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경계하고 있는 팀은 농심 레드포스. 다음 한화생명e스포츠전, '쵸비'만 막으면 이길 수 있다."

젠지 e스포츠는 지난 11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5일 차 1경기에서 DRX를 2:0로 압도하면서 가장 먼저 8승을 달성했다.

예상했던 승리긴 하지만, 2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는 점에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었다. 젠지 e스포츠는 앞선 경기인 담원 기아와 T1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개막전 이후 무패 질주를 하고 있던 중에 마주한 연패라 타격이 더욱 컸다. 주영달 감독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패를 하면서는 당연히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죠. 다들 힘들어 했지만, 그 중에서도 '라스칼' 김광희 선수가 진짜 힘들어 했어요.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도 미안했던 게, 우리는 대놓고 탑 챔피언을 보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카운터를 자주 맞을 수밖에 없었어요. 선수의 폼과 별개로 코칭스태프가 좀 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 것도 있었죠. 2연패를 하면서 자책을 많이 하길래 이런 이야기 하면서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격려를 많이 해줬던 것 같아요.

선수들도, 저를 포함한 코칭스태프도 부족함을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어요. 신뢰 관계도 살짝 무너진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 어느 정도 해결한 상황이에요. 인게임 피드백은 딱 하나였어요. 급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요. 뭐든지 너무 급하게 해서 사고가 자꾸 났거든요. 오늘도 그런 모습이 조금 나와서 아쉬워요. 그 외에 밴픽은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저희 밴픽이 좀 일차원적이잖아요. 당연히 인지하고 있고, 다양하게 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최근 젠지 e스포츠의 밴픽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건 두 가지는 비에고와 직스다. 비에고를 1픽으로 빠르게 뽑는 걸 선호하는 모습이었고, 1티어로 떠오른 직스는 아직 한번도 고르지 않았다. T1전서 '구마유시' 이민형의 직스에 두 세트를 모두 내준 뒤, '룰러' 박재혁이 솔로 랭크에서 직스를 연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에고는 연습 과정에서 플레이가 괜찮았고, 상대할 때도 까다롭다고 느꼈어요. 시즌 초부터 비에고를 좋게 보고 있긴 했는데, 결과가 안 좋을 때가 좀 있었죠. 그래도 탑-정글-미드 다 활용 가능한 픽이고, 1티어라고 생각해서 선픽으로 가져왔어요. 직스도 좋은 챔피언이죠. 다만, '룰러' 선수가 워낙 잘 치는 원딜이잖아요. 그래서 제한됐던 것도 사실이긴 해요. 분명한 건 상체 메타에서 직스는 굉장히 좋은 픽이고, 우리도 언제든 꺼낼 수 있다는 겁니다."

젠지 e스포츠는 DRX전을 승리하며 2라운드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주영달 감독은 2라운드서 가장 견제되는 팀으로 농심 레드포스를 꼽았다. 농심 레드포스는 서머 들어 확실히 치고 올라온 팀으로, 상위권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2라운드서 가장 경계하고 있는 팀은 다크호스 농심 레드포스요.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크림도 잘하고, 지금 메타와도 정말 잘 맞아요. 특히, 다들 아시겠지만 '리치' 이재원 선수가 최근 솔로 랭크 보면 폼이 정말 많이 올라왔어요. 그리고, 솔직히 농심 레드포스 진짜 열심히 해요. 임혜성 코치가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더 올라간 것 같아요. 확 잡아주는 사람이 들어와서 그런지 더 단단해진 느낌이에요."

이제 젠지 e스포츠는 다음 경기서 한화생명e스포츠와 맞붙는다. 한화생명e스포츠도 폼을 꽤나 끌어올린 터라, 1라운드보단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영달 감독 역시 한화생명e스포츠는 무조건 잘하는 팀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도 승리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덧붙였다.

"저도 그렇고, 코치들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초반에 성적을 잘 못 낼 때도 무조건 올라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연습 때 잘하기도 했고, 그냥 무조건 잘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경기력이 좀 올라와서 경계되긴 하는데, '쵸비' 정지훈 선수만 잘 대처하면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팬분들께 담원 기아-T1전에서 실망스런 모습 보여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었어요.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정말 잘 인지하고 있으니, 꼭 보완해서 2라운드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