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그 유저가 압도적 강세를 떨치고 있는 블리자드 컵에서 유일한 타 종족 원이삭 선수가 4강에 진출했다.

김동환 선수와 맞붙은 6강전 경기에서 원이삭 선수는 풀 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1세트부터 5세트까지 중장기전 경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양 선수는 경기 중반 이미 상당한 정신적 피로감을 내비쳤다. 5세트, 원이삭 선수의 승리가 결정지어진 순간 두 선수는 감정을 숨기지 못 했다.

이 날 원이삭 선수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불멸자 올인' 전략을 일절 시도하지 않고, 오직 운영으로만 경기에 임하면서 저그전에서 다양한 전략적 카드를 준비했음을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아래는 원이삭 선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2012 GSL 블리자드 컵 6강 플레이오프 2경기 승자 원이삭 선수 인터뷰

= 힘겨운 승리였다. 소감은?

여태까지 이겼던 상대들이 다 복수해야 될 상대들이었다. 정종현 선수, (박)수호 형은 물론이고, (김)동환이도 그렇다. 복수해야 되는 사람들에게서 다 이겨서 기쁘고, 특히 힘겹게 이겨서 더욱 기쁘다. 힘들지만 재미있는 게임 끝에 이겨서 기쁘다.


= 1:0으로 시작한 후 역전 당했다. 그 때 심정은 어땠나?

1경기 때 무난하게 이겼지만, 2경기 때 실수를 많이 했다. 병력을 흘리 는 등 집중을 제대로 못 해서 아쉬웠다. 3경기 때도 조금만 더 침착하게 했으면 이길 수 있었는 데 져서 아쉽다. 솔직히 3:0으로 이길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실수한 것이 너무 아쉽다.


= 4세트 빠른 모선은 준비한 전략인가?

언젠가 쓰려고 한 빌드였는데 이번에 기회가 왔다. 300만 프로토스의 응원을 받아 300만 프로토스의 힘을 모선에 모으려고 했다. 그래서 스스로 '원기옥' 빌드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모선 러쉬 할때 너무 불안하고 긴장 되서 손이 떨렸고, 모선이 잡혔을 때 막히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뚫는 데 성공하면서 이겨서 기쁘다.


= 5세트도 쉽지 않았다. 언제 승리를 확신했나?

불안해하진 않고 자신은 있었다. 마지막에 이겼다 싶어서 몰아치려다 예전에 성숙하지 못 했을 때 했던 실수를 다시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자고 마음 먹고, 숨을 들이 쉰 뒤 다시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여유를 가져서 이길 수 있었다.


= 4강 유일한 프로토스 유저다. 부담되지 않나?

혼자 프로토스인데다 테란도 없어 부담은 된다. 하지만, 그만큼 주목을 받을 수 있어 좋기도 하다. 저그전을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저그전을 하면 지거나 올인으로 이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억울하기도 해서 이번에는 올인을 하지 말고 순수하게 운영으로만 해서 이기자고 마음 먹었고,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


= 최근 불멸자 올인이 자주 막히는 데?

그 빌드는 이제 막힐 때가 된 것 같다. 무적의 빌드는 없다. 저그가 패치 될 때 저그가 강하긴 하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현우 형이랑 저그전을 연습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한 것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불멸자 올인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내 불멸자 올인이 가장 세지만, 정상급 저그 유저라면 막을 수 있다.


= 권태훈선수와 4강전이다. 예상 점수는?

지난 CODE S 16강에서 권태훈 선수에게 2:0으로 패하면서 떨어졌다. 그 때 당시에는 침착치 못 했다. 내 생각에는 (권)태훈이가 가장 잘하는 저그라고 생각해서 누가 이기든 3:2의 스코어가 나올 것 같다. 어찌 됐든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습을 도와 주는 저그 라인 (이)원표 형이랑 이상군, 연습을 도와 주진 않았지만 형은 이길 거라고 말해 준 (이)승현이에게 고맙다. 현우 형에게 이 승리의 영광을 바치고 싶다. 어머니가 어제 전화하셔서 경기 시간을 물어 보시며 응원하셨는데 정말 고맙고, 4강 경기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스폰서인 조이기어와 레드 불에도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