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 조세형의 합류를 끝으로 kt 롤스터(이하 kt)는 우승 원정대를 완성했다. SKT T1(이하 SKT)도 주요 선수들과 재계약에서 성공하고 '피넛' 한왕호를 영입하면서 슈퍼 팀을 만들었다. 두 팀 모두 슈퍼 팀을 만들었지만,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kt는 완전한 개편이었고 SKT는 전력 강화였다.

LoL에서는 생소하지만, NBA에서 우승 원정대는 꽤 익숙하다. 어떤 스포츠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NBA 선수들의 우승을 향한 열망은 대단하여 슈퍼 팀이라는 괴물을 탄생하게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슈퍼 팀은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다. 슈퍼 팀의 팬들은 우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들떴고, 그 외의 팬은 리그의 재미를 떨어트린다며 선수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들을 향한 시선이 이렇게 제각각이었던 것처럼 만들어낸 결과도 판이했다. 아무리 슈퍼 팀이라도 어떤 팀은 성공을 거두기도, 또 어떤 팀은 참혹한 패배를 맛보기도 했다. 이 중에는 kt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짠 팀도, SKT처럼 강한 전력에 새로운 스타를 영입한 팀도 있다. 서로 다른 두 갈래의 슈퍼 팀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우승의 간절함 kt 롤스터, 보스턴과 마이애미처럼 '희생' 필요하다


보스턴과 마이애미는 kt처럼 기존의 주요 선수 한 명을 잔류시키고 나머지를 완전히 바꾸며 슈퍼팀을 만들었다. 모인 선수들 대부분이 우승을 절실하게 염원했던 스타들이었고, 각 팀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었다. 이런 선수들이 모였으니 이들 사이에 삐걱거림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삐걱대던 팀을 바로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희생'이었다. 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케빈 가넷, 르브론 제임스 등 선수 모두 역할 축소 혹은 궂은일을 마다치 않았다.

예를 들어, 보스턴 셀틱스의 케빈 가넷은 외계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못 하는 게 없는 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득점, 리바운드, 수비, 어시스트 모든 부분에서 뛰어났다. 그러나 그는 보스턴에 합류하여 수비, 스크린, 볼 흐름에 더욱 집중했다. 공격에서는 이전에 팀에서 수행했던 1옵션이 아닌 2, 3옵션 임무를 수행했다. 공격의 많은 비중을 폴 피어스와 레이 알렌에게 넘긴 케빈 가넷은 수비왕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물론, 우승까지 성공했다.

마이애미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도 궂은일에 힘을 쏟았다. 주로 아이솔레이션(1:1 공격 전술) 혹은 빅맨을 활용한 픽 앤 롤 플레이(2:2 공격 전술)에 힘을 쏟으며 공격에 비중을 두었던 르브론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 수비의 핵으로 변신했다. 팀 결성 초반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에서 비약적인 상승을 거둔 마이애미는 결국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물론, 르브론은 공격에서도 핵심이었고 여전히 파괴적이었다.

이처럼 다음 시즌 우승을 거두기 위해서 kt에게도 희생이 필요하다. 각자의 팀에서 수행했던 역할을 슈퍼 팀에서도 모두 똑같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밴픽에도 해당하고 게임 내적으로도 이어진다. 일단 밴픽으로 예를 들면, 한 선수가 상성에서 우위를 가져가면 당연히 다른 선수는 상성이 좋지 않은 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조건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한다. 밴픽의 영향은 게임으로도 이어져 라인별로 강약 조절이 필요하게 된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희생을 감수하게 해야 한다. kt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많다. 새롭게 합류한 kt 선수들 모두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며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락스 타이거즈가 신생팀도 뛰어난 호흡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 출처 : 유투브 채널 ballplaya.com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울먹거리며 "Anything is possible! Anything is possible!....." 을 외쳤던 케빈 가넷의 모습은 많은 팬에게 감동을 전했다. '스코어' 또한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마침내 거두고 감동적인 소감으로 팬들의 가슴을 울려주길 기대해 본다.


■ 2차 쓰리핏, 시카고 불스로 보는 '조각' 중요한 SKT T1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1차 3연속 우승을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야구계로 떠났다. 그러나 그의 외도는 오래가지 않았고 다시 시카고 불스로 복귀했다. 영혼의 조력자 피펜이 아직 시카고 불스를 지키고 있었지만, 우승을 하기에는 아쉬운 전력이었다.

조각을 채우기 위해 영입된 선수는 문제아 데니스 로드맨. 그는 리바운드의 제왕이며 수비왕이었지만, 공격 능력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농구 특성상 공격 1회당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는 결국 한 명이다. 다다익선이라 공격을 잘하는 선수가 많으면 좋지만, 마이클 조던같이 공격에서 특출난 선수가 있다면 그 필요성이 크지 않다. 게다가 그의 옆에는 피펜과 쿠코치라는 쏠쏠한 공격 자원도 있었다.

수비에 특출났던 로드맨은 시카고 불스의 완벽한 조각이었다. 게다가, 농구 센스가 좋았던 로드맨은 공격에서도 스크린과 패스로 윤활유 역할을 해냈다. 그 결과, 조던-피펜-로드맨 트리오는 시즌 72승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고(지난 시즌 골든 스테이트가 기록을 경신) 시카고 불스를 2차 3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금의 SKT는 2차 3연속 우승이 있기 전 시카고 불스와 흡사하다. SKT T1은 지난 시즌 롤드컵 2회 연속 우승과 3회 우승이라는 시카고처럼 역사에 남을 업적을 세웠다. 그리고 LoL계의 마이클 조던 '페이커'이상혁을 포함한 주요 선수 3명은 남고 2명이 팀을 떠나, 영입이 필요했다. 또한, 시카고의 조던-피펜처럼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그렇기에 SKT도 이들에게 어떤 조각을 끼워 맞춰주는지가 중요했다. 고심 끝에 SKT T1이 내린 선택은 '피넛' 한왕호와 '후니' 허승훈이었다. 그들에게 제2의 데니스 로드맨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로드맨은 한계가 명확한 선수였지만, '피넛'과 '후니'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방식으로 SKT T1의 완벽한 조각으로 거듭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담금질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 담금질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걱정보다는 기대가 된다. 그들의 옆에는 필 잭슨(당시 시카고 불스의 명감독)과 마찬가지로 김정균 코치라는 좋은 리더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