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팀에서는 섬머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스스로의 기량을 폭발시켜 성과를 낸 팀, 진에어 그린윙스(이하 진에어)다.
■ 최악의 시즌 보낸 진에어, 불안감을 간직한 채 결전의 여름을 맞이하다.
진에어는 2017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전체에 대규모 리빌딩을 시행했다. 거의 모든 선수가 교체되어, 완전히 새로운 팀이라 봐도 무방했다. 그렇게 완성된 엔트리를 살펴보니, 그렇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개개인의 피지컬이 뛰어났고, 팀의 축이 될 수 있는 리그에서 검증된 선수까지 있었기에 어느정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팬들의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진에어의 2017년 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진에어가 기록한 최종 순위는 9위, 간신히 최하위만을 면한 체 승강전으로 떨어졌다. 진에어의 문제점을 단순히 단어 몇 개를 나열해서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테디' 박진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분전한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지만, 전체적인 운영, 호흡, 개인 기량 하락 등 모든 것이 맞물려 총체적 난국 상태로 빠졌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진에어는 살아남았다. 시즌 막바지에 끌어올린 경기력을 기반으로 승강전의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리그 잔류에 성공, 2017 롤챔스 섬머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2017년 여름은 기대보단 걱정이 컸다. 승강전을 통해 어느정도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자신감을 되찾은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선수 영입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대보다 더 큰 불안감을 안고, 진에어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 스스로 진화해야 하는 숙제를 받은 진에어, 과제를 클리어하다!
2017 섬머 시즌. 냉정히 말해, 진에어의 호성적을 기대하는 팬들이 그렇게 많진 않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지난 시즌 강등권이었던 선수들이 여전히 팀의 주력이었고, 승강전을 통해 경기력이 살짝 올라왔다곤 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진에어는 특유의 끈적끈적한 플레이를 펼쳐, 그 모습이 '늪'에 비유되곤 했는데, 부진이 길게 이어지자 스스로 '늪'에 빠진 팀이라는 평가로 변했다. 특히, 정글러 포지션의 '엄티' 엄성현은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엄티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정글러인데, 팀 자체의 경기력이 내려앉자 특유의 과감한 플레이 '무리한 플레이'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무런 엔트리에 변화도 주지 않았기에, 진에어는 스스로 진화하여 엔트리 보강을 효과를 내야하는, 정말로 어려운 과제를 부여받게 되었다.
꼭 해내야하지만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를 받은 진에어. 그러나 진에어는 해냈다.
모든 선수의 기량이 올라왔다. 이번 시즌은 유독 봇 듀오의 활약이 중요한 시즌이었는데, '테디' 박진성은 변함없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며 이번 시즌에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미드라이너 '쿠잔' 이성혁도 본래의 캐리력을 되찾았다. 여기에,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두 명의 탑라이너 '익수' 전익수와 '소환' 김준영도 탑 라인을 든든하게 지켰다.
하지만 팬들을 가장 놀라게 만든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엄티'의 각성이다. 앞서도 잠깐 다루었지만, 엄티의 지난 시즌 평가는 좋지 않았다. 차기 시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정글러 쪽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팬들의 걱정과 의문을, 엄티는 '스스로의 기량 발전'으로 답했다. 특유의 공격성은 여전했고, 여기에 안정성과 초반 설계능력까지 갖추게된 엄티. 그야말로 진에어의 날개가 되었다. 이러한 엄티의 활약은 '팀 내 최다 MVP 포인트 획득'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팬들 역시 엄티를 '킹티', 혹은 '갓티'라 부르며, 그를 진에어의 에이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팀 경기력이 올라가니, 결과가 따라오는 것도 당연했다. 진에어는 삼성 갤럭시, SKT T1과 같은 상위팀들도 잡아내며, 높은 순위에 랭크되었다. 진에어는 더이상 약팀이 아니었다. 모든 팀이 두려워하는 강팀이 되었다.
■ 딱 한 걸음 부족했던 진에어, 지금의 이 페이스를 유지하라!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과 거듭된 선전에도 불구하고, 진에어의 포스트 시즌 진출은 좌절되었다. 정규 시즌 최종 성적은 8승 10패로 리그 6위, 5위까지 진출할 수 있는 포스트 시즌에 딱 한걸음 못 미쳤다.
진에어 소속의 선수들과 팬들에겐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긴 하지만, 진에어가 이번 시즌 보여준 비약적인 성장은 대단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마저 들었던 지난 시즌을, 전력 수혈없이 오로지 각자의 힘을 갈고 닦아 정상 궤도로 올려두었다. 여기에, 단순히 강등권 탈출을 넘어, 포스트 시즌 진출까지 노렸다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다음 시즌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진에어. 포스트 시즌 진출까지 딱 한 걸음이 부족했던 만큼, 이번 시즌과 같은 발전을 다음 시즌에도 이룬다면, 분명 원하는 것 그 이상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 진에어 그린윙스의 2017 롤챔스 섬머 결과
Noor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