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열심히 달려온 아주부 더 챔피언스 2012 스프링스 리그가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일산 킨텍스에 준비한 8천석을 모두 채우는 것은 물론이고 자리가 부족해서 늦게 온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을 정도. 심지어 어떤 유저들은 이를 위해 텐트를 준비하여 입구에서 밤을 새는 열정까지 보여주었다(물론, 선착순 혜택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첫 공식전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것이다.




놀라운 성공을 거둔 리그오브레전드. 이 성공에 선수, 관객 등 많은 이들이 일조했겠지만 여기 특별히 더 고생을 한 사람이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의 e-Sports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사람 -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최영우 e-Sports 팀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일반 유저들에게 친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스타크래프트1 부터 한국 e-Sports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숨은 일꾼이다.



이번 인벤 명사 인터뷰에서는 바로 이 최영우 팀장을 만나 이번 대회는 물론, e-Sports로서의 리그오브레전드의 미래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최영우 e-Sports 팀장, 한국 e-Sports의 산 증인이다 ]



성공적으로 스프링 리그를 마친 것을 축하한다. 내부에서는 이번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일단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감사드린다. 항상 그런 것 같다.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걱정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주위 많은 분들이 여러모로 도와주신 덕에 생각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개인의 공도 아니고,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만의 공도 아니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 뜨겁게 열광해준 관객, 그리고 활성화에 일조해준 각 매체들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결승 전날 야외에서 밤을 샌 유저들도 있었다던데?

사실 예전에 광안리에서 펼쳐진 스타크래프트 대회 이후로 밤을 새서 경기를 기다려주는 팬들을 처음 봤다. 물론, 경품의 영향도 없진 않았겠지만 그것은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드리는 우리의 감사의 마음이었을 뿐이다. 정말 리그오브레전드를 사랑해주시는 마음이 없다면 그런 행동을 실행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고생하면서까지 경기를 보러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래서, 당일날 자리가 없어 그냥 돌아가야 했던 분들에게 더욱 죄송한 마음도 있다. 결승전이 진행된 일산 킨텍스에는 외부에 스크린 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마음같아선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정말 아쉬웠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온게임넷과 대화를 통해 계선해나갈 계획이니 다음 리그 대회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e-Sports들을 열광케했던 그날의 광안리 ]
[ ※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




풀 토너먼트 방식이 대신, 16강을 굳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 더블 엘리미네이션이란?

토너먼트와 달리 한 번 패배했더라도 다시 승자조와 패자조가 나뉘어 다시 한 번 기회를 갖는 경기 진행 방식.

경기 룰을 두고 온게임넷의 위영광 PD와 많은 논의를 했었고, 그 결과 이번 리그에 가장 적합한 진행 방식이 이것이라고 생각되어 결정하게 된 것이다.

사실, 아직 리그오브레전드 e-Sports는 본격적인 프로 세계라기 보다는 약간 아마추어적인 요소가 있다.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랄까? 전부터 이런 시기의 대회에는 약간 토너먼트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분명 풀리그가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아무래도 패배팀과 승리팀이 빠르게 결정되어 결과 예측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고, 심지어는 패배가 일정 이상 쌓인 팀은 아예 다음 경기 참가를 거부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설마 그러겠어 싶지만, 실제로 과거 다양한 대회에서 종종 이런 일이 있었다. 반대로 토너먼트 룰은 그런 걱정은 없지만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생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다. 양쪽의 장점을 모두 어느 정도 취한 셈. 또, 패자조에서 올라간 이들이 극적인 우승을 쟁취하는 등 재미있는 일들도 일어나서 항상 경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해외 대회인 MLG나 드림핵에서는 이 방식을 제일 많이 선택하곤 한다.

또, 외국 시장에서는 e-Sports가 게임에 관심있는 매니아층의 문화지만 한국에서는 이보다는 좀 더 대중적이기에 승부가 확연히 보이면서도 다양한 경기를 볼 수 있는 이 방식을 체택하게 되었다.



그럼 스프링 리그도 이제 마무리 되었는데, 섬머 리그 계획은 구체적으로 잡힌 것인가?

