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SF MMORPG. 누리스타덕스에서 개발 중인 '와일드버스터'는 한국에서 워낙 보기 힘든 SF를 채용했고, 덕분에 많은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은둔자에 가까웠어요. CBT 소식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했고, 심지어 뉴스조차 거의 나지 않았죠.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었지만, 유저들의 관심이 조금씩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OBT 할 계획입니다." 누리스타덕스 김병운 TD의 대답이었습니다. 이번 2차 CBT에서 받는 피드백에 따라, 개발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1차 CBT 이후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번 2차 CBT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츠로 무엇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 2차 CBT는 금일(26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합니다.

▲ 좌부터 김병운 TD, 김종철 서버팀 사원, 차용훈 배경팀 실장





박태학(기자) - 와일드버스터, 사연이 많죠. 저 입사 초기 때 이미 개발중이었으니까. 엄청 오래 개발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우려되는 게 그런 거 아닌가요. 출시 계속 지연되면 아무래도 유저들의 관심이 조금씩 떠나가니까.

김병운 - 걱정 많았죠. 그런데 사연이 있었어요. 저희가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중인데 지금 버전이 5.0이에요. 그 전에도 이것저것 만들고 싶은 게 많았는데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어요. 욕심은 있는데 만들 수가 없으니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컸죠.

그러다 5.0으로 엔진이 업데이트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거 기다렸다가 신 기술을 최대한 적용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유저들 관심이 점점 멀어지는 건 저희도 알고 있었고 걱정도 됐지만, 그래도 보다 완성도 있는 게임을 내는 게 맞다고 봤죠.

박태학 - 엔진 업데이트 후 개발이 빨라졌다고 하셨는데, 예전 버전을 사용할 때와 비교해서 어떤 부분이 발전했나요?

김병운 - 퍼포먼스... 그 최적화가 더 좋아졌고요. 전체적으로 예전보다는 훨씬 더 다듬어진 느낌이 들 거예요.

▲ 와일드버스터 2차 CBT 플레이 영상


박태학 - 처음 와일드버스터가 공개되었을 땐 특색있는 그래픽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개발이 3년 이상 진행되다보니... 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우긴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아시다시피 요즘 모바일 게임들도 언리얼 엔진 쓰면서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그만큼 유저들의 눈도 높아졌으니까요.

김병운 - 그래픽은 초창기 버전과 비교해 많이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다소 칙칙한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색감 바꾸면서 좀 화사한 느낌도 들게 했고요.

박태학 - 용량이 얼마나 돼요? 전체적으로.

김병운 - 4기가 정도.

박태학 - 그렇게 용량이 엄청 큰 게임은 아니네요.

김병운 - 그렇죠. 사양이 높은 게임은 아니라서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다 돌아가는 거 저희도 확인했고.



박태학 - 작년 말에 1차 CBT도 한 번 했었는데, 당시 반응은 어땠어요?

김병운 - 저희가 홍보를 거의 안 했어요. 서비스 안정성 테스트하는 게 주목적이라... 저희가 생각했던 피드백을 받을 정도는 해 주셨던 거 같고.

박태학 - 이번 2차 CBT 때 콘텐츠 위주로 업데이트가 많이 됐다고 들었어요.

김병운 - 레이드 포함해서 새로운 장소가 많이 들어갔어요. 피드백도 그런 쪽으로 많이 왔으면 좋겠고... 아직 미흡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도 지적해주시면 최대한 수정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박태학 - 와일드버스터가 개발 오래한 거 업계 사람들은 알죠. 기자들도 알고... 개발 미뤄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겠지만, 이게 기다리는 유저들 입장에선 다르게 보이거든요. '개발 오래 했으니까 콘텐츠 당연히 빵빵하게 나오겠지'라고 생각할 거예요. 2차 CBT 앞둔 입장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거 같은데.

김병운 - 2차 CBT에도 신규 콘텐츠들이 들어가지만, 아직 공개하지 않은 콘텐츠도 많이 있어요. 콘텐츠 분량과 관련해서는 우려 안 하셔도 될 만큼 준비 많이 했고요. 레이드나 PvP도 그렇고, 아니면 디펜스라던가.




박태학 - 디펜스 모드가 1차 때도 있었나요?

김병운 - 아뇨. 그땐 없었죠.

박태학 - 그럼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모드인데,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김병운 - 메인 퀘스트와는 별개의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모드예요. 어떤 장소에서 자원을 캐야 하는데, 적 세력이 채굴을 방해해요. 플레이어가 적들로부터 자원 캐는 곳을 방어하는 거죠. 여러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고.

박태학 - 와일드버스터는 MMORPG인데, 그 디펜스 모드는 어떤 식으로 입장하는 건가요?

