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에는 수많은 챔피언이 등장하며, 이들을 선택해 랭크 게임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똑같이 사랑 받지는 않죠. 50%에 가까운 픽률을 보여주는 챔피언이 있는가 하면, 픽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챔피언도 있습니다.

랭크 게임에서는 승률도 챔피언 인기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딱히 좋아하지 않는 챔피언이라도, 승리할 수 있다면 종종 그런 챔피언을 선택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승률이 높은 챔피언들은 모두 픽률이 높을까요? 통계를 살펴보면 막상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승률이 높으면서도 랭크 게임에서 선택 받지 못하는 챔피언은 누구이며, 왜 그럴까요? 이번에는 높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픽률을 보여주면서 대세가 되진 못한 챔피언들을 살펴봅니다.

▲ 대세가 되진 못했지만... 랭크 승률만큼은 높은 챔피언들!


■ 칙칙한 외모 때문일까? 여전히 인기 없는 묘지기 '요릭'



요릭은 리워크 전에는 강력한 라인전 능력과 부활 효과를 통한 아군 캐리 극대화 같은 차별점을 무기로 대회 메타를 지배했던 적도 있는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그런 시기조차도 요릭은 일반 유저들에게 외면 받을 정도로 인기와는 거리가 먼 챔피언이기도 했습니다.

낮은 인기의 원인으로는 요릭의 못생긴 외모와 단조로운 스킬 구조가 꼽혔습니다. 요릭은 당시 리그오브레전드의 대표적인 '추남' 캐릭터로 통했었죠. 거기에 강력하긴 하지만 다소 심심한 스킬 구조 덕분에, 성능과 관계 없이 픽률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리워크 이후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결국 강력한 상향을 포함한 9.2 패치 이후에야 요릭에게 황금기가 찾아왔습니다. 궁극기로 소환하는 '안개 마녀'가 강화 되고, 스킬 메커니즘이 일부 변경되면서 리워크로 개선된 스킬과 강력해진 성능을 모두 손에 넣은 요릭이 드디어 대세 챔피언으로 등극, 랭크와 대회를 모두 지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살펴본 그의 운명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전 활약했던 모습도 지금은 너프와 메타의 변화로 잊혀진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죠. 1.7%의 낮은 픽률도 이를 설명해줍니다. 53.1%(전체 1위)로 높은 랭크 승률만이 지금 요릭의 유일한 위안거리인 것 같습니다.

▲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대세였는데... (영상 출처: LCK 유튜브)


■ 대세가 되기엔 뭔가 부족해... 망나니 기사 '클레드'



탔다가, 내렸다가, 다시 탔다가! 무언가를 타는 챔피언 중에선 독보적인 기승감을 자랑하는 클레드도 높은 승률과 낮은 픽률로 아쉽게 대세가 되지 못한 챔피언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실 클레드는 처음 소환사의 협곡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지금까지 랭크 성적이 낮았던 적이 거의 없는 챔피언입니다. 우선 챔피언 조작이 그리 어렵지 않고, 궁극기는 아군과 한타에 쉽게 기여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그러면서도 성능이 절대 나쁘지 않아서, 대체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죠.

▲ 평균 승률이 5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는 클레드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하지만 이렇게 준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클레드도 대다수 유저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습니다. 물론 클레드도 괜찮은 챔피언이지만, 완벽한 챔피언은 아니라는 뜻이겠죠. 클레드의 대미지나 전투력은 현재 상황이나 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버럭버럭(W)'은 대미지 기대값은 높지만 평타에 자동으로 발동하기 때문에 원하는 상황에 적중 시키는 것이 쉽지 않고, 논타겟팅으로 구성된 Q-E 스킬은 쿨타임이 제법 긴 편으로 빗나간 경우 클레드가 공격을 들어가기 어려운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스칼'에서 내린 상태라면 클레드의 능력 대부분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필요한 상황에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클레드가 최근 일주일 동안 2%의 픽률과 52.9%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 여러 조건이 스트레스로 작용? 승률에 비해 픽률 낮은 클레드


■ 잘쓰면 좋은데, 그게 어렵네... 시간의 수호자 '질리언'



질리언은 전형적인 장인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는 챔피언입니다. 잘쓰면 좋은데, 그게 쉽지가 않죠. 주력 스킬인 '시한 폭탄(Q)'은 높은 대미지와 함께 광역 스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스킬이지만, 논타겟팅 스킬인데다 두 번 연속 적중 시키지 않으면 스턴과 즉발 피해가 발동하지 않기에 상대에게 대처할 시간을 주게 됩니다. 마나 소모가 크기 때문에 스킬이 빗나갈 때 마다 게임도 힘들어집니다.

