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승 3패. 한화생명e스포츠 '데프트' 김혁규가 징크스로 거둔 성적이다. '데프트'는 25일 경기에서 징크스 승률이 93%가 넘는 이유를 플레이로 선보였다. 라인전 단계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가는 것까지. 징크스로 영향력을 어디까지 펼칠 수 있는지 잘 보여준 경기였다.

'데프트' 만큼 오랫동안 징크스를 잘 다루는 선수는 흔하지 않았다. 미끄러질 수 있음에도 가장 앞장서서 딜을 넣었다. 해당 플레이에 관해 '데프트'는 "쓰레쉬라는 보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상대 조합상 내가 충분히 먼저 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 원거리 딜러가 앞장서서 싸워줘야 한다"며 해당 플레이의 근거를 들고,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 '데프트'의 '최애' 스킨

'데프트'는 징크스의 스킨과 아이템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남다른 안목을 보여줬다. 이전에 '데프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징크스 스킨으로 '당돌한 엘프'를 뽑은 적이 있다. 하지만 오늘 '불꽃놀이' 징크스를 선택했다. 그 이유로 "예전에 중국에서 활동할 때가 떠올라서 선택했다. 당시 이 스킨을 끼고 많이 승리한 기억이 있다"며 각 스킨마다 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아프리카 프릭스전과 다른 아이템 선택에 관해서는 "지난 경기에서 폭풍 갈퀴를 먼저 구매했는데, 오늘 고속 연사포를 첫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경험상 고속 연사포가 이번 경기에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상대 팀에 사거리가 긴 챔피언이 있었고, 오늘은 내가 긴 사거리를 이용한 플레이를 해야했다"라며 아이템 선택의 이유를 들었다. 이어 '데프트'는 "소환사 주문으로 정화를 들고 수은 장식띠를 간 이유는 나만 죽지 않으면 상대가 변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유리한 경기를 굳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데프트'는 오늘 자신의 생존을 책임져줬던 '뷔스타' 오효성에 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뷔스타'의 플레이를 "누가 가르쳐 준다고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뷔스타'는 한타 때 알아서 잘해준다"며 "메타 파악이나 컨디션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것만 잘해주면, 앞으로도 잘할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데프트'는 이번 시즌 바뀐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했다. "작년에 허리가 아프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일도 있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것을 떠나서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 재미있게 안 살면 사는 게 쉽지 않더라"며 마음가짐이 바뀌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작은 곳에서라도 재미를 찾아보려고 한다. 요즘 입욕제를 사는 것에 관심을 두는데, 그런 소소한 재미를 찾고 있다. 휴가 때 개인 방송을 하거나 가끔 운전도 해본다. 앞으로 그런 소소한 행복들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며 김혁규의 삶에 관한 말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