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개막이 오는 1월 16일로 확정됐다. 라이엇게임즈는 얼마 전 진행됐던 LoL 올스타전 종료 직후에 방송 화면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제 오랫동안 잠들었던 LCK의 열기가 다시 달아오를 예정이다.

다가올 스프링 스플릿을 앞두고 이적 시장이 한창 진행됐다. 대부분 재계약 소식만 들렸던, 그래서 조용하고 차분했던 2017-2018 이적 시장과 비교하면 '대격변'이라고 불릴 만큼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 소속 선수 다수와 계약을 종료하고 빠르게 새로 영입할 선수를 물색 및 영입하는 작업이 한달 가까이 이루어졌다. 이제 팀들 모두 영입 전쟁을 대부분 끝냈다.

팀의 주축이었던 선수들의 대거 이탈. 새로운 선수 영입. 끝까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아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시기들까지. 그런 돌풍 같았던 시간이 모두 지난 지금, 각 팀에서 나간 선수들과 그 팀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을 일괄 정리해봤다.


싹 바꾼 팀들
대대적 변화 택한 그들, '대격변'의 중심에 서다



SKT T1은 큰 변화를 겪은 팀들 중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가장 많이 바꾼 팀이다. 기존 7인의 선수들과 이별했다. 주전급 선수들 중에 '페이커' 이상혁만 남겼다. 그리고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인재들을 빠르게 모아 단단한 로스터를 구축했다.

그렇게 모인 선수들의 이름을 보고 있으면 절로 '드림팀'이라는 표현이 새어 나온다. 그만큼 강하고 탄탄하다. 늘 강력한 모습을 보인 '칸' 김동하가 2015년 이후 탈이 많았던 SKT T1의 탑 라인을 책임진다. bbq 올리버스의 무력 담당이었던 '크레이지' 김재희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협곡을 누빌 정글러 자리에는 젠지 e스포츠의 공격성을 담당했던 '하루' 강민승과 LPL 내에서도 공격적인 정글러로 손꼽히던 '클리드' 김태민이 있다. 이들이 SKT T1 특유의 수비적인 정글러로 변신할 지도 주목받는 포인트다.

'뱅' 배준식의 빈 자리는 '테디' 박진성을 채우면서 공백을 없앴다. 그리고 '울프' 이재완의 부진 및 이탈에는 '마타' 조세형 영입이라는 강수를 뒀다. 늘 '페이커'의 라이벌 팀에서 활약했던 '마타'가 SKT T1 소속 선수가 됐다는 점이 인상 깊다. 모두의 색깔이 강한 SKT T1의 현 라인업 내에서 '마타'가 게임 내 사령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치진 영입도 인상 깊다.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최근 활동했던 김상철 코치와 아프리카 프릭스의 숨은 일꾼이었던 '제파' 이재민 코치를 영입했다. 밴픽과 게임 내 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아 SKT T1의 김정균 감독과 시너지를 잘 낼 것으로 기대된다.


LCK를 두 번 연속 제패했다가 LoL 월드 챔피언십 직전에 무너졌던 킹존 드래곤X도 엄청난 선택을 했다. '칸'부터 '고릴라' 강범현까지 주전급 선수 전원을 잃었다. 시끌벅적했던 이적 시즌 때 꽤 오랫동안 조용하기도 했다. 팬들의 근심이 깊어질 때 쯤, 킹존 드래곤X는 kt 롤스터에서 나온 '데프트' 김혁규와 '폰' 허원석을 잡았다. 아프리카 프릭스 서포터로 활약했던 '투신' 박종익도 영입했다.

꽤 인상적인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섬머 스플릿을 치르면서 폼이 조금씩 하락했던 '프레이-고릴라' 듀오를 '데프트-투신' 듀오로 교체한 건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기존 듀오의 노련함과는 또 다른 색깔을 보유한 듀오가 될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공격적인 라인전으로 유명한데 선만 잘 지킨다면 강력해보인다.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 자리에 올랐던 '폰'은 건강 문제 등 개인 사유로 한동안 출전하지 못한 바 있다. 오랜 경력과 우승 경험 등 화려한 이력을 갖췄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킹존 드래곤X는 '폰'의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개막 전까지 '폰'과 관련된 많은 부분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소위 '클래스'가 있는 선수라 어떻게 부활을 알릴 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최승민 코치와 재계약에 성공한 킹존 드래곤X는 삼성 갤럭시와 LGD에서 활동했던 '에이콘' 최천주를 코치로 영입했다. 최천주 코치를 선수 시절에 좋아했던 팬이라면 오랜만에 LCK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바뀌긴 했는데...
큰 결심에도 불안 요소 보이는 팀들



