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마이크모하임 대표

4월 3일, 블리자드가 e스포츠계에 '대격변'을 던졌다.

세계 모든 스타크래프트2 메이저 개인리그는 월드 챔피언십(이하 WCS)의 큰 틀로 묶인다. 한국과 아메리카, 유럽 세 곳에서 지역별 리그를 거쳐 상위 랭킹에 오른 선수들이 시즌 파이널에서 대결한다. 그리고 연 1회 글로벌 파이널을 개최, 세계 최강자를 가리게 된다.

블리자드의 이번 결정은, 각 대회가 일정한 기준 없이 난립하여 상호 교류가 되지 않던 상황에서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흥행을 이끌겠다는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대회와 스토리로 선수들의 관계를 정립하고, 1년 단위의 흐름을 만들어 체계적인 관심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추가로 생각할 것이 지역별 선수 불균형이다. 최근 WCS 그랜드파이널, IEM, MLG 등 주요 세계 대회에서 4강 이상 올라간 해외 선수는 없었다. 한국 선수들의 석권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대형 시장인 북미와 유럽의 지역 리그 관심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지 않았는가 생각할 수도 있다.

주요 대회들의 일정을 완만히 조절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국내 GSL 및 해외 대회의 일정이 겹치면서 선수가 분산되는 등 진행의 문제가 종종 일어났으며, 온게임넷의 스타리그 역시 경기장 공사 후 출범을 준비하면서 충돌이 우려되었다. 이에 GSL과 스타리그를 번갈아 운영하게 하며 조정하고, 대회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는 별도 토너먼트 개최를 통해 유연하게 개최하려는 계획이다.

▲전병헌 e스포츠협회장을 비롯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세계 e스포츠를 양분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라이엇 게임즈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 LOL의 경우 각 지역별 정기적 대회에서 상위 서킷포인트 획득 팀이 '롤드컵'이라 불리는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해 연 1회 세계 최강팀을 가리면서 관심과 흥행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블리자드의 방안은 장점도 있는 동시에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역차별'을 당할 여지가 있으며, 특히 지역별로 대회 출전이 묶이는 상황에서 해외 군소대회 및 스폰서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선수들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물줄기는 하나로 엮였다. 이제 선수들은 각 지역을 선택한 뒤 WCS 시즌 파이널과 글로벌 파이널에서 만나기 위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번 블리자드의 '승부수'가 스타크래프트2의 황금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