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IEM 월드 챔피언십 밴픽 통계




■ LCK와는 사뭇 다른 밴 양상, 카밀과 렝가의 저조한 밴률과 승률

이번 2017 IEM 월드 챔피언십의 밴픽 구도는 LCK와 사뭇 달랐다. 7.3 버전으로 진행된 이번 IEM은 르카렝 고정 밴 양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중 르블랑은 여전히 92.6%의 압도적인 밴률을 기록했는데, 카밀과 렝가의 밴픽률은 상당히 저조하다. 특히, 렝가의 경우 잦은 등장에 비해, 4승 8패 33.3%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러한 승률은 7.3 버전에서 W 스킬인 '전투의 포효' 야성 효과의 조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렝가는 W 스킬의 야성 효과인 CC 면역으로 진입과 이탈이 자유로웠는데, 이 효과의 삭제로 진입 후 생존이 어려워졌다.

실제로 대회에서도 렝가가 진입 후 적의 CC기에 허우적대며 죽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렝가의 궁극기를 활용한 진입에 힘을 실어주는 조합이 등장하기도 했다. 바로 쉔과의 조합인데, 궁극기를 사용한 렝가와 쉔의 '단결된 의지'를 이용해 순식간에 2명이 진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쉔은 다시 순간 이동을 이용해 라인에 복귀하는 전략이 등장하기도 했다.


▲ 생존 난이도가 올라간 렝가는 승률이 크게 떨어졌다


다음으로 카밀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지만, 밴비율에 비해 픽 비율이 저조한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카밀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카밀을 상대하기 좋은 챔피언인 쉔의 선호도가 더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IEM에서 쉔은 96.3%의 높은 밴픽률을 기록했다.


▲ 카밀보다 쉔의 선호도가 높았던 이번 2017 IEM 월드 챔피언십


이어서, 밴픽률 100%를 달성한 챔피언은 '바루스'다. 현재 바루스는 원거리 딜러의 완전체에 가까운 호평을 받고 있는 챔피언이다. 강력한 라인전부터, 대치 구도에서의 포킹 능력, 강력한 CC 지원 등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는 바루스는 8승 5패 61.5%의 높은 승률을 달성했다. 카밀과 렝가가 풀린 상황에서도 1픽으로 챙겨오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 만큼, 바루스의 평가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 바루스는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 카직스와 그레이브즈의 눈에띄는 활약! 계속되는 리 신의 저주

리 신은 이번 IEM에서도 수모를 피할 수 없었다. 리 신은 밴픽률 자체도 높지 않지만, 1승 5패 16.7%의 매우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리 신이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역시나 '슈퍼 플레이 의존도'다. 상대적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리 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는 많지 않다. 때문에 리 신은 항상 슈퍼 플레이가 강요되곤 한다. 말 그대로 '슈퍼 플레이', 개인 기량의 정점에 있을 때 비로소 나올 수 있는 슈퍼 플레이를 밥 먹듯이 쉽게 하는 것은 어렵기에, 저조한 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 전패는 아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승률을 기록한 리 신


정글에서는 카직스를 필두로, 엘리스와 그레이브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리 신과 렝가가 저조한 승률을 기록했기에, 지표상으로 보이는 차이는 더욱 커 보인다. 먼저, 카직스는 렝가의 몰락과 동시에 왕좌의 자리에 올랐다. 밴픽률이 높지는 않지만, 9승 3패 75%의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카직스는 특유의 강력한 암살 능력(폭딜)으로 부족한 CC기의 단점을 보완했고, 정글링 속도 역시 빠른 편이다. 카직스 역시, 7.3 패치에서 Q 스킬인 공포 감지의 하향 조정이 진행되었지만, 상대적으로 큰 너프가 아니기에 활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허의 가시 진화를 통해 대치 구도에서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장점도 한몫했다.


▲ 카직스는 정글 챔피언 중 이번 IEM 무대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그레이브즈와 엘리스가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리 관통력 상향의 수혜자인 그레이브즈는 여전히, 성장을 도모하는 캐리형 정글러의 모습을 보였고, 엘리스의 경우 강력한 초반 갱킹을 통한 스노우 볼링의 핵심 정글 챔피언으로 활약했다. 이번 IEM에서 그레이브즈는 7승 5패 58.3%의 평균 승률을 기록했고, 엘리스는 66.7%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앞으로는 렝가가 3대장 자리에서 내려오고, 정글 챔피언의 파벌 싸움은 '카직스, 그레이브즈, 엘리스'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 카직스의 뒤를 이어 좋은 성적을 기록한 그레이브즈와 엘리스


■ 고정 밴 양상이 풀리며 다양한 밴 카드가 등장!

이번 IEM에서는 고정으로 사용하던 밴 카드에 여유가 생기면서 더 다양한 밴픽 양상을 보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서포터 포지션에 밴 카드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7.3 패치로 식물의 인공 지능의 너프로 라인전 견제에 '조건'이 생긴 자이라는 예상과 달리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이라는 스킬을 맞춰야 식물이 공격하는 '조건'이 생겼지만, 여전히 강력한 딜링이 가능하고 들어오는 조합을 받아치는 데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자이라에 밴 카드를 아끼지 않고 썼는데, 여전히 라인전의 강점이 살아있는 서포터로 보인다. 이번 IEM에서 자이라는 48.1%의 밴률로 서포터 중 가장 높은 밴률을 기록했다.

자이라 다음을 이어 말자하가 높은 밴률을 기록했다. 말자하 역시, 강력한 라인전이 가능한 서포터 챔피언이고 궁극기인 황천의 손아귀를 통한 '확정 CC'의 이점이 있는 챔피언으로, 서포터 포지션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7승 3패 70%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는데, 여전히 강력한 라인전과 강력한 CC 지원이 가능한 서포터이기에 앞으로도 자주 기용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 서포터 포지션에서 '밴률' 1,2위를 기록한 자이라와 말자하


원딜 포지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강력한 바루스를 필두로, 강력한 유틸로 팀을 보조할 수 있는 챔피언인 진과 애쉬가 자주 기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진은 90.9%의 높은 픽 비율을 기록했는데, 13승 7패 65%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진은 우월한 사거리를 통한 장거리 지원이나 저격으로 팀 파이팅에 힘을 실어주기에 좋은 챔피언이다. 또한, 라인전도 강력한 편이며 성장 기대치도 높아 꾸준히 사랑받는 모습으로 보인다.


▲ 진의 활약은 2017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