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8일 차 2경기, 농심 레드포스가 kt 롤스터와 혈전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1세트는 '라스칼' 김광희의 슈퍼 플레이에 의해 완패를 당했지만, 2-3세트를 내리 따냈다.

농심 레드포스는 시즌 첫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일격을 맞으며 1패로 출발했으나 이후 호흡을 맞춰나가 3연승에 성공했다. kt 롤스터와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3세트, 농심에게 승리를 안긴 건 베테랑 선수들이 아닌, 신예 중 신예 '피터' 정윤수의 알리스타였다.

'피터' 정윤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편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작년에도 CL 로스터엔 있지만 경기를 뛰지 않았다. 비시즌에 열린 케스파 컵을 제외하면 가장 최근 경기가 2020년 12월 LCK 아카데미 시리즈다.

그랬던 선수가 어떻게 바로 LCK 무대 주전 서포터 자리를 꿰찰 수 있던 걸까? 경기 후 만난 '피터' 정윤수의 대답은 '잘 모르겠다'였다. 그런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자세한 답변은 임혜성 코치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임혜성 코치는 "주전 다섯 중 서포터가 조금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찰나 2군 서포터 중 점수도 어느 정도 높고, 성격도 좋고 배우려는 자세가 좋은 선수가 있다고 들어서 일단 바로 올려서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처음에는 솔직히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스크림, 피드백 등 뭔가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가 보기 좋았고, '피터' 선수가 어릴 때 바둑을 했는데, 수싸움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잡혀 있어 습득 능력이 뛰어나더라. 그리고 유틸 메타에 강점을 보였다. 특훈으로 저녁 시간 이후 '에포트' 이상호 선수와 CL 바텀 '바이탈' 하인성 선수가 바텀 구도에 대한 2:2 연습을 정말 많이 도와줬는데, 이 부분도 '피터' 선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피터' 정윤수는 처음 LCK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 의아했다고 한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리고 팀원들이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라 부담도 됐다. 하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큰 도움이 됐다.

1군 콜업 소식을 들었을 때,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우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연습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열심히 했다. 예전 경기들도 챙겨보면서 콜에 대한 노하우도 배우고, 피드백을 받을 때는 컴퓨터 옆에 노트와 펜을 놓고, 직접 정리한다. 아침마다 노트를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연습 때도 맑은 정신으로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은 쓰레쉬, 라칸, 카르마라고 답했다. 기본적으로 이니시에이팅에 능한 챔피언을 선호하며, 카르마의 경우에는 상대 스킬을 피하면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이 자신과 잘 맞는다고 답했다.

끝으로 '피터' 정윤수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팬들에게 신뢰감을 얻는 선수"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라도 "'피터'가 뭔가 해줄 거야"라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선수 말이다. 준비된 신인 '피터' 정윤수의 존재만으로 농심 레드포스는 기존 전력을 벗어난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진 팀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