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패치가 진행될 때마다 메타가 변화하면서 대회와 랭크에서 여러 챔피언이 피고지곤 합니다. 물론 매 경기가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도박적인 픽의 시도도 많고, 새로운 메타의 연구되는 편이죠. 랭크에서 활약하는 챔피언이 모두 프로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밴픽률 100%를 달성하면서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하고 활약하는 챔피언의 동향 파악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핵심이 되는 챔피언을 파악해두면 나의 승률에도 도움이 되고, 이후 진행되는 리그 경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갑작스럽게 상승세를 탄 챔피언이 있습니다. 초식정글러의 대표주자인 '아무무'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 오랜만이야! 랭크 게임에 얼굴 보이는 '아무무'


그동안 대회나 랭크할 것 없이 아무무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이동 기술도 부족한데다가 붕대를 맞추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지표 측면에서도 하위권을 자랑해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무가 은근히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가량에 불과했던 픽률은 9.2%로, 만년 하위권이던 승률도 51.9%로 말 그대로 환골탈태하는 데 성공합니다.

▲ 픽&승률 모두 상승! 아무무의 전반적인 성적 반등 (통계 출처: fow.kr)


이런 변화는 아무무 자체의 성능 개선과 함께, 9.8 패치까지의 지속적인 탱커 상향 조치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8 패치에서 아무무의 기본 지속 효과인 '저주의 손길'은 10%에서 13%로 피해량이 상승했고, 이니시에이팅 수단이자 핵심 스킬인 '붕대 던지기(Q)'의 재사용 시간이 1레벨 기준으로 4초 감소하면서 초반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덕분에 Q를 맞추지 못하면 찾아오는 현자타임이 상당히 개선된 셈입니다.

이외에도 탱커들에게 어울리는 룬과 아이템의 변화가 아무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9.7 패치에서 '과잉성장'의 최대 체력 증가량이 2.5%에서 3.5%로 늘어나면서 체력에서 이득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잿불거인' 및 '가시 갑옷'처럼 탱커 아이템도 상향되었는데, 요즘 들어 아무무가 AP 아이템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상황에 따라서 도움이 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 패치로 상향 받은 아무무


아이템 선택 측면에서도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탱킹 아이템만 챙기던 빌드에서 '결의' 룬 빌드를 중심으로 생존력을 챙기면서, 주문력 중심의 아이템을 맞춰 공격성을 갖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룬은 공격형 챔피언들도 종종 사용하는 '여진'을 주로 선택합니다. 특이한 것은 평타 공격을 통한 패시브 활용을 위해 보조 룬으로 공격 속도를 챙긴다는 점입니다. 아이템은 '룬 메아리', '마법공학 초기형 벨트-01', '모렐로노미콘', '존야의 모래시계'와 같은 일반적인 AP 아이템들을 사용합니다. 또, 통계상 사용률은 낮았지만, 여전히 방어형 아이템을 구매하는 모습도 확인되었습니다.


▲ 아무무가 주로 선택하는 아이템&룬 빌드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물론 이런 변화는 주로 플래티넘 이하의 티어에서 주로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상위 티어에서의 픽률이나 승률은 전체 평균에 비해 크게 오르진 않은 상황입니다. 스킬셋 자체가 갖는 한계 때문인지 아직 상위권에서는 5할 미만의 승률을 보이고 있는 중이죠.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아무무를 플레이하며 연구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대회에서 깜짝픽으로 사용된 탈리야-판테온 조합처럼 아무무도 깜짝픽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과연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를 대표했던 정글러인 이 슬픈 미이라는 다시 대회에 등장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진행될 프로들의 경기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