이런 불안정성 때문일까요? 처음 미드 라인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질리언은 지금은 대체로 서포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포터가 되더라도 궁극기 '시간 역행'을 통해 아군을 되살리는 능력은 여전하고, 다소 맞히기 어려운 스킬도 다수가 전투를 벌이는 상황에서는 좀 더 맞히기 쉬운 면도 있겠죠.

그러나 본질적으로 스킬 적중이 어려운 점은 여전하고, 생각보다 숙련이 필요한 챔피언이기 때문에 픽률은 3.4%로 높은 편은 아닙니다. 다만, 챔피언 사용에 익숙한 유저들의 활약으로 52.7%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스킬만 잘 들어간다면 압도적인 위력을 보여주긴 한다


■ 일단은 '컴백' 성공! 돌아온 챔피언 '럼블'



럼블은 원래 대회와 랭크 게임을 가리지 않고 자주 쓰였던 대세 챔피언이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바뀐 패치와 메타에 밀려, 승률과 픽률이 모두 낮은 비주류 챔피언으로 전락했었죠.

그러나 9.7 패치에서 '고철 방패(W)'와 궁극기 '이퀄라이저 미사일'의 상향이 적용되면서 다시금 럼블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패치의 변화 외에도 그동안 탑 라인에서 주로 활용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롭게 미드 라인을 개척하는데 성공하면서 럼블은 다시 높은 승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9.7 패치로 상향된 럼블. 덕분에 승률도 높아졌다


아직도 52.4%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럼블이지만, 픽률은 3.6%로 그렇게 까지 높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9.7 패치 이후보다는 픽률이 다소 내려갔습니다. 전체적인 승률 상승과 성공적인 포지션 확장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픽률 상승은 저조한 모습이죠.

승률이 올라왔음에도 전성기 수준의 픽률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겠죠. 럼블에게 오랫동안 어려운 시기가 지속 되었던 점, 생각보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챔피언들이 다수 있다는 점, 럼블이 대체 불가능한 픽은 아니라는 점 등이 그러합니다. 또 최근 LCK에도 등장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일반 유저들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다가오면서, 픽률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한 것 같습니다.

▲ 게임은 이겼지만, 럼블은 아쉬웠던 한판 (영상 출처: LCK 유튜브)


■ 우직하지만 미련한 곰? 달리는 챔피언 '볼리베어'

뚜벅이로 놀림 받았던 볼리베어의 승률이 높아진 것은 최근 일어난 일입니다. 얼마전 9.9 패치에서 볼리베어는 주력스킬 '광란(W)'에 버프를 받았습니다. 모든 스킬 레벨 구간에서 공격 속도 증가량이 5%씩 증가 했으며, 스킬 레벨 1 기준으로 4%에서 9%로 크게 강화된 셈입니다.

해당 패치 이후 상위권을 포함한 랭크 전체 구간에서 볼리베어의 승률 상승이 확인 되었습니다. 상승세를 탔던 볼리베어의 승률은 현재 51.9%로,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이에 따라 볼리베어의 픽률 또한 소폭 상승했습니다.

▲ 볼리베어의 승률을 크게 띄워준 9.9 패치


볼리베어의 픽률 상승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승률에 비하면 현재 3.9%로 다소 아쉬운 수준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하면 확실히 픽률은 증가한 것은 사실이고, 지금도 아주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요. 다만 비슷한 승률을 기록한 다른 '대세' 챔피언들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부족하긴 합니다.

이는 볼리베어의 태생적인 한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직접 전투를 벌이면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지만, '뚜벅이'라는 별명처럼 발로 뛰어 적에게 접근해야 하는 챔피언 특성상 자주 가로막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템 '정당한 영광'을 자주 선택하기도 하죠.

완전한 대세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볼리베어의 앞날은 비교적 밝은 편입니다. 얼마전 전세계 투표를 통해 리워크를 확정 지었기 때문입니다. '아트록스', '모데카이저'의 예시 처럼, 대규모 리워크를 받은 챔피언들이 새로운 대세가 되기도 했던 만큼, 볼리베어 역시 리워크 이후의 모습을 기대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 리워크가 확정된 볼리베어. 진정한 대세로 거듭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