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가 목표로 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롤드컵'으로 향하는 관문! 2017 롤챔스섬머가 정규 시즌 및 결승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대회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등,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인벤팀에서는 섬머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아홉번째 주인공은 우여곡절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SKT T1(이하 SKT)다.

▲ 불사조 같았던 SKT T1의 섬머 시즌


■ 운타라 영입, '후니-피넛'-'운타라-블랭크' 로테이션 체재 가동!

지난 시즌 '후니'와 함께 탑 라인을 지켰던 '프로핏' 김준형이 나가면서 SKT는 새롭게 '운타라' 박의진을 영입했다. 운타라는 지난해 CJ에서 활약했던 탑 라이너로, 특히 브루저 스타일의 챔피언을 잘 다루는 공격적인 선수라는 인상이 강했다. 때문에 마찬가지로 강한 공격력이 강점인 '후니' 허승훈을 보유한 상황에서 다소 성향이 겹치는 영입이 아니냐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운타라'는 곧 경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보였다. 6월 10일, 에버8과의 경기에서 블랭크와 함께 선발 출전한 운타라는 '럼블'이라는 신무기로 활약, 2:0으로 승리하며 성공적인 SKT 데뷔 전을 치렀다. 이후 블랭크와 자주 페어로 출전하게 된 운타라는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후니를 대신해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블랭크' 강선구 역시 지난 시즌 활약세를 이어갔다. 이번 시즌 '피넛'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블랭크는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를 출전하게 되었다. 특히 섬머 시즌 초반, 그의 주력 챔피언 중 하나인 '리 신'을 자주 사용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등장마다 승리를 챙긴 블랭크는 2라운드 삼성 전 패배까지 총 롤챔스 19연승을 쌓으며 SKT의 특급 소방수로 시즌 내내 활약했다.

▲ '피넛-후니'가 부진할 때 '블랭크-운타라'가 활약했다


단순히 SKT의 로테이션 가동 뿐만 아니라,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바뀐 선수들의 모습은 인상 깊었다. 운타라는 CJ 시절 '피오라-뽀삐-마오카이' 등, 브루저 챔피언이나 탱커 챔피언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본인의 대회 기록으로 처음 '럼블'을 사용하면서 변수 창출에 힘을 쏟았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알던 LoL과는 다른 새로운 LoL을 배우고 있다'라고 밝힌 것처럼, SKT에 맞춘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총 17회 출전한 SKT의 '수호신' 블랭크가 가장 많이 선택한 챔피언은 '리 신'이다. 리 신은 시즌 초중반 고평가를 받은 정글 챔피언으로, 블랭크의 주력 카드로 그가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 블랭크는 이번 시즌 총 17회 중에 리 신을 6회(35%) 사용하였는데, 리 신이 1티어 픽이었던 시즌 초중반에 몰아 사용하였고, 이외에도 그라가스, 카직스 등으로 승리를 만들었다.

▲ 킥은 이렇게! 블랭크의 깨끗한 리 신 플레이 (영상 출처: SPOTV)


이전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했었던 '후니-피넛'이 이번 시즌에는 다소 부진하는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언제든지 교체 투입할 수 있는 전력 '운타라-블랭크'를 보유한 것은 SKT 입장에서 매우 든든한 일이 되었다. 운타라의 경우에는 오히려 후니보다 많은 경기를 뛰었고, 블랭크 역시 피넛과 비슷한 경기 수를 소화하며 전체적으로 높은 SKT의 승률을 보장했다.

1라운드, SKT는 삼성과의 첫 경기를 패배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후 치러진 경기들은 그들의 스타일대로 풀었다. 위급한 순간마다 '운타라-블랭크'를 적절하게 투입하면서 다시금 연승도 쌓아 올렸다. 1패로 시작하기는 했지만 이후 모든 경기를 승리한 SKT는 1라운드 성적을 8승 1패로 마무리하며 최강 SKT를 다시 한 번 증명하는 듯 했다.



■ 팬들과 팀 모두에게 짙은 아쉬움 남긴 리프트 라이벌스

이번해 여름부터 IEM을 대신해 새롭게 등장한 리프트 라이벌스는 몇몇 지역을 라이벌 지역으로 묶은 지역 대항전 형식의 새로운 대회였다. 한국은 대만, 중국과 함께 같은 지역으로 묶였으며, 지난 시즌 자국 리그 최종 순위에 따라 SKT는 삼성, kt, MVP와 함께 리프트 라이벌스에 참가하게되었다.

