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마무리된 SK플래닛 프로리그 12-13 EG-TL과 SK텔레콤 T1의 대결, 격전 속에서 SK텔레콤 T1이 에이스 정윤종의 활약 속에 4:3으로 승리를 거두고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시작은 EG-TL이 우세했다. 선봉으로 나선 최정민이 저그 동족전에서 이혜훈을 꺾고 먼저 승리를 올린 것. SK텔레콤 T1은 정명훈의 승리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윤영서와 박진영에게 연달아 승리를 내주면서 1:3의 스코어까지 몰렸다.

재반격의 시작은 'EG-TL 킬러' 정윤종이었다. 5세트 안티가 조선소에서 송현덕과의 승부에 나선 정윤종은 후반 운영 싸움에서 더 안정된 조합으로 대전투에서 승리, 자신이 송현덕의 천적이라는 것을 다시 각인시켰다. 상대전적 6승 무패.

6세트에서 이승석이 접전 끝에 땅굴망의 힘으로 이제동을 잡으면서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게 되었다. 다시 팀의 에이스로 출전한 정윤종은 강적 윤영서를 만나 프로토스의 강력한 한 방으로 전황을 종결지었다. 2012년 스타크래프트2 마지막 공식전이었기에 그 의미는 더했다.

정윤종은 오늘 2승을 추가하면서 시즌 6승 1패, 김민철 김준호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치고올라갔다. 그리고 EG-TL 선수들과의 상대전적에서 17승 무패를 기록, 절대적인 천적 관계를 유지했다.


1set Liquid_Zenio 최정민 승 : 패 SKT_Sacsri 이예훈 플래닛S





1세트는 EG-TL의 최정민이 가져갔다. 초반 불리했던 분위기를 교전의 힘으로 뒤집은 최정민은 감염충을 먼저 확보, 저저전 중반의 주력 조합인 바퀴 히드라 감염충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부터는 안정적인 압살이었다. 감염충 테러를 통해 상대 확장을 말려버린 최정민은 안전하게 확장을 늘리면서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예훈은 마지막 공격으로 상대 본진을 타격했지만, 최정민은 단번에 막아내면서 첫 세트를 EG-TL이 얻게 됐다.


2set EG_Puma 이호준 패 : 승 SKT_Fantasty 정명훈 알카노이드




사령부를 일찍 준비한 이호준, 정명훈은 은폐 밴시로 견제를 시도했지만 생각보다 이호준이 큰 피해 없이 막아내면서 조금은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정명훈의 의료선이 큰 성과를 냈다. 상대 확장에 다수 해병이 침투해서 자원을 마비시킨 후 재차 침투로 다른 쪽 사령부까지 떠오르게 만든 것. 추가로 의료선을 막기 위해 날아온 이호준의 의료선과 바이킹까지 잡으면서 오히려 큰 병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호준이 다시 확장을 복구하면서 추격한 상황. 양쪽 모두 두 개 확장을 돌리고 있었다. 병력은 정명훈이, 해병 업그레이드는 이호준이 더 좋았다. 오랫동안 이어진 중앙 대치는 더 좋은 자리를 잡고 많은 자원을 축적한 채 먼저 추가 확장을 가져간 정명훈 쪽으로 기울어졌다.

상대 추가 확장을 틀어막고 광물을 3천 넘게 쌓아둔 정명훈은 전투순양함 체제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지막 러시를 시도한 이호준의 병력을 막아내면서 승리, SK텔레콤 T1이 1:1로 균형을 맞췄다.



3set Liquid_Taeja 윤영서 승 : 패 SKT_JYJ 정영재 비프로스트




5승 1패의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는 '태자' 윤영서, 그 기세를 저지하기 위해 SK텔레콤에서는 정영재가 출전했다. 비프로스트 테테전이었다.

많은 이들이 윤영서의 우세를 점칠 만한 대진이었다. 그것을 타개하기 위한 정영재의 비책은? 맵 11시 방향에 몰래 건물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병영, 군수공장, 무기고가 차례로 건설되었다. 토르를 동반한 한방 러시였다.

뒷마당 사령부를 가져간 윤영서는 뚫리면 지고 막으면 이기는 상황. 보급고가 한번 파괴당하면서 인구수가 막힌 윤영서는 한순간 위기를 겪었다. 병영 두 개와 기술실이 파괴당했다. 하지만 그밖에 모든 것들을 뒤로 물러서 아껴놓았고, 본진 사령부까지 접근한 순간 윤영서의 모든 병력이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정영재는 토르를 의료선에 태렸다 내리면서 최대한 응전했지만, 모든 힘을 아꼈다가 덮쳐온 병력을 막을 수 없었다. 윤영서는 가장 극적인 순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를 무력화, 팀이 다시 앞서나가는 데 기여했다.


4set EG_JYP 박진영 승 : 패 SKT_soo 어윤수 구름 왕국




경기 시작과 함께, 박진영의 탐사정이 상대 본진을 향해 달렸다. 탐사정은 본진으로 올라와 시야가 닿지 않는 구석으로 들어가더니 광자포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어윤수의 일벌레는 아주 미세한 차이로 그 모습을 놓치고 말았다.

