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4일에 적용된 9.2 패치로 143번째 챔피언 '사일러스'가 추가되었다. 사일러스는 적의 궁극기를 강탈하여 사용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챔피언이다. 기존에도 소환사 주문 등을 훔쳐 쓰는 '조이'와 같은 챔피언이 있었으나, 챔피언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궁극기'를 복사하는 파격적인 콘셉트는 등장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과연 사일러스는 어떤 챔피언이고,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 상대 궁극기를 강탈하여 사용하는 사일러스


■ 궁극기를 강탈해쓰는 다재다능한 근접 AP 챔피언, 사일러스의 장점은?

'상대방의 궁극기를 쓴다'라는 사일러스의 콘셉트만 보면, 굉장히 스킬 메커니즘이 복잡한 챔피언으로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사일러스의 조작은 생각보다 직관적이다.

Q스킬로 광역 대미지와 슬로우를 걸고, 돌진 스킬인 W스킬로 대미지와 체력 회복을, E스킬로 보호막을 걸고 원하는 위치로 돌진할 수 있다. 기존에도 있었던 스킬들을 적절히 섞은 스킬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 번씩만 사용해보면 바로 이해가 될 정도로 스킬들이 직관적이다.

궁극기 강탈도 간단하다. R스킬을 적 챔피언에게 맞추기만 하면, 곧바로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단, 한 번 강탈한 궁극기를 다시 쓰기 위해서는 다시 궁극기를 강탈해야 하고, 챔피언마다 각각 강탈이 가능해지는 쿨타임이 적용된다.

▲ 스킬들의 유틸성은 뛰어나지만 조작 자체는 매우 직관적이다


기본 스킬들의 조작은 매우 직관적이지만, 스킬 성능이 떨어지진 않는다. 사일러스의 유틸성은 비교적 우수한 편이다.

사일러스의 Q스킬은 범위기로 라인 정리에 큰 도움을 주고, 슬로우 효과도 갖고 있다. W스킬은 체력 회복량이 엄청나 변수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E스킬 역시 매우 유용하다. 짧은 거리지만 벽을 넘을 수 있고, 실드도 얻을 수 있다. 이후 스킬을 한번 더 사용해 사슬을 맞히면 꽤 먼거리를 추가로 이동할 수 있다. 이동, 실드, 대미지, 에어본까지, 공수가 조화로운 스킬이기에 활용 폭이 매우 넓다고 할 수 있다. 이동기도 많고 라인 유지력도 좋아 라인전도 비교적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다이브에도 아주 능해, 유리한 상황을 굳히기도 좋다.

궁극기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피들스틱 궁극기를 훔쳐, 보유한 이동기를 활용하여 적 진영을 초토화 시킬수도 있고, 갈리오 궁극기로 글로벌 운영도 가능하다. 준수한 성능의 이동기를 기본 스킬로 가진만큼, 대부분의 궁극기와 잘 어울려 기상천외한 활용이 가능하다.

사일러스의 또 다른 장점, 라인을 크게 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탑, 미드 솔로 라이너로 기용되지만, 정글러로 활용도 가능하고, 상대의 조합에 따라 서포터로 쓰는 것 역시 고려해봄직하다.

▲ 회복과 보호막으로 딜견적이 안나온다. 궁극기의 포텐셜도 무궁무진! (출처: youtube '프로관전러 P.S')


■ 그렇다면 사일러스는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고, 성적은 어떨까?

여러가지 장점은 있지만, 등장 직후의 사일러스는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잘 풀리면야 더할 나위 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무력하게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설사 잘 풀렸다고 해도, 챔피언 특성상 적 스킬 연계에 쉽게 잘릴 수 있어 리스크가 높은 편에 속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엔 탱킹력을 올려 특유의 전투 지속력을 바탕으로 전투를 길게 끌고 가는 유형의 사일러스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어느 정도의 탱킹력을 확보한 사일러스는 빠르게 '얼어붙은 건틀릿'을 확보한 후 이동기로 끊임없이 적에게 달아붙어 CC로 움직임을 봉쇄하고, 회복과 보호막으로 계속해서 생존한다. 과거 '에코'를 탑에서 활용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사일러스의 스킬 구조 특성상 방어 중심의 빌드를 선택하도 화력이 어느정도 보장되기에, 최근엔 암살자 스타일의 공격적인 룬 외에 '착취의 손아귀' 등의, 생존력과 유지력을 강화하는 빌드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 감전 등 암살자용 룬 빌드보다, 착취로 생존력을 올리는 것이 대세로 굳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사일러스의 솔로 랭크 성적표는 그렇게 좋진 못하다. 물론, 추가 패치로 일정 부분 상향되었고, 앞서 언급했던 연구 등을 통해 어느정도의 승률 상승이 있었지만, 여전히 47%~48%대에 그치며 승률면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외부 변수가 많은 챔피언이고,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라 성능차가 큰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된다.

사일러스의 LCK 성적 역시 좋지 못한 상태다. 사일러스는 SKT T1의 '페이커' 이상혁과 킹존의 '라스칼' 김광희가 꺼내 들었지만 모두 패배했다. 두 경기 모두 사일러스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하는 모습만 보였다.

실제 보여지는 수치가 결코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사일러스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챔피언 자체의 포텐셜이 높은만큼, 유저들의 숙련도가 올라가고, 연구가 거듭되면 승률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프로 리그에서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챔피언이다. 현재 LCK에 2패만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제 1일차가 지났을 뿐이고, 해외 리그에서는 이상적인 모습도 여럿 보여주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의 평가도 좋은이니 계속 연구되고,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연구가 끝난 사일러스는 어떤 모습일까? 독특하고, 화려한 플레이를 챔피언인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

▲ 사일러스는 한국에서는 그렇게 좋은 모습을 못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