김병운 - 방을 만들어서 파티원들 입장하면 다 같이 들어가는 거예요. 채널 방식이라고 보시면 돼요.

박태학 - 그 외 새롭게 공개되는 모드가 있나요?

김병운 - 열차 지키는 모드가 있는데, 그것도 채굴 모드와 비슷한 개념이에요. 적들이 수송열차 수리 못하게 하려고 막 몰려오는데, 그것들을 막고 열차 수리 완료해서 떠나는 모드거든요.

박태학 - 일종의 수송 개념인가요?

김병운 - 그것도 디펜스예요. 수리하는 장소를 지키는 거니까.

박태학 - 모드에 맞춰서 새로 추가된 맵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김병운 - 많이 들어갔어요. 레이드 추가되면서 그와 관계된 맵들이 열렸고, 거점 지역이 추가되면서 새로 선보이는 장소도 많고요.



박태학 - 전투 쪽도 한 번 여쭤보고 싶은데요. 예전에 지스타 때도 해보고, 스트레스 테스트 때도 해봤는데... 그, 스킬 시스템이 조금 복잡해 보였거든요.

김병운 - 지스타 때는 모든 스킬을 스킬창에 다 등록해놓은 버전을 선보였어요. 당시 유저들이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거든요. 이번에는 메인 스킬을 4개 정도 두고, 서브 스킬을 주변에 놓는 등 좀 더 쓰기 편하게 만들었어요. 또, 스킬 체인지 시스템도 구현됐어요. 전투 상황에 맞춰 스킬을 그때 그때 바꿔 쓸 수도 있고.

박태학 - 혹시 이번 2차 CBT 때 새로 추가된 캐릭터가 있나요?

김병운 - 아뇨. 추가된 캐릭터는 없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선보였던 캐릭터는 다 해볼 수 있고요. 게임 시작하면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가 5개, 나머지 캐릭터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풀리는 개념이에요. 몇몇 캐릭터는 캐쉬로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고.

박태학 - 이번 테스트에서는 몇 레벨까지 육성할 수 있는지.

김병운 - 만 레벨은 50이에요. 1차 때는 30이었는데 이번에 많이 늘렸죠.



박태학 - SF 온라인 MMORPG는 우리나라 게임사에서 거의 도전하지 않는 장르거든요. 어떠세요? 여기까지 만드시면서 드는 생각 같은 게 있었을 것 같은데요.

차용훈 - 원래 SF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좀 다른 느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어요. 이걸 계속 만들고 있는 것도 '이런 게임이 하나쯤은 시장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고요.

박태학 - 2차 CBT까지 왔으니 이제 OBT 생각을 안하실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대략적으로나마 '언제쯤 OBT했으면 좋겠다' 이런 계획을 잡아놓으셨나요?

김병운 - 네. 빠르면 올해 12월 정도에 OBT를 할 것 같아요. 늦는다면 내년 상반기 1~2월 정도. 이번 2차 CBT 끝나고 받는 피드백에 따라서 확실하게 정해지리라 보고 있어요.

박태학 - OBT 버전의 개발 진행도가 100이라고 한다면, 이번 2차 CBT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요?

김병운 - 캐릭터 개발 상황만 보면 30정도예요. 나머지도 비슷하고... 지금 개발중인 게 훨씬 많죠.



박태학 - 아, 조금 이른 질문일 수 있는데 유료화 모델은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 상태인가요?

김병운 - 아직 딱 확정지은 건 아니에요. 일단 캐릭터 코스튬이나 펫,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라던가 이펙트 같이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판매하면 어떨까 기획은 해 봤는데, 그것도 아직 기획 단계이고요.

박태학 - 한국 외 다른 나라 게임사와도 연락하고 있나요?

김병운 - 네 중국 쪽 퍼블리셔 2~3군데와 연락 주고받고 있어요.

박태학 - 모바일로 전용 앱을 달거나... 아니면 동명의 모바일 게임을 내서 원작을 받쳐주는 경우도 있거든요. 와일드버스터는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그 부분에서 좀 유리한 면이 있을 것 같은데... 개발팀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김병운 - 저희 회사에 모바일 게임 개발팀이 있어요. 와일드버스터 모바일 버전도 따로 생각하고 있고요. 일정 확인이나 커뮤니티성 앱이 아닌, 모바일 게임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만, 이것도 온라인 와일드버스터가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윤곽이 잡힐 것 같아요.

박태학 -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이것만큼은 꼭 즐겨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김병운 - 새로 추가된 던전, 레이드를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거점 단위로 던전이 많이 생겨서 게임이 좀 풍성해졌습니다. 기존 콘텐츠를 강화할지, 새로운 콘텐츠를 더 선보일지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기로 결정했고, 내부팀에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