LCK 우승을 차지했던 kt 롤스터가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2018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에서 탈락한 뒤 큰 변화를 겪었다. '유칼' 손우현과 '데프트'-마타'와 이별했다. 큰 손실이 있었지만 팀의 중심인 '스코어' 고동빈과 탑 라이너 '스맵' 송경호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kt 롤스터의 기존 팀 색깔이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유칼'의 공백에는 '비디디' 곽보성 영입으로 대처했다. 이번 이적 시즌 대어로 불렸던 '비디디'인 만큼 kt 롤스터로의 이적은 큰 관심을 모았다. '유칼'과 많이 비슷한 스타일에 파괴적인 라인전까지 갖춘 '비디디'의 합류로 kt 롤스터의 상체 라인은 그 캐리력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초반 설계에 일가견이 있는 '엄티' 엄성현도 합류, 기존 '러쉬' 이윤재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개편을 감행한 kt 롤스터의 불안 요소는 바텀 라인이다. '마타'의 빈 자리는 '눈꽃' 노회종 영입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적 시즌 내내 마땅한 원거리 딜러를 뽑지 못했다. 다양한 선수와의 접촉에도 원거리 딜러 영입에 대한 공식 발표가 오랫동안 없었고, 팬들의 근심이 깊어졌다. 오랜 고민 끝에 kt 롤스터는 '해강고원딜'이라는 아이디로 더 유명한 '강고' 변세훈을 영입했다. 프로 씬 경험이 없진 않지만, 아무래도 '데프트'와 비교하면 힘이 부족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 감독대행 역할을 수행했던 오창종 감독이 진짜 감독이 됐다. 기존 정제승 코치와 손승익 코치도 잡았다. 이들은 새롭게 태어난 kt 롤스터와 함께 한 해를 더 보낼 예정이다.


2018 LoL 월드 챔피언십 참패가 원인이었을까. 젠지 e스포츠도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젠지 e스포츠는 개편 이후 팀 색깔의 구심점으로 '룰러' 박재혁을 선정했다. '룰러'에 이어 '큐베' 이성진과 '플라이' 송용준을 잡는데 성공한 젠지 e스포츠는 약간의 선수 추가로 내년에 대한 대비를 어느 정도 마쳤다.

눈에 띄는 건 '피넛' 한왕호 영입이다. '피넛'은 LCK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지닌 정글러다. 그가 갔던 팀은 모두 LCK 우승을 차지했다. 락스 타이거즈가 그랬고 SKT T1이 그랬으며 킹존 드래곤X도 마찬가지였다. 젠지 e스포츠가 '피넛' 영입 성공을 힘주어 발표했던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예상한다.

늘 든든했던 '큐베' 옆에 콩두 몬스터 출신 탑 라이너 '로치' 김강희도 붙여놨고, 2018년 젠지 e스포츠를 캐리했던 '플라이'도 잡았다. 하지만 젠지 e스포츠의 로스터에는 불안 요소가 있다. 바로 서포터 자리다. 기존 '코어장전' 조용인과 작별 후에 따로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라이프' 김정민이라는 신예가 예전부터 팀에 있었는데 얼마나 해줄 지가 관건이다. 신인의 어깨가 무겁다.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로 평가받는 '기인' 김기인이 자리잡은 아프리카 프릭스도 선수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팀의 주장이었던 '쿠로' 이서행과 작별한 점이 뼈아플텐데 또 다른 베테랑인 '스피릿' 이다윤을 잡으며 그 공백을 채웠다.

가장 먼저 10인 로스터 체제를 갖춰 숙성시킨 것으로 유명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여전히 탄탄한 라인업 구성에 성공했다. 눈에 띄는 건 역시 kt 롤스터에서 활약했던 '유칼' 영입이다. 이로써, 아프리카 프릭스는 살짝 아쉬웠던 미드 라인 파괴력을 갖추게 됐다. '기인-유칼'의 원투 펀치가 기대된다. 잘할 땐 그 누구보다 잘해주는 '스피릿'과의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다.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서포터 자리에 구멍이 뚫렸다. '투신'의 이탈에 이렇다 할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존 '젤리' 손호경이 팀과 함께 하고 '프라우드' 이정재도 영입했지만, '투신'의 빈 자리가 커보인다. 여기 역시 젠지 e스포츠처럼 새롭게 선보일 서포터의 어깨가 많이 무겁다. 그리고 '투신'처럼 경력이 오래된 서포터와 함께 하지 않을 '에이밍' 김하람의 경기력도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보인다. 좁은 외나무다리를 아슬아슬 걷는 느낌을 준다.

팀의 전략을 수립했던 '코멧' 임혜성 코치와 '제파' 이재민 코치를 잃은 아프리카 프릭스는 '노페' 정노철을 코치로 영입하며 '대박'을 냈다. 게임 이해도에 남다른 면모를 보이는 정노철 코치의 합류가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줄까.


