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카데미 대회인 로지텍 G Rookie 인비테이셔널 우승, 2021년 LCK 챌린저스 서머 스플릿 우승, 그리고 2022년 LCK 주전 미드 라이너로 발돋움.

한화생명e스포츠 미드 라이너 '카리스' 김홍조의 행보는 인상적이다. '카리스'는 아카데미부터 LCK에 올라오기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승도 두 차례 기록했다. 아카데미부터 유망주로서 기대를 받아온 선수는 한 걸음씩 자신을 증명하며 최고의 무대까지 올라섰다.

'카리스'는 최고의 무대에서도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어느 리그보다 높아진 문턱에 어려움도 있다. 그러나 '카리스'는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의 실수와 거기에서 비롯된 패배에서도 배울 점을 말하는 '카리스'의 말에는, 더 높은 곳에서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은 의지가 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와의 만남이었다.

▲ 한화생명e스포츠 미드 라이너 '카리스' 김홍조

Q. 2022 LCK 스프링 시즌 한화생명e스포츠의 주전 미드 라이너로 활약했다. 직접 뛰어본 LCK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LoL 파크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봤다. 나도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 팬들의 환호성을 듣고 인터뷰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해 대회를 직접 뛰어보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대회를 나가기 전에는 설레고 긴장이 많이 됐다. 직접 대회를 뛰면서 승리도 해보고 패배도 많이 했다. 그러면서 개인 연습도, 팀 연습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졌을 때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변함없이 응원하겠다’, 이겼을 때는 ‘오늘 잘했다’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책임감도 느끼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Q. 챌린저스 리그의 유망주였던 카리스가 이번 시즌 LCK 주전이 됐다. 그리고 내로라하는 LCK의 미드 라이너들과 승부를 겨뤄봤다. 직접 느껴본 LCK 미드 라인의 경쟁은 얼마나 치열했는가? 챌린저스와 LCK의 차이는 어느 정도라고 느끼고 있는가?

나는 아카데미부터 챌린저스, 그리고 LCK까지 리그를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각 리그의 차이점을 많이 느꼈다. LCK는 챌린저스, 아카데미와는 사뭇 다르게 선수들이 확실히 잘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느낀 차이점 라인전 구도였다. 내가 알던 라인전 구도와 달라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팀적인 움직임이나 운영이 잘 잡힌 팀에게서도 차이점을 크게 느꼈다.


Q. 라인전 구도 이야기가 궁금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겪었던 라인전 구도가 LCK에서는 그렇지 않았나?

챌린저스 경기를 뛰면서 ‘이 챔피언은 이 챔피언을 이긴다, 이때는 이 챔피언이 라인을 밀 수 있다, 이때부터는 이 챔피언이 주도권을 가진다’라는 걸 배웠다. 그런데 LCK에서는 그게 다 통하지는 않았다. 불리한 챔피언이 특정 행동을 하면 상성이 뒤집히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적응할 때 가장 힘들었다.

팀적인 운영도 기억에 남는다. LCK와 챌린저스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T1의 팀 운영이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 있다고 느꼈다. 그런 부분을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


Q. 경기를 질 때 배우는 게 많을까? 이길 때 배우는 게 많을까?

굳이 고른다면 졌을 때 더 많이 배운다. 올해 경기를 치르거나 연습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느낀 적이 네 번 정도 있다.

그중에서는 광동 프릭스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번 시즌 치른 경기 중 내가 가장 저점이었던 경기이다. 그리고 챔피언 폭에서 약점도 보였다. 광동 프릭스와 경기를 치르면서 감정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만큼 느낀 점도 많았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지 우리 팀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보통 자신의 실책으로 경기를 졌을 때는 그런 부분을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패배를 굉장히 쿨하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스스로 생각할 때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낮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광동 프릭스전에서 내가 못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앞으로 더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 패배한 경기에서 배우고, 보완하겠다. 그래서 더 나은 미드 라이너가 되고 싶다.


Q. 이번 시즌을 뛰면서 인상 깊게 느낀 선수가 있었나?

기본 라인전 체급은 단연 ‘쵸비’이다. 압도적인 체급이라고 느꼈다. 라인전에서는 이 선수만 봐도 배울 게 정말 많다.

정글러를 잘 사용하고, 팀 적인 움직임을 잘 쓰는 선수는 ‘페이커’와 ‘라바’였다. 이 두 선수는 ‘미드 라인이 1:1이 아니다’라는 걸 잘 알려줬다.


