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에서 활약하는 많은 챔피언의 등장 배경은 챔피언의 성능부터 메타까지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성능이 부족한 챔피언은 활약할 발판이 적고, 성능은 좋아도 조합과 어울리지 않거나 메타에 부합하지 않는 챔피언은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2017 롤챔스 섬머 스플릿 무대가 어느덧 1라운드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리메이크 이후 등장한 갈리오, 세주아니, 자크는 밴픽률부터 승률까지 상위권에 랭크되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2017 롤챔스 섬머에서 높은 밴픽률과 인식에 비해 매우 낮은 승률을 기록한 챔피언이 있는데, 바로 그레이브즈다. 그레이브즈는 작년 '캐리형 정글 메타'의 3대장중 하나였던 챔피언이다. 성능도 그렇게 나쁘지 않고, 활약할 때는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승률은 28%로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연이은 너프로 힘이 쭉 빠진 그레이브즈는 그럼에도 꾸준히 기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아이템 빌드 변화 등과 같은 시도가 보이고 있다.


▲ 지금까지 2017 롤챔스 섬머에서 밴픽률 56.9%, 승률 28%를 기록한 그레이브즈


■ 핵심 특성으로 자리 잡은 '폭풍 전사의 포효'와 공격 속도 정수의 사용!

선수들의 룬과 특성을 살펴보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거의 모든 선수는 흉포 12, 책략 18 포인트를 투자한다. 또한, 책략의 핵심 특성은 '폭풍 전사의 포효'를 선택한다. 기존에 '천둥 군주의 호령'은 강력한 딜링 능력으로 자주 기용되던 특성인데, 지속 전투가 좋은 그레이브즈는 추노와 도주, 카이팅 능력까지 올려주는 '폭풍 전사의 포효'가 핵심 특성으로 자리 잡은 모습으로 보인다.


▲ 핵심 특성은 추노와 도주, 카이팅 능력을 올려주는 '폭풍 전사의 포효'다


룬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정수에 '상급 공격속도 정수' 3개를 거의 고정으로 기용하는 모습이다. 정글 챔피언에게 공격 속도는 초반 정글링 속도에 큰 영향을 준다. 또한, 그레이브즈는 평타 넉백 판정을 더 매끄럽게 연결시켜 안정적인 정글링이 가능해진다. 다음으로 표식도 거의 모든 선수가 9개 모두 '상급 공격력 표식'을 이용하고 있다.

문양과 인장은 상대하는 적 챔피언에 따라 조금 다른 선택을 보인다. 먼저, 문양은 '상급 마법 저항력'을 자주 이용하는데, 재사용 대기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급 성장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룬을 선택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인장은 '상급 방어력 인장'과 '상급 성장 체력 인장'을 상황에 맞게 분배해서 쓰는 것으로 보인다.


▲ 그레이브즈의 룬 세팅은 정수에 공격 속도 증가 룬을 꼭 챙긴다


■ 조금씩 변화 있는 그레이브즈 아이템 빌드, 2코어 타이밍에 공격 속도 아이템을?!

시작 아이템과 '용사'까지는 동일하다. 먼저, 시작 아이템으로는 사냥꾼의 마체테와 사냥꾼의 물약을 선택하고, 용사를 최우선으로 완성한다. 이후 2코어 아이템 빌드가 약간 갈리는데, 기존에는 '탐식의 망치'를 올리고 '칠흑의 양날 도끼'를 완성하는 빌드를 이용했다. 하지만 요즘 보이는 새로운 시도는, '열정의 검'을 올리고 2코어 타이밍에 빠르게 공격 속도 아이템을 완성하는 것이 눈에 띈다.


▲ 루난의 허리케인을 제외하고, 상황에 맞는 공격 속도 아이템을 선택한다


실제로,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의 경기에서 '스코어' 고동빈은 2코어 타이밍에 빠르게 '고속 연사포'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레이브즈가 이른 타이밍에 공격 속도 아이템을 올리면 가져올 수 있는 이점 중 핵심은 바로 '정글링 속도'인 것으로 보인다.

2코어 타이밍에 공격 속도 아이템을 선택하면, 공격 속도를 올려 정글링 속도를 올리고, 빠른 정글링 속도를 바탕으로 상대 정글과의 성장 격차를 벌릴 수 있다. 사실 캐리형 정글 메타의 핵심은 정글링 속도였다. 상대방보다 빠른 정글링 속도로 성장 격차를 벌렸고, 성장을 바탕으로 힘에서 우위를 점하는 단순한 전략이었는데, 이러한 이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보인다.


▲ 2코어 타이밍에 챙긴 '고속 연사포'가 가장 눈에 띈다


■ 정글링, 교전 중심의 그레이브즈의 스킬 마스터 순서

그레이브즈의 스킬은 Q 스킬인 화약 역류를 시작으로 Q-E-R-W 순으로 마스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화약 역류는 정글링과 딜링이 핵심인 스킬이며, E 스킬인 빨리 뽑기는 교전 시 카이팅 능력과 정글링에서의 안정성과 속도를 올려주는 스킬로 그레이브즈의 핵심 스킬이다. 이 두 가지 스킬을 우선적으로 마스터하고, 이후 레벨마다 궁극기에 투자하고, 남는 포인트를 W 스킬인 연막탄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 스킬 레벨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Q-E-R-W 순서로 습득한다


최근 정글 동선은 선 칼날부리 시작으로 정립되었는데, 그레이브즈는 화약 역류와 평타를 통한 광역 공격으로 칼날부리를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후 정글 동선에 따라, 캠프를 모두 챙기며 성장을 도모하는 루트와 빠른 타이밍에 상대방 정글에 들어가거나 갱킹을 가는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칼날부리 시작이 아닌, 버프 시작일 경우는 E 스킬인 빨리 뽑기를 1레벨에 배우기도 한다.


▲ 이번 섬머 시즌, 칼날부리 스타트는 많은 정글러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 OGN)


사실 그레이브즈의 등장 배경은 '딱히 쓸만한 챔피언이 없어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밴 카드가 10개로 늘어나면서, 자크, 엘리스와 같은 1티어 정글 챔피언은 밴 목록에 이름을 올리느라 바쁘고, 차선책으로 선택되는 2티어로 분류된 정글의 폭이 좁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탑에서 주로 기용되던 그라가스는 롤챔스 섬머 2주차 일정에선 정글 포지션에서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고, 니달리나 세주아니 등의 기존에 등장하지 않았던 정글 챔피언에 대한 연구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글의 판도를 뒤바꿀 챔피언은 누가 될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