아직 구체적인 방향까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큰 방향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발표를 위해서는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기에 연일 회의 중이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일단 섬머 리그와 스프링 리그는 그 목표부터가 다르다. 사실 스프링 리그는 시험 무대였다. 리그오브레전드가 한국 e-Sports에서 얼마나 성공할 것인지 시험해보면서 대중들에게 좀 더 편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말하자면 적응 기간이었던 셈이다. 팬들과의 교감은 물론,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어려워하지 않도록 많은 부분에서 배려를 했다. 해설팀들 역시 이 부분을 신경써서 해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었고.

한 번은 해설자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김동준 해설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보니 해설 중에 자신도 모르게 전문적인 이야기가 계속 나오려고 해서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래도 펜타킬 덕에 반전에 성공했다. 심지어 이번에 라이엇 게임즈 본사 임원진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 '누가 펜타킬인지 소개해달라' 물어보았을 정도다(웃음).

어쨌든 그런 초심자를 위한 리그가 스프링 리그였다면, 섬머 리그는 좀 더 본격적이다. 스프링 리그에서 익숙해진 팬들에게 이제 본격적인 경기를 보여줄 시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여러모로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프링 리그 엔딩 영상에서 다음 리그 참여 팀이 살짝 보였었는데?

사실상 티저 발표라고 봐주면 좋겠다. 실질적인 대회 운영은 온게임넷 쪽에서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부분이라 많은 이야길 하기엔 힘들겠지만, 일단 영상에 등장했던 CLG EU, WE, Natus Vincere(Na-Vi), Dignitas의 참여는 확정되었다고, 이번 리그에 참가했던 CLG NA 역시 오프 시드를 받아 재참전할 계획이다. 특히, Dignitas는 가장 빠르게 확정적인 대답을 줬을 정도로 한국 대회에 관심이 많다.

리그오브레전드만 즐기는 분들에게는 Natus Vincere(Na-Vi)가 다소 생소할텐데, 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팀이다. 아마 다음 리그에는 이번 리그 이상의 재미있는 경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 섬머 리그 참가 의사를 밝힌 해외팀들 ]



아무래도 현재 프로팀들의 목표는 파이널 월드 리그인데, 국내엔 이 리그에 참여하기 위한 서킷 포인트가 걸린 대회가 2개 뿐이다.

확실히 북미에 비해서 적은 것은 맞지만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내부적으로도 일단은 이번 리그만을 생각하기로 하고 있고.

아무래도 한 번 정도는 사이클이 돌아봐야 적정 기준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한 몫 했다. 대회를 늘릴지, 방식을 바꿀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선택을 할지 더 급한 고민들이 아직 산재해 있다. 또, 서킷 포인트는 단순 적용이 아니라 지역별 상대 평가를 하다보니 대회 자체의 횟수에 대해서는 조금 덜 고민해도 되는 상황이기에 다른 문제들을 먼저 처리하려고 한다.



리그 우승과 준우승 간의 서킷 포인트 차가 제법 되는데, 그럼 만약 해외팀이 우승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다음 해에 있을 리그에서는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지만, 이번 리그에는 지역별로 서킷 포인트가 계산된다. 다시 말해, CLG NA가 한국 리그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서킷 포인트는 주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서킷 포인트는 사라진다. 각각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얻은 서킷 포인트로만 계산하여 최종 월드 리그 진출이 결정될 예정이다.

사실 이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월드 리그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는 전 세계인들의 축제다. 거기에 참여할 팀들은 말하자면 각 나라의 대표인 셈. 해외 대회에서 얻은 포인트가 나라의 대표가 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 편이 현지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이 모였다.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Sports의 청사진이 있다면?

가장 기본은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특히 이런 부분에서 회사 전체가 오픈되어 생각이나 기조를 공유하는 편이다.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유저들도, 전문적으로 즐기는 프로 선수들도 모두 같은 유저라는 생각하에 저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고민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주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일단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서 PC방 토너먼트와 같은 지역단위 대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가장 넓고 가장 단순하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더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

그리고 나서는 프로 선수들과 시청자들을 위한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다. 지금의 첼린지 서킷을 통한 월드 챔피언스 리그도 유지할 것이고, 이는 앞으로 계속 강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PC방 토너먼트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이 부분은 PC방 쪽에서도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대로 정하긴 어렵다.

일단 기본적인 것만 이야기하자면, 오는 26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각 지역의 PC방에서 대회가 개최된다. 각 지역의 어느 PC방에서 대회가 개최될 것인지는 모두 신청을 받아 결정한다. PC방 업주님이 직접 신청하셔도 좋고, 유저가 직접 신청을 해도 된다. 물론 후자의 경우에는 주선의 과정에서 좀 더 시간이 걸리게 되겠지만 어쨌든 신청에 따라서 대회가 매주 개최되는 것이다.