한화생명e스포츠는 뼈아픈 결정을 했다. 강현종 감독이 직접 발굴하고 키운 '린다랑' 허만흥, '성환' 윤성환과 작별했다. 그래도 '라바' 김태훈과 '상윤' 권상윤, '키' 김한기 등 주축 멤버들을 잘 잡았다. 그 위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 지 궁금했는데 한화생명e스포츠는 대규모 영입으로 대답했다.

먼저 정글러 자리에 '무진' 김무진이 들어왔다. '무진'은 LMS의 플래쉬 울브즈에서 활약, 뛰어난 캐리력을 선보였던 선수다.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주춤했지만, 이미 자신의 실력을 여러 번 선보인 만큼 LCK에서도 통할 지 궁금하다. bbq 올리버스 출신 '템트' 강명구와 '보노' 김기범도 합류, 주전 경쟁에 나선다. 진에어 그린윙스의 '소환' 김준영과 SKT T1의 '트할' 박권혁도 한화생명e스포츠의 식구가 됐다.

10명을 꽉 채웠다. 강현종 감독은 소위 'S급 영입'보단 팀원들의 시너지를 중시하는 감독이고 이번에도 그걸 중점으로 로스터를 꾸렸다고 밝힌 바 있다. 강현종 감독은 처음부터 그랬고, 늘 괜찮은 성과를 올렸던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전부터 지금까지 강현종 감독의 방식은 늘 '슈퍼 스타의 부재'라는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전쟁과도 같았던 이번 이적 시즌 동안 묵묵하게 자신의 철학을 밀고 나갔던 강현종 감독과 한화생명e스포츠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기존 '엠퍼러' 김진현 코치와 결별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호진석 코치와 함께 할 파트너로 '웅' 장건웅 코치를 낙점했다. 강현종 감독은 점점 몽상적인 밴픽을 요하는 패치 방향에 따라 장건웅 코치를 영입했다고 전한 바 있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일단, 그들도 한화생명e스포츠처럼 주전급 멤버 다수와 작별했다. 그러면서도 그럴싸한 로스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소환'과 '엄티' 엄성현, '테디' 등 5명과 이별하고도 총 7명을 영입해 두터운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떠난 '린다랑'의 정착지가 된 진에어 그린윙스는 에버8 위너스에서 이름을 알렸던 '말랑' 김근성을 데려갔다. 젠지 e스포츠(당시 삼성 갤럭시)와 LMS의 G-렉스에서 활동했던 '스티치' 이승주도 영입했다. 신인들도 꽤 많이 챙겼다.

하지만 진에어 그린윙스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먹을 건 정말 많은데 메인 반찬이 부족한 것 같다. 팀원 간 시너지와 팀워크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게 리그 오브 레전드라곤 하지만, 대회 경기라서 중심이 되어줄 선수의 존재 역시 중요하다. 진에어 그린윙스에는 그런 선수가 없다. '상윤' 혹은 '키'가 있는 한화생명e스포츠 보다 어찌 보면 더 불안해보인다.

김상철 코치와 작별한 진에어 그린윙스는 위너스에서 오랫동안 코치직을 수행했던 '알빙고' 최병철 코치를 영입했다. 에버8 위너스 시절에 LCK의 맛을 봤던 코치인 만큼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호흡이 어떨지 기대된다.


우리, 1년 더 하게 됐다
챌린저스 출신 3개 팀, 기존 멤버 잡다



재미있게도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승격한 팀들이 기존 멤버들과 2019년을 보낸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그리핀도 마찬가지다. 그리핀은 기존 멤버 이탈을 최대한 막는데 성공했다. 신인 '캐비' 정상현도 영입했다.

스틸에잇에 인수되면서 새롭게 출발할 그리핀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다. 다른 팀들이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팀워크를 맞추는 작업부터 할텐데 그리핀은 그런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된다. 그들이 잘했던 걸 보강하고 못했던 걸 보완하기만 하면 된다.


이번에 승격한 배틀 코믹스도 그리핀과 똑같은 행보를 보였다. 기존 탑 라이너였던 '소아르' 이강표 대신 '위저' 최의석을 영입한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 새로 온 탑 라이너와 팀워크를 맞추는 작업을 필요하겠지만 기존 팀 색깔이 그대로 이어질 것 같다. 팀의 중심으로 평가받는 '온플릭' 김장겸과 '도브' 김재연, '할로우' 신용진이 건재하다.


담원 게이밍도 위의 두 팀과 궤를 같이 한다. 기존 선수들의 이탈이 없었고 신예 한 명과 중고 신인 한 명을 새롭게 영입했다. '캐니언' 김건부와 bbq 올리버스에서 원거리 딜러로 있었던 '캄' 이채환(당시 '아리스')를 팀에 합류시켰다. 승강전 당시와 주전 멤버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이들 역시 팀워크를 맞추는 것보단 기존 스타일을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담원 게이밍에 2018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iG의 사령탑 김정수 감독이 코치로 왔다는 점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전한 김정수 코치가 담원 게이밍과 함께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