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강자 삼성 갤럭시 블루! 그 허리를 책임지는 미드라이너 '폰' 허원석을 만나다.

지난 WCG 국대선발전은 말 그대로 파란의 연속이었습니다. 바로 몇 주 전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오른 SKT T1 2팀이 거짓말처럼 무너지고, 최근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한 CJ 블레이즈가 리빌딩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중국 쿤샨에서 열리는 2013 WCG의 한국 대표로 선발되었죠.

그리고 그 폭풍의 중심에 항상 존재했던 팀이 있으니, 바로 형제팀인 삼성 갤럭시 오존(이하 삼성 오존)의 그늘에 가려 있다 그 진가를 보인 삼성 갤럭시 블루(이하 삼성 블루)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던 삼성 오존에 비해 시즌 경기에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비시즌 중엔 강한 면모를 보여 '비시즌 강자'라는 썩 좋지 못한 별명을 지닌 삼성 블루. 새로운 선수 영입과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 등의 리빌딩을 거친 그들의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WCG 국대선발전에서 형제팀 오존을 만난 그들은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오존을 꺾으며 진출했고, 연이어 현 월드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SKT T1 2팀마저 무너뜨리며 결승까지 질주했습니다. 비록 결승 무대에서 전통의 강자인 CJ 블레이즈에게 패해 국가대표의 자리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무서운 기세를 보여준 삼성 블루. 이제 '비시즌 강자'에서 벗어나 '진짜배기 강자' 자리를 넘보는 삼성 블루의 새로운 미드라이너 'SG Blue Pawn' 허원석 선수를 만나보았습니다.

눈앞으로 다가온 윈터 시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SG Pawn 허원석 선수




Q. 반가워요. 삼성 블루에 가신 이후 팬들 앞에 처음으로 나왔어요.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삼성 블루의 미드라이너 폰(Pawn) 허원석입니다. 현재 17살이고요, 이전에는 MIG 블리츠에서 미드 라이너를 담당하다가 이번에 삼성 블루로 입단해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최근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으로 명실상부 '미친고딩' 라인에 합류했다 봐도 무방하리라 생각해요. 솔~직히 말하자면 MIG때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 활약할 수 있는 이유가 있나요?

음.. 제가 잘해서가 아닐까요(웃음)? 솔직히 말하자면 팀원들 덕이라고 생각해요. 팀원들과 함께하는 게임 역시 지금까지 잘 풀려왔고요. 팀에서 저에게 선취점을 획득하게 해주고 게임 내에서 많이 도와주니 질 수가 없었어요. 저역시 지지 않으려고 집중하고 노력했고요.


Q. MIG를 거쳐 삼성이라는 대기업 팀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이전의 생활과 비교하면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일단 컴퓨터에 SSD를 설치해주시더라고요. 아직 삼성 숙소로 완전히 옮긴 것은 아니라서 그 때가 오면 정말 달라진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새 유니폼과 신발, 그리고 갤럭시 기어까지 정말 많은 것을 받았어요.


Q. 그렇군요. 삼성 블루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적응이 조금 힘들 수도 있는데, 숙소의 분위기와 팀원들과의 생활은 전체적으로 어떤가요?

삼성 블루에 합류한지는 이제 한 달 정도 되었네요. 숙소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맘에 들어요. 먹을 것도 많고 넓죠. 제가 처음 숙소에 들어왔을 땐 삼성 오존 팀원들이 롤드컵 때문에 미국에 가있어서 숙소에는 삼성 블루 팀원들만 있었어요. 숙소에 팀원들이 적다 보니 오손도손 모여서 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즐겁게 지냈어요. 특히 '천주' 최천주 형이 많이 사주었죠. 사실 전 먹을 것 사주는 사람을 좋아하거든요(웃음). 요즘에는 숙소에 사람들이 많아져 북적북적 하다 보니 그럴 기회는 조금 적어 아쉽긴 하네요.

그렇다고 다른 팀원들과 친하지 않은 것은 아니예요. 모든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죠. '스피릿' 이다윤 선수하고도 굉장히 친하게 지내요. 아무래도 정글과 미드 라이너다 보니 게임 중에도 의견을 나눌 기회가 많거든요.


