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전 마지막 프로리그, 최하위가 희망을 지폈고 선두가 반석을 다졌다.

2월 5일 진행된 SK플래닛 프로리그 12-13 3라운드 2주차 7-8경기에서, STX 소울과 웅진 스타즈가 각각 4:1과 4:2로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은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

STX 소울은 중위권 싸움으로 바쁜 CJ 엔투스를 상대로 첫 세트만을 내주고 신대근, 김도우, 백동준, 이신형이 연달아 승리했다. 웅진 스타즈는 마찬가지로 힘겨운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 T1을 맞이해서 김명운, 신재욱, 김민철, 노준규의 승에 힘입어 4:2로 승리를 거뒀다.




SK플래닛 프로리그 12-13 3라운드 2주차 7경기, 최하위 STX 소울과 혼돈의 중위권 싸움을 펼치는 CJ 엔투스의 경기가 신도림 인텔 e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1세트는 CJ 엔투스의 선취점이었다. 김준호는 프로토스끼리 벌어진 대결에서 조성호를 상대로 한 발씩 먼저 앞서가는 운영을 통해 팀에 먼저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STX 소울의 신대근이 뒤를 돌아보지 않는 공격성으로 2세트를 잡았다. 시간을 끌 수록 불리한 상황에서 오직 바퀴만으로 세 방향 동시 몰아치기를 시도하면서 결국 상대 변영봉의 확장을 모두 파괴, 엘리전까지 가는 끝에 승리를 얻었다.

결국 김도우가 2:1로 스코어를 역전시켰다. 상대 김정우보다 좋은 확장력을 보여준 김도우는 계속 소모전을 펼치면서 견제도 늦추지 않는 바이오닉 플레이로 격차를 벌렸다. 4세트에서는 최근 급격히 상승세를 보이는 백동준이 이번에도 물오른 경기력을 펼쳤다. 신동원을 상대로 불멸자 올인 러시를 시도했고, 역장과 불사조의 완벽한 활용으로 전투에서 압승을 거두고 3:1 스코어를 만들었다.

STX 소울의 이신형이 5세트에서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조병세를 상대로 예상치 못한 빠른 타이밍에 공성전차를 진출시킨 이신형은 순식간에 상대 본진 언덕 아래를 점거, 생산 시설과 진출로를 완벽하게 봉쇄하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여유가 생긴 팀과 갈수록 다급해지는 팀의 만남. 기세 좋게 선두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웅진 스타즈와 어느새 6위까지 떨어진 SK텔레콤 T1이 설날 전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1세트는 SK텔레콤 T1의 것이었다. 어윤수는 상대 윤용태의 몰래 우주관문 공허포격기 전략을 침착하게 막아낸 동시에, 역으로 바퀴와 히드라를 통해 타이밍 러시를 성공시키면서 어려운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 2세트는 웅진 스타즈 김명운의 승리였다. 저그 대 저그전 강자의 이름을 다시 입증한 김명운은 업그레이드가 먼저 완료되는 그 순간을 노려 바퀴 싸움에서 압승하며 경기를 가져왔다.

양 팀의 프로토스 에이스들이 만난 빅 매치, 물고 물리고 끝까지 반전이 이어지는 혈투 끝에 3세트에서 정윤종이 김유진을 잡아냈다. 두 '재욱'끼리의 대결에서는 웅진 스타즈 신재욱의 비수 한 발이 적중했다. 빠르게 암흑기사가 난입해서 큰 이득을 본 신재욱은 바로 집정관을 대동한 러시를 실행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2:2 상황, GSL 16강에 진출해 있는 웅진 스타즈의 김민철이 정명훈을 꺾었다. 처음 견제 싸움에서부터 점수를 얻은 김민철은 상대 메카닉의 발을 꽁꽁 묶으며 맵 전체를 장악, 운영의 힘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로 정명훈은 시즌 7연패, 데뷔 이후 최다 연패 기록을 갱신했다.

6세트에 나선 웅진 스타즈의 노준규가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우직한 힘이 압권이었다. 상대가 무엇을 하든 자기가 원했던 그림을 그리면서 무수한 자원을 모은 노준규는 압도적인 메카닉 화력으로 상대 이승석을 제압했다. 웅진 스타즈가 4:2로 승리, 연승 행진에 불을 붙였다.


"졌으면 휴가가 줄어들 뻔했다" STX 소울 김도우 인터뷰


승리를 거둔 소감은?

저번 경기에서 허무하게 지고 연패를 끊고 싶었는데, 힘들게 이기긴 했지만 이겨서 기분이 좋다.


초반에 유리했는데 중반에 아슬아슬했다.

