계속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있기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2016년은 더 열심히 노력해서 팬들의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언제나 유쾌한 방송을 이끄는 '던따타'
2016년 세 분 모두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