▲ 맛있는 것(?) 많이 사주는 '천주' 최천주 선수와 함께



Q. 팀에 아직 어린 친구들이 많은 거로 아는데 그 중에서도 막내 위치에 있어요. 막내라 힘든 점은 없나요?

솔직히 막내라는 자리가 좋은 자리만은 아닌 것 같아요. 형들의 귀여움을 받을 순 있지만 그만큼 잡일들도 많이 하거든요. 그래도 뭐... 제가 다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선수들이 많이 도와주어서 힘든 점은 딱히 없어요.


Q. 잘 적응하고 있다니 매우 보기 좋네요. 이제 WCG 국대선발전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결승전에서 아쉽게 CJ 블레이즈에게 패배했어요.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네, 많이 아쉬웠죠. 사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CJ 블레이즈가 리빌딩 한 지 얼마 안돼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었죠. 하지만 제 생각보다 훨씬 잘하더라고요(웃음). 경기에 진 건 분명 아쉽지만, 저희를 이기고 WCG 국가대표로 선발되신 만큼 CJ 블레이즈 선수들이 중국에 가셔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결승에서 떨어진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지만, 이번 국대 선발전은 삼성 블루의 힘을 보여준 좋은 무대가 아니었나 해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아무래도 KT 불리츠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예선에서 KT 애로우를 꺾고 올라왔기에 KT 불리츠 까지 이기면 KT를 모두 이길 수 있다는 마음에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마음만큼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았죠. KT 불리츠는 역시 강팀이었어요. 마지막에 기적적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기에 정말 기억에 남는 경기입니다.


Q. 그렇군요. 그 외에도 많은 경기를 치렀는데 아마 관객이나 팬 분들이 가장 기억나시는 건 역시 세계 챔피언인 SKT T1 2팀과의 경기였을 거예요. '세계 최고 미드' 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상대할 땐 어땠나요?

경기 초반에 탑 라이너와 정글이 많이 도와주어서 솔로 킬까지 성공시킬 수 있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시작 전엔 질 줄 알았어요. 아마 제 생각엔 그날 SKT T1 2팀의 호흡이 조금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분명 굉장한 선수예요. 아마 팀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Q. 주력 챔피언인 피즈와 니달리를 밴당하는 일도 있었죠. 당시 기분은 조금 흐뭇했을만도 한 데, 어땠나요?

기분이 좋긴 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니달리와 피즈 외에 다른 챔피언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그랬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기에 다른 챔피언도 연습했어요. 어쩌면 저격 밴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Q. 지난 WCG 이야기를 했으니 이제 앞으로 펼쳐질 윈터 시즌의 이야기를 또 안 할 수가 없어요. 윈터 시즌을 대비해 특별히 하고 있는 연습이나 준비가 있나요?

챔피언 풀을 넓히는 방향으로 연습의 가닥을 잡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죠. 숨겨둔 비밀 병기가 있기는 한데... 예선에서 꺼낼 지 안 꺼낼 지는 아직 모르겠네요(웃음).


Q. IM 1팀과 오프라인 예선에서 맞붙게 되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요즘 스크림 승률이 썩 좋지 않아요. 어떻게 될지는 일단 붙어 봐야 알겠죠. 평소와 같이 최선을 다해 경기할 생각입니다. IM 1팀의 경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 대비하기가 만만치 않네요.


Q. 예선에서 좋은 승부 펼치길 바랄게요. 이번 윈터 시즌을 앞두고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인가요?

WCG 국대선발전에선 아쉽게 우승을 놓쳤어요. 그래도 결승까지 진출했기에 '비시즌 강자'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드린 것 같네요. 이 말 역시 싫은 것은 아니지만 욕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이번 윈터 시즌에는 꼭 상위권에 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기세를 이어가면서도 더 나은 모습, 더 좋은 플레이를 선보여 드리고 싶네요.

▲ 이전과는 다른 모습!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볼 인벤의 유저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삼성 블루에 들어오면서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좋아요. 하지만 아직 이게 끝은 아닙니다. 다가올 윈터 시즌에서는 제 스스로의 포텐셜을 폭발시켜 더 멋지고 인상깊은 경기로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