게임을 하면서 '갑자기 왜 이렇게 유리해졌지' 하는 생각을 했다. 유리하다고 느껴서 자만한 것 같다. 들어가면 이길 것 같아서 빨리 이기려다가 유닛을 막 쓰는 바람에 상황이 이상해져서 정신을 차리고 이겼던 것 같다. 정신 못 차렸으면 졌을 수도 있다.


성적이 많이 부진했는데.

연습 때도 못하면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을 할 텐데, 팀 내에서는 항상 상위권이고 실력에 자신이 있는 편이다. 방송에서 아직도 긴장이 돼서 경기력이 안 나오는 것 같다. 오늘도 후반에 실수가 너무 많았는데 저번보다 나아지고 있으니 적응해야 할 것 같다.


팀이 최하위인데.

설 마지막 경기이고 휴가가 정해진 상태인데, 감독님이 오늘 지면 하루 휴가를 없애겠다고 하셨다(웃음).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했는데 이렇게 승리해서 참 다행이다.


기복이 심한 것 같은데, 본인 생각은?

방송에서 경기력도 안 나오고, 역시 기복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지는 모습만 보여줬다. 경기력이 아쉬워서 더 연습하고 방송에 적응해서 기복 없이 해야 할 것 같다.


시즌이 중반으로 흘러가고 있다. 목표가 있는지.

시즌 시작 때는 저번 시즌에 잘한 것 같아서 이번에도 잘할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못하고 있어서 욕심을 크게 안 내고 승률 5할을 맞추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은?

연습 도와준 김영주와 박건수에게 고맙다. 좀 있으면 설날인데 모두 즐거운 설 보내셨으면 좋겠다. 설 동안 큰집 내려가서 재충전하고 돌아올 생각이다. 오늘 졌으면 명절 동안 우울할 것 같았는데 다행이다.


감격의 시즌 첫 승! 웅진 스타즈 신재욱 인터뷰


시즌 첫 승을 거둔 소감은?

남들은 절반을 향해 다가가는데 나는 아직 출발도 못해서 내심 초조하고 걱정됐다. 오늘 이겨서 첫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 열심히 할 일만 남았다.


스타리그에서도 잘 했는데 프로리그에서 이상하게 부진했다.

스스로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시즌 들어갈 때 2-30승은 거뜬하게 할 줄 알았고 욕심도 많았다. 그 욕심이 오히려 안 좋게 작용한 것 같다.


마지막 경기가 12월 25일이었다. 두 달 동안 무엇을 했는지.

중간중간 코드A 경기도 있었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연습했다.


다른 선수들이 승리를 챙길 때 초조하지 않았는지.

초조했다. 남들은 잘 하고 있고, 나 역시 괜찮게 했던 사람인데 아직 1승도 못해서 난 뭐하는 놈인가, 하고 자책하기도 했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 같다.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해보고 많은 조언도 해주셨다. 안 풀릴 땐 짜증도 많이 내서 주위 사람들에게 불똥이 튀곤 했다. 주위 사람들이 안 좋게 보셨을 것이다. 생각해보니까 그것은 아닌 것 같아서 어느 순간 반성 많이 하고 달라지기로 했다.


오늘 경기로 보면, 첫 암흑기사가 막혔는데 위험하지 않았나.

연습 때도 막혀도 괜찮았다. 2타만 통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략은 누가 만든 것인지.

예전에 (김)유진이가 썼던 빌드다. 스타리그에서 장민철 선수와 할때 이 빌드를 썼다. 어제 이호준 선수가 오랜만에 1/1/1을 꺼내들어서 시즌 첫 승을 했는데, 나 역시 비슷하게 예전을 떠올려서 옛날 빌드를 꺼내오면 어떨까 생각해서 들고 나왔다. 매니저 형이 예전 빌드를 써보면 어떨까 말해서 생각났다.


승리한 기분은 어떤지.

오늘도 만일 졌다면, 이제 설날인데 상심하면서 집에 갔을 것이다. 첫 승을 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 하지만 만족하지 말고, 남들은 10승을 넘고 있으니 빨리 따라가야 할 것 같다.


GSL에서는 코드A와 B를 전전했는데, 목표는?

저번에는 2라운드에서 져서 승강전으로 갔다. 승강전이 만만하지 않더라. 그것을 겪어봤기 때문에 승강전을 거칠 생각하지 말고 바로 코드S까지 가야 할 것 같다.


이제 첫 승인데, 시즌 목표는?

앞으로 연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도 느낀 게 많다. 노력하면 빌드에서 지더라도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그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앞으로 게으르게 연습하지 않고 이쯤 하면 됐다 하지 않겠다. 언제나 해도 부족한 것이 연습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연패하면서 짜증도 많이 냈는데 주변 코칭스태프 분들이나 매니저 형 등이 조언해주고 다독여주셔서 오늘 연패를 끊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너무너무 고맙다. 앞으로 연패는 안하도록 하겠지만, 연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씩씩한 선수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