사각지대에 광자포 하나를 소환한 박진영은 상대가 광물을 채취하는 곳에 사정거리가 닿게 광자포 셋을 소환했다. 저그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고, 본진 광물 일부와 함께 산란못마저 파괴당했다. 그리고 프로토스 본진을 향해 달린 저글링은 박진영이 자신의 본진에 소환해둔 광자포 하나와 추가된 광전사로 쉽게 막아냈다.

자원에서 압도한 박진영은 이제 막 본진 복구를 시작한 상대 앞에 줄지어 병력을 소환하며 승리, EG-TL이 3:1로 쾌속 전진을 시작했다.


5set Liquid_Hero 송현덕 패 : 승 SKT_Rain 정윤종 안티가 조선소




5:0.

프로게이머 간의 천적 관계는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송현덕 정도 되는 선수가 일방적으로 밀리는 천적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그 상대는 바로 정윤종이었다. 그리고 정윤종은 이번 대결에서 다시 천적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제는 6:0의 상대전적을 가지게 되었다.

불사조로 괴롭히면서 거신을 가져간 정윤종, 송현덕은 점멸 추적자로 맞서면서 앞마당 확장을 조금 더 먼저 확보했다. 팽팽했다. 거신은 정윤종이 먼저 쌓였지만 송현덕은 추적자를 희생해가며 점멸로 기어이 거신 한 기를 끊는 데 성공했다.

대치 중 정윤종의 제2확장이 조금 더 빨랐다. 거기에 이어진 정윤종의 조합이 변수가 되었다. 거신이 약간 적은 대신, 불멸자 다수를 확보하고 거기에 집정관이 있었다. 공2업이 완료되자마자 붙은 대규모 교전에서 그 조합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불멸자가 모든 공격을 받아주면서 그 사이 정윤종의 거신이 폭격을 쏟아넣었다.

정윤종이 한방 싸움을 대승, 그대로 상대 본진까지 들이닥치면서 게임을 승리로 가져갔다. 스코어는 2:3, SK텔레콤 T1이 다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6set EG_JD 이제동 패 : 승 SK_S2 이승석 탈다림 제단




이제동과 이승석의 저그 대 저그전, 이승석의 필살기는 땅굴망이었다. 감염충과 제2확장을 먼저 가져간 이제동을 상대로 이승석은 본진에 땅굴벌레를 뚫고 후방 기습을 시도했다. 바퀴 소굴을 깨는 데 성공하면서 큰 타격을 입혔지만 결국 막혔고, 이승석의 본진으로 난입한 이제동의 저글링이 땅굴망도 파괴해버렸다.

당장은 이제동이 불리했지만 확장이 추가로 있었던 이제동은 복구 속도가 훨씬 빨랐다. 이승석은 다시 한번 땅굴망을 시도했고 병력이 뿜어져나오기 직전에 다시 땅굴벌레가 파괴당했다. 하지만 동원된 일꾼을 상당수 잡으면서, 이승석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결국 두 번째 땅굴망이 역전의 변수였다. 일벌레 숫자에서 앞서나간 이승석은 병력 충원 속도에서 앞서갔다. 산발적인 교전 속에서 이승석의 바퀴 숫자가 점점 많아졌고, 화력에서 우위에 선 이승석이 격전 끝에 이제동을 잡아내면서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7set Liquid_Taeja 윤영서 패 : 승 SKT_Rain 정윤종 탈다림 제단




2012년 마지막 스타크래프트2 공식전. 에이스 결정전에 나선 두 선수는 윤영서와 정윤종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공식전 승리의 주인공은 정윤종이 되었다.

이 한 판에 실린 무게를 반영하듯, 양쪽 모두 안정적으로 중반 이후 운영을 택했다. 충돌이 시작된 것은 정윤종이 먼저 두 번째 확장에 연결체를 소환하면서였다. 윤영서가 먼저 의료선 바이오닉 병력으로 압박에 나섰고, 정윤종은 역장으로 한번 상대 병력을 끊어주면서 수비적으로 맞섰다.

윤영서는 의료선으로 프로토스 본진과 확장 쪽을 드랍하면서 흔들기를 시도했다. 꾹 참은 정윤종의 그 다음은 묵직한 한방이었다. 집정관과 거신, 그리고 추적자와 광전사가 조합된 프로토스의 정통 한방 병력이 뛰쳐나왔다.

올해 마지막 대회전, 윤영서의 바이킹이 거신을 격추하려 했지만 점멸 추적자가 바이킹을 전부 잡아내면서 조합 싸움에서 프로토스가 압승을 거두었다. 정윤종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 병력을 충원하면서 공격, 결국 상대 본진까지 밀고들어가며 승리를 따냈다. SK텔레콤T1이 2위로 뛰어오르면서 한 해를 마치는 순간이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EG-TL 3 : 4 SK Telecom T1
1set Liquid_Zenio 최정민 승 : 패 SKT_Sacsri 이예훈 플래닛S
2set EG_Puma 이호준 패 : 승 SKT_Fantasty 정명훈 알카노이드
3set Liquid_Taeja 윤영서 승 : 패 SKT_JYJ 정영재 비프로스트
4set EG_JYP 박진영 승 : 패 SKT_soo 어윤수 구름 왕국
5set Liquid_Hero 송현덕 패 : 승 SKT_Rain 정윤종 안티가 조선소
6set EG_JD 이제동 패 : 승 SK_S2 이승석 탈다림 제단
7set Liquid_Taeja 윤영서 패 : 승 SKT_Rain 정윤종 칼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