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LoL 프로씬의 한 해를 돌아보는 LCK 어워드가 마무리됐습니다. 많은 참석자들이 내년에는 잘해서 더 많은 상을 가져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올해 MSI-LCK 서머-월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구마유시' 이민형 역시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기량을 끌어올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최고의 지표(KDA-평균 킬-분당 골드 획득 모두 2위, 1위 TES '나이트-잭키러브')와 플레이를 자랑했는데, 한 세트 차이로 우승컵을 내줘야 하는 아쉬운 경험도 했죠.

그렇지만 '구마유시'는 다시 정상을 목표로 빠르게 털고 일어났던 선수였습니다. 팬들과 소통하며 회복했고, 여전히 자신감 있는 답변을 하고 있었죠. '구마유시'의 2022 시즌에 굴곡이 많았다면, 2023 시즌은 계속 잘해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Q. LCK 어워드 자리에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어떤 기분이 드나요.

올해 처음 참석하는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좋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Q. 2022 시즌에 '구마유시' 선수에게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돌아보면 어떤 해였나요.

많은 일이 있었죠. 잘했다고 느꼈던 시기도 있지만, 아쉬운 순간들도 많았어요. 모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Q. 2022 월즈에서 KDA-딜 여러 지표에서 빠지지 않고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는데요. 상대적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서머 후에 다시금 어떻게 폼을 이렇게 끌어올릴 수 있었나요.

저는 쉬고 다시 폼을 끌어올리는 단계, 그리고 폼이 잘 나오는 시기가 있어요. 폼이 잘 나온 단계가 월드 챔피언십이라고 봅니다. 서머 때는 폼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저에겐 쉬는 기간도 중요해서요.


Q.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끝나고, 개인 방송을 키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여러 감정을 정리할 만한 시간일 텐데, 어떻게 바로 팬들과 소통할 생각을 하게 됐나요.

저희가 한국에 있을 때는 스트리밍을 하거나 팬미팅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뭔가 방송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거든요.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제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서 바로 방송을 켰어요.

여러 감정이 든 결승전이지만, 오히려 그런 감정들을 팬들과 같이 나눴을 때 더 해결책이 잘 나와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 LCK 어워드 특별상 수상한 '구마유시'

Q.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드래곤-바론을 가리지 않고 모두 스틸했어요. 평소 징크스 궁극기로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잘 만들어내는데, 스틸과 궁극기를 어떻게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나요.

몇 초 뒤에 결과를 잘 예측하는 것 같아요. 몇 초 후에 바론이나 상대 체력이 떨어지거나 이 위치에 있을 거라고 계산해서 플레이하거든요. 초 단위로 초에 1천 대미지가 들어간다고 치면, 7초 뒤에 7천 대미지잖아요. 그런 계산을 하면서 플레이 해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Q. 방송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3년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는데요. 이제는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한 상태인가요.

지금 생각해 봐도 엄청 놀라운 선택이라서 '리스펙'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3년이라는 긴 시간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흔하진 않잖아요.

방송 당시에 '페이커' 선수의 커리어를 언젠가 넘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상혁이 형과 함께 커리어가 오르면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그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뭐 같이 오르고 이후까지 제가 계속 잘하면 언젠가 따라잡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될 것 같아요.



Q. 리빌딩한 다른 팀과 달리 T1만 로스터를 유지해 강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오랜 합에서 나오는 가장 큰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일까요.

원래 다들 잘하는데, 잘하는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분위기라고 봐요. 지금까지 잘했으니까 그 경험들을 잘 살려서 내년에도 잘하면 될 겁니다.


Q. '구마유시'하면 자신감 있는 말이나 도발이 떠올라요. 이런 말을 하는 선수들이 점점 줄어드는데, 본인은 이런 인터뷰를 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나요.

솔직히 본인의 실력에 자신감 있는 선수들은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두려워하더라고요. 저는 제 감정에 솔직한 편이고, 자신감도 있어서 그런 인터뷰를 자주 합니다.

가끔 패배하거나 못해서 후폭풍이 올 때가 있는데,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제가 한 말을 바로 못 지키더라도 앞으로 프로 활동할 시간이 남았잖아요. 언젠가 그 말을 지킬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합니다. 제가 "월드 챔피언십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는데, 올해 달성하지 못해도 다음이 있잖아요. "언젠가 한다"는 마음으로 말하고 있어요.


Q. 2023시즌에서 꼭 꺾어주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한마디 부탁합니다.

젠지 '페이즈' 김수환-담원 기아 '데프트' 김혁규-한화생명e스포츠 '바이버' 박도현 선수 세 명 정도 있네요.

먼저, '페이즈' 선수한테 최연소 원거리 딜러 이미지를 빼앗긴 것 같아요. 원래 제 자리였거든요. 그리고 저보다 어린 선수한테 패배하는 건 상상하기 싫더라고요. '데프트' 선수에게는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빚도 갚아줘야 하죠. LCK로 이번에 '바이퍼' 선수가 돌아왔는데, 워낙 잘한다고 생각해서 꼭 이기고 싶습니다.


Q. 과거 승부욕이 강해서 실수하기도 했다면, 최근 좋은 방향으로 잘 승화하는 것 같더라고요. 승부나 게임에 임하는 마음가짐에서 변화가 생겼을까요.

승부욕은 솔직히 여전히 강해요. 그냥 이제는 성숙해지고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 같습니다.


▲ 굴곡이 많았던 '구마유시' 그래프

Q. 방송에서 본인의 기량과 기세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것을 봤어요. 2023 시즌은 어떤 느낌이 드나요.

많은 관계자분들이 프로 생활을 하면서 계속 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렇지만 내년에는 그런 것과 상관 없이 계속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Q. 마지막으로 2023 시즌을 앞두고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2022 LCK 어워드에 참석해서 재미있었습니다. 내년에는 모든 상을 제가 휩쓸어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그리고 이번 T1팀 로스터가 그대로 이어가게 됐는데, 2023년 T1도 많은 응원과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