Q. 동갑내기 미드 라이너로 리브 샌드박스의 '클로저'가 있다. 서로의 라이벌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클로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클로저’가 T1 소속일 때부터 접점이 있었다. 그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있다.

이전에 ‘클로저’가 나보다 먼저 1군에 올라갔을 때가 있었다. 그때 ‘클로저’를 보면서 자극이 많이 됐다.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선의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친한 만큼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이이기도 하다.


Q. ‘카리스’와 ‘클로저’를 비교하면 서로가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클로저’의 장점은 강한 라인전이다. 그리고 피지컬이 돋보인다. LCK에서 라인전을 공격적으로 가져가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래서 ‘클로저’의 라인전이 좋은 장점이라고 느낀다.

내 장점을 스스로 말하는 건 조금 부끄럽다(웃음).


Q. 젠지e스포츠에서는 후보 미드 라이너였지만, 한화생명e스포츠에서는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팀도 다르고 팀 내 위치도 다른데,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나 책임감도 다를까?

후보 선수 때 느끼는 압박감은 크지 않았다. 그저 대회를 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주전이 되고 나니 모든 경기에 나가고, 항상 경기를 뛸 때마다 나를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낀다.

나를 응원하는 팬들에 대한 생각도 더 많이 하게 됐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팬들이 보여서 더욱 그런 거 같다. 경기를 질 때는 죄송스럽고, 다음 경기라도 더 좋은 모습으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는 더 당당하게 팬들과 눈을 마주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보람도 느끼고, 책임감도 느낀다.


Q.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른 게 올해가 처음인 거로 안다. 관중들과 함께 치르는 경기는 다르게 느끼나?

온라인은 대회를 치른다는 생각이 확실히 적게 든다. 관중들이 있을 때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든다. 그게 긴장감이라기보다는 책임감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Q. 한화생명e스포츠에는 자신을 제외하고도 많은 신인이 존재한다. 팀 내 분위기는 어떤지, 또 함께 경기를 뛰는 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확실히 장난도 많이 치고, 편한 분위기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주장인 ‘온플릭’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온플릭’ 형이 있어서 평소에 장난도 칠 수 있는 듯하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온플릭’ 형과는 서머 시즌 호흡을 더 잘 맞추고 싶다. 나는 원래 게임 안에서 정글러를 잘 부르지 않는 편이었다. 정글러의 턴을 나에게 쓰는 것보다 다른 곳을 위해 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프링 시즌을 보내면서 내가 인-게임 때 정글러를 더 잘 이용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온플릭’ 형도 나와 호흡을 더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서머 시즌 전까지는 ‘온플릭’ 형과의 호흡을 완벽하게 맞추는 걸 목표로 연습할 예정이다.


Q. 프로게이머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어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가?

프로게이머로서 목표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과 우승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선수라면 누구나 궁극적인 목표는 그거일 거다.

미드 라이너로서 내 롤 모델은 ‘페이커’이다. 나는 ‘페이커’ 선수를 존경한다. 그리고 ‘페이커’처럼 인성도 좋고 게임도 잘하면서 오랫동안 롱-런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페이커’ 선수는 특별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메타는 지금까지 정말 많이 바뀌었다. ‘페이커’는 그 메타에 맞춰서 변화했고, 그런 변화 속에서 우승도 계속하고 있다. 나도 ‘페이커’처럼 메타에 적응하는 만능형 미드 라이너가 되고 싶다.

‘페이커’ 선수에 비하면,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제 시작하는 느낌이라서 그 선수의 뒤를 열심히 따라가야 한다.


Q. 22년 서머 스플릿의 목표는 어디에 맞추고 있는가? 이를 이루기 위해서 팀과 자신이 해내야 할 목표가 있다면?

스프링 때 목표는 플레이오프였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서머 시즌에는 꼭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에서 한 라운드 더 올라가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라인전 능력도 올려야 하고, 챔피언 풀도 넓혀야겠다. 팀적으로도 운영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 운영 부분을 좀 더 개선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최근 팬 사인회나 개인 메시지를 통해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드린다. 선물 주시는 것, 사진 찍어주신 것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런 응원을 받을 때면 기분이 정말 좋고, 그런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 프로게이머로서 내가 오랜 시간 활동하면 그건 팬 덕분일 거다.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사진제공: 한화생명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