▲ 새로운 지역 대항전 대회, 리프트 라이벌스


첫 패배 이후 연승을 쌓은 SKT는 마지막 MVP전까지 승리하고 9연승을 기록, 삼성을 재치고 LCK 1위를 탈환하고 리프트 라이벌스 일정을 진행했다. SKT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또 SKT에게는 자신감을 결과로 만들어낼 실력을 가진 팀이었다.

그룹스테이지 예선전 일정동안 SKT는 LMS, LPL 1위 플래시 울브즈와 WE를 상대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챙겼다. 삼성 역시 2승을, kt와 MVP는 비끗하며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승리를 챙긴 LCK는 총 6승 2패의 성적으로 결승으로 직행했다.

▲ '한국 팀 킬러' FW 제압한 SKT의 날카로운 경기력 (영상 출처: OGN)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결승에 올라온 LPL을 상대로 LCK는 '최고의 지역'을 증명하는데 실패했다.

예선전에서는 그 이상 없을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SKT도 다시 만난 WE를 상대로 패배했다. 3세트에서 kt만이 승리를 챙겼다. 결국 3:1로 승리한 LPL이 LCK를 재치고 리프트 라이벌스의 초대 우승 지역이 되었다.

LCK가 최고의 지역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팬들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배우는 자세로 임했던 LPL과 달리, 자신감을 드러냈던 SKT의 인터뷰는 역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팬들은 밴픽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혔다. 플레이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페이커'는 게임 이른시각, 칼날부리 근처에서 무리를 하다가 잡히는 아쉬운 플레이를 보여주는 등,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 리프트 라이벌스, 결승에서 아쉬운 모습으로 패배한 SKT


그리고 이 패배는 단순한 1패로 끝나지 않았다. 언제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SKT. 그렇기에 팬들은 더 많은 기대를 걸었을 것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부담감과 함께, 리프트 라이벌스 참가로 상대적으로 빠듯한 일정을 보낸 SKT에게 연패의 수렁이 펼쳐졌다.

한국에 돌아와 치른 삼성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SKT의 롤챔스 시즌 패배가 계속되었다. 이어진 아프리카, 진에어, 롱주와의 대전에서도 단 1세트 승리조차 거두지 못하며 완패한 SKT는 롤챔스 4연패, 세트 8연패를 기록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선수의 경솔한 행동이 문제되면서 팀 분위기가 좋을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 막판 부활 성공! 4연승으로 PS 진출, '도장 깨기' 실현!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이 유명한 말은 2017 롤챔스 섬머에서도 다시 한 번 증명되었다. 4연패를 기록하며 무너져내려 버리는 듯했던 SKT의 막판 반격이 시작되었다. 새롭게 롤챔스에 합류했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버8을 상대로 승리, 드디어 연패를 끊어내는데 성공한 SKT는 그동안의 연패를 완전히 잊은 것처럼 남은 경기를 풀어나갔다.

에버8, 락스, kt, bbq전을 내리 승리한 SKT는 4연패 후 4연승을 성공한 SKT는 13승 5패, 정규시즌 4위의 성적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되었다. 특히 시즌 2위를 기록한 강적 kt를 꺾은 것은 SKT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 물오른 kt 잡아낸 SKT의 팀 단체 인터뷰 (영상 출처: OGN)


감각을 되찾은 SKT는 '세계 최고'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으로 포스트 시즌 난적들을 상대했다. 와일드 카드전, '마린'을 상대로 SKT의 상체 '운타라'가 활약했다. 마린의 케넨-초가스 픽은 운타라의 나르-트런들에 의해 철저히 막혔다. 결국 2:0으로 아프리카를 꺾은 SKT. SKT의 '도장 깨기'는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플레이 오프 1라운드에서 SKT를 기다린 삼성은 여러모로 SKT에게 까다로운 팀이었다. 이번 시즌 삼성은 SKT를 두 번 모두 2:0으로 꺾은 전력이 있었고, 탑 라이너 '큐베'는 카밀 등 다양한 챔피언들로 절정의 기세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전제 대결이었기 때문일까? 시즌 대결 때와는 달리, 이번 대결에서는 SKT가 삼성을 3:0으로 완파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페이커'의 '미친' 활약이 돋보였다. 리프트 라이벌스에서 보여줬던 아쉬운 모습을 씻는 듯한, 완벽한 플레이가 삼성을 무너뜨렸다. 1세트 루시안을 픽한 페이커는 '크라운'의 탈리야를 압도했다. 2세트에서는 변칙 카드 피즈를 선택해 활약했다. 흔들린 삼성은 3세트에서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반전해보려고 했지만 SKT의 돌풍 같은 기세에서 빠져나올수 없었다.

