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크래프트2 팬 사이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 행쇼'가 단연 화제다. 성승헌 캐스터의 익살스러운 진행을 기반으로 엄재경, 김태형, 김정민, 박태민 네 명의 해설이 예능감을 마구 발산하고 있다. 게스트 또한 송병구, 이제동, 김택용 등 내노라하는 프로게이머가 총 출동하며 즐겁고 재미있는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예능 프로그램의 감초는 역시 벌칙 아니던가? 실제로 송병구는 프로리그에서 "네가 가라, 하와이!"를 외치며 혹독한(?) 대가를 치뤘고, 김택용은 역삼동 한우집에서 한우를 마음껏 먹는 벌칙 아닌 벌칙을 수행하며 제작진에게 제작비 초과라는 치명타를 날리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도 스타행쇼를 보면서 많은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 현장에 한 번 가보고 싶어!"





스타행쇼의 감초, 성승헌 캐스터 - 제 캐릭터는 컨셉이라구요 컨셉!


[ ▲ 방송 컨셉 덕분에 안티 팬이 늘어나는 것 같다는 성승헌 캐스터 ]


스타행쇼 촬영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단연 성승헌 캐스터였다. 모두 검은 계통의 정장을 입었지만, 혼자서만 흰 정장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눈에 잘 띈 부분도 있었다. 단지 그 것 뿐만이었을까? 위트있는 진행으로 스타행쇼의 활력을 불어넣은 성승헌 캐스터, 그가 있기에 현재의 인기를 구가하는 스타행쇼가 만들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타행쇼에서의 성승헌 캐스터는 '알 수 없는 어떤 곳'에서 출연진을 내려다보며 독보적인 위치를 갖는다. 어떻게 보면 건방져 보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출연진들에게 독설을 서슴치 않는다. 성의없이 툭툭 내뱉는 말에서 출연진들은 괴로울지언정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낀다. 이런 컨셉은 어떻게 정하게 된 것일까?

"일부 시청자 분들이 왜 이렇게 성의없이 방송하냐 하는데 사실 다 컨셉입니다. 왜 이렇게 건방지냐고 물으신다면 '꽤 많이 컨셉이에요.' 다만, 100% 컨셉이라고는 말씀 못드리겠구요.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부분이 과장된 것은 사실이에요.

제가 사적 자리에서 이렇게 자주 장난치며 이야기 하는 편인데 PD님이 이것을 보고 방송으로 풀어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어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캐릭터가 지금의 스타행쇼 캐릭터입니다. 하면 할 수록 왠지 안티만 늘어나는 것 같지만, 모쪼록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타리그의 아버지가 스타행쇼의 연출자로! - 김진환 PD


[ ▲ 녹화 시작 전부터 김진환 PD는 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


성승헌 캐스터와 이야기를 뒤로하고 스타행쇼의 연출자인 김진환 PD를 마주쳤다. 성승헌 캐스터가 훌륭한 진행자라면, 김진환 PD는 스타행쇼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 그는 녹화 현장을 비롯한 모든 것을 통솔한다. 탄생을 위한 준비부터 종영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오늘 녹화 현장을 전두지휘하는 것은 그가 갖는 업무 중 극히 일부인 셈이다.

스타행쇼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을 정통 리그 전문 PD인 김진환 PD가 맡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실제로 프로게이머 게스트를 비롯한 엄재경, 김태형 해설 등 내노라 하는 해설진이 총출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납득할 수 있었다.

"스타리그를 비롯한 스타2 리그가 공백기를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됬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이에 그냥 쉴 수는 없었어요.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니까요. 그래서 리그와는 또 다른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타2 컨텐츠가 필요했습니다."

그렇다면, 비시즌 기간 동안 마스터즈 리그와 같은 단기 리그를 진행하는 방안도 있을 터였다.
굳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스타행쇼를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지 사뭇 궁금해졌다.

"비시즌 기간에 리그를 하자니 기간도 애매하고 전체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어요.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리그는 치열하고, 그 만큼 준비도 철저해야 하니까요. 요새 LoL 컨텐츠가 게임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리그 컨텐츠 이외에 가볍게 가져갈 수 있는 컨텐츠를 기획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많은 스탭들이 고민을 거듭한 결과, '스타2로 행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자'란 기획 모토를 잡았고, 여기서 비시즌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을 총 동원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스타행쇼입니다."




[ ▲ '비시즌 이기에 스타행쇼와 같은 총력전이 가능한 것'이라고 밝히는 김진환 PD ]


스타행쇼를 보면, PD의 말대로 '총력전'의 흔적은 곳곳에 엿보인다. 단순히 캐스터와 해설이 총 출동한 것 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의 호흡이나 진행 방식에서도 단연 매끄러운 연출이 돋보인다. 그리고 그런 투자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스타행쇼에 환호하며 매 방송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열혈 매니아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폐국된 MBC게임의 '스타무한도전'처럼 장수 오락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하지만, 스타행쇼가 시즌 중에서도 이런 형태와 규모로 진행될 수 있을까?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 단기 플롯 프로그램인 스타행쇼가 장기적으로 진행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연출자의 생각은 어떨까?

"스타행쇼의 중장기적 목표? 당연히 있죠. 다만 중장기적으로 가져갈때는 지금처럼 총력전 형태로 갈 수는 없어요.

해설자 분들이 전문 예능 방송인도 아니고, 리그 일정에 따라 다들 스케쥴이 빠듯합니다. 현재 프로그램 포맷을 비롯한 내용 변화를 피할 수는 없을거에요.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인 컨셉이나 내용은 유지할 것입니다.

그래도 '리그와 리그 사이에는 이런 가벼운 컨텐츠들이 있었으면 좋곘다'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