아직 시행 초기라, 일단은 주요 거점 도시들을 중심으로 진행 계획이 잡혀 있다. 별달리 요청이 없으면 활성화가 잘 될것 같은 지역을 직접 선정하여 주최할 생각도 하고 있다.

PC방 토너먼트의 가장 큰 목적은 큰 대회에서는 겪어볼 수 없는 '내가 참여하는 재미'를 유저들에게 주는 것이다.


프로들의 큰 대회는 분명 보는 맛은 있지만 참여는 불가능하다. 관전도 좋은 추억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재미는 역시 직접 참여할 때 나온다고 생각한다. PC방 토너먼트는 그런 재미를 줄 것이며 그에 맞춰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친구들과 외유 나가는 기분으로 잠깐 나와서 경기에 참여하고 실력과 운이 따라준다면 상품도 얻은 그런 친숙한 동네 대회,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누구나 개최 가능한 그런 대회를 떠올리면 된다.

일반 PC방 업주님들이나 유저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만 하면 된다. 대회 운영이나 상품 등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지원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대회가 정규 리그에 영향을 주거나 하진 않을 계획이다. 여기서 유명해지거나 팀을 이루게 되어 정규 리그에 참여하는 경우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각 토너먼트의 우승자들을 규합하여 뭔가 따로 진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말그대로 리그오브레전드를 Sports처럼 즐기기 위한 토너먼트다.



주최 신청이나 참여 신청은 순조롭게 되고 있는지?

공식 홈페이지 e-Sports 페이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이미 상당수의 PC방 토너먼트가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 아직 공표가 되지 않았을 뿐, 아마 지금쯤 각 참여자들에게 연락이 가고 있을 것이다. 관련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관심을 갖어주는 분들도 많다.




[ PC방 토너먼트는 이미 착실하게 진행 중! ]




e-Sports 관계자로서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의 차이가 있다면?

사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놀랐다. 리그오브레전드의 팬 중에는 기존에 e-Sports를 즐기던 이들도 있지만 신규 팬들이 많이 생겼다. 기존 팬층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새로운 e-Sports 팬층이 형성된 것이다. 심지어 여태 용산 경기장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던 분들이 관심을 갖고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10년 넘게 스타크래프트가 e-Sports로 자리 잡으면서 왠만한 분들에게 모두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놀라웠다. 그러다보니 기존의 e-Sports 팬들부터 새롭게 e-Sports 팬들까지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의 연령대는 굉장히 다양하다.

두 팬층은 관전하는 자세도 다르다. 우선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은 이미 게임에 상당히 익숙하여 관전하는 것 역시 고수다. 선수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고, 경기의 흐름을 다 파악할 수 있어 플레이를 따라간다는 장점이 있다. 갤러리로서 행동하는 것에도 상당히 익숙하다.

이에 반해 리그오브레전드의 팬들은 신선하다. 처음 용산 경기장에서 오프라인 경기를 할 때에는 방문한 관객분들 상당수가 좌석 동선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대신 더 열정적으로 관전에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순수하게 즐길거리로서 대회를 즐겨주는 팬들이다. 지난 결승 대회에서는 경기가 모두 끝난 뒤, 기립박수를 치며 여운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었다. 차가 거의 끊겨갈 시간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에 관계자들은 물론, 중계진들도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 일을 오래 해왔지만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다. 덕분에 일하는 우리들도 즐겁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본사는 물론 한국 지사 역시 리그오브레전드의 e-Sports에 대해서 굉장히 길게 보고 있다. 우리는 유저들과 같이 호흡하기 바라고 앞으로도 그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할 생각이다.

그런 거시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아직 리그오브레전드의 e-Sports는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선수도 대회도 모두 아직 미성숙한 단계인 셈이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팬들의 격려라고 생각한다. 라이엇 게임즈의 정책도, 대회 진행도, 그리고 선수들의 행동도 너무 엄한 잣대로 이들을 바라봐주시는 것보단 조금 더 관대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고가 있으면 곤란하겠지만.

팀간의 경쟁 구도는 물론, 팬들끼리의 경쟁도 모두 잘 만들어져 모두가 상처입지 않으면서 리그오브레전드를 e-Sports를 넘어, Sports로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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