▲ '페이커'의 '미친' 활약! 간단히 경기 가져온 SKT (영상 출처: SPOTV)


롤챔스 결승을 향한 마지막 상대는 숙적 kt였다. kt는 지난 시즌 '스코어'를 제외한 모든 주력 선수를 교체하며 SKT를 꺾기 위한 '슈퍼팀'을 구성했다. 그 목표는 물론 '세계 최강' SKT였다. 드디어 피할수 없는 경기가 시작되었고, 양 팀은 서로를 꺾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쳤다.

2세트까지 kt의 승리가 이어졌다. kt가 준비했던 카드가 딱딱 들어맞으며 SKT를 위협했다. 위기의 순간, 시즌 내내 활약한 SKT의 '특급 소방수' 블랭크가 등장했다.

▲ 이번에는 '피피블블블'... 벵기형, 보고 계시나요?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추스린 SKT는 밸런스를 맞춘 조합으로 첫 세트 승리를 따냈다. 안정감을 되찾은 SKT는 서서히 '이기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3세트부터 세 번 모두 코르키를 꺼내든 '페이커'의 안정적이면서도 강력한 딜링을 원동력이 되었다. SKT는 침착하게 kt를 밀어내며 패패승승승, 3:2 승리를 만들어 냈다. 이번 승리로 SKT는 kt와의 상성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롤드컵 진출도 달성해냈다.

▲ 이어가는 '도장 깨기'! 역스윕 성공하는 SKT (영상 출처: OGN)


리프트 라이벌스의 아쉬운 패배, 그 이후로 4연패를 기록했던 SKT. '불사조'처럼 되살아난 그들은 4연승으로 연패를 탈출, 정규 시즌 4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했다. 난전들만이 모인 포스트 시즌, 와일드 카드전 아프리카를 꺾으며 시작한 SKT의 '도장 깨기'는 결국 kt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남은 상대는 이번 시즌 '진짜' 변신에 성공한 롱주. SKT의 '도장 깨기'가 롤챔스 우승으로 마무리 될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기대를 갖고 SKT의 모습을 주목했다.

▲ 파죽지세의 '도장 깨기'... 과연 결승까지?


■ 더 잘한 롱주, SKT의 여름 이야기는 여기까지

대망의 롤챔스 결승전이 시작됐다. 신-구의 적절한 조합으로 완전히 달라진 롱주와 흔들리는 듯싶었지만 어느새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온 SKT가 이번 여름의 주인공이었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결승전 승자를 SKT T1으로 예측했다. 근거는 다양했다. 시즌 도중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마지막 연승으로 기세가 좋았다. 난적들이 가득했던 포스트 시즌 경기들을 잘 풀어낸 것도 SKT 상승세에 한 몫했다. 포스트 시즌 kt전에서는 에이스 '페이커'의 기량이 폭발하기도 했다. 여기에 다전제에 강하다는 평가와, '클펠레'로 유명한 이현우 해설위원이 우승팀으로 롱주를 꼽는 등, SKT가 승리할 수 있는 요인은 많아 보였다.

▲ 대망의 결승전, SKT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하지만 롤챔스 섬머, 최후의 승자는 롱주였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력을 펼쳐보였지만, 더 나은 쪽은 롱주였다. 롱주는 이번 시즌 최고의 탑 솔러로 부상한 '칸'의 활약을 앞세워 게임을 전반적으로 경쾌하게 풀었다. SKT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 여름 롱주의 기세를 뛰어넘지 못하며 준우승으로 '도장 깨기'를 마무리했다.

▲ '칸' 활약 앞세워 승리하는 롱주 (영상 출처: OGN)


불사조 같이 뜨거웠던 SKT의 여름 드라마는 이렇게 끝났다. 롤챔스 7회 우승이라는 대기록 갱신에는 실패했지만, 아직 2017년 LoL 대회 무대는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SKT는 챔피언십 포인트 1위로 이미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최고의 무대에서 SKT의 또다른 활약을 기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승전 무대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어려움 끝에 결국 롤챔스 준우승을 성공한 SKT의 또다른 저력을 기대해본다.

▲ SKT의 롤드컵 무대 활약을 기대해보자!


■ SKT T1 2017 롤챔스 섬머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