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매스 엔터테인먼트 샘 킴(Sam Kim) CEO

엔매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엔매스)는 국내 게임개발사 블루홀의 미국법인 자회사로 ‘테라’를 비롯해 ‘크리티카’, ‘아바’ 등을 북미 지역에 서비스하고 있는 서비스 회사다. 이들은 온라인 기술과 라이브 서비스, 커뮤니티 활성화 분야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테라'의 북미 지역 성공을 이끌었다.

이들은 이번 지스타 2016을 맞아 벡스코를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 퍼블리싱할 게임을 찾기 위해서다. 엔매스의 샘 킴 CEO를 만나 소싱과 북미 지역 이야기를 들어봤다.



퍼블리싱 게임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키워드, '신뢰'

Q. 지스타 단골 참가 기업 중 하나인데 지스타랑 해외 게임쇼와 비교하면 어떤 강점이 있나.

게임쇼마다 장점이 다르다. GDC의 경우 산업 종사들이 모여 깊지만 좁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특징이다. E3는 홍보, 마케팅 쪽에 집중되어있다. PAX의 경우는 실제 게이머들이 서로 떠들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스타에는 이 모든 것들을 복합적으로 모아놨다. B2C, B2B 둘 다 돌아다녀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다. B2C에서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들어볼 수 있고 B2B에서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서구권의 게임쇼보다 지스타를 더 좋아한다. 이런 비슷한 분위기의 게임쇼로 차이나 조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에는 차이나조이보다 지스타가 더 적합하다.


Q. 어떤 게임을 찾고 있나? 특정 장르나 특정 플랫폼에서 찾고 있는 중인가?

어떤 한가지 타입의 플랫폼에 국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좋은 경험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것을 '다중 생태계 (Multiple Echo System)'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 생태계 안에서 여러 가지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PC 온라인, 스팀, 모바일 그리고 많은 기회가 있는 콘솔까지. 우리가 쌓은 경험과 역량을 플랫폼을 옮겨가면서 유저들에게 제공하여 그들이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게임을 퍼블리싱할 때 임팩트 있는 스토리나 메시지를 서구권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국권의 경우 한국과 다르게 유저 베이스가 나뉘어있다. 좋아하는 취향, 좋아하는 장르 혹은 물리적인 지역도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굉장히 다양한 유저 그룹이 존재한다. 그래서 전통적인 방식의 일반적인 마케팅, 이를테면 배너 같은 일방 메시지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해 '어떤 매력적인 것'을 끌어다 줄 것이냐가 중요하다. 힘든 과정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질 좋은 유저를 유입시킬 확률이 높아 이러한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바라볼 때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번에 '크리티카'와 계약을 하고 '액션'을 강조했다. 예전에 '테라'를 준비할 때 '트루 액션'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커뮤니티에 금전적인 노력과 시간적 노력을 들여 마케팅을 진행했었다.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했었기에 '크리티카'를 서비스할 때 좀 더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Q.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서 커뮤니티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한 이야기도 그렇고. 엔매스는 이를 어떻게 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포럼 운영이나 특정 주제, 이벤트 활성화는 기본 사항이다. 우리는 이외에도 성공적으로 커뮤니티를 잘 관리하기 위해 유저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내부적으로 매우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친분과 믿음을 얻고자 노력한다.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방식은 최근에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트위치나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인간적인 신뢰를 쌓으려고 한다. 요즘 세대는 믿을 만한 사람이 이야기하거나 실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정답이 뭐라고 딱 꼬집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매주 금요일 트위치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데, 이 자리에서 게임 자체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관련한 사람이 출연해서 우리가 어떤 부분을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지, 어떤 실수를 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했는지 이야기한다. 단순히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연결 고리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명이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아주 기본적인 행동으로 다른 회사에서도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더해 24시간 동안 라이브로 스트리밍하기도 했다. 커뮤니티 매니져 뿐만 아니라 관련 인물이 릴레이로 나와 진행했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 게임 혹은 삶에 깊숙이 적용하고자 한다. 신세대에게 이러한 기술은 게임을 선택하고 반복해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지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배너 광고는 돈을 쓰지 않는 순간 사라진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영향력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 쌓기 때문에 돈을 사용하지 않아도 콘텐츠는 남아있게 된다. 처음에는 미약한 영향력이지만, 지속해서 쌓아 나아가면 이를 통해 유입되는 유저가 발생한다. 이들은 좀 더 질이 좋은 유저로 남을 확률이 높다.

▲테라 포럼 화면



북미 시장,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PC 온라인 시장이 더 좋은 '기회'... 콘솔은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시장

Q. 국내 시장은 모바일에 집중되어있으며 VR을 차세대 동력원으로 삼고 있다. 북미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양극단으로 갈라서 있는 분위기다. 차세대 기술 쪽으로 가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 한편, 진입 장벽이 있으므로 조금 더 지켜보고 행동을 하겠다는 부류가 있다. 물론 표면적인 이야기다. 투자자부터 개발자까지 많은 사람과 이야기해보면 다들 속으로는 이미 준비하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본다.


Q. 사업가의 견지에서 콘솔과 온라인게임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나.

콘솔과 PC 온라인 게임에 있어 서구권은 양쪽 모두 기회가 열려있다. PC 온라인 게임의 성장률이 둔화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 매출을 봤을 때는 지금도 가장 크다.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기회가 많다.

최근 몇 년간 개발 트렌드가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많은 개발자들이 모바일 게임 개발로 이동했다. 그래서 PC 콘텐츠를 찾는 게 더 어려워졌다. 모바일은 반대로 매우 많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기회라고 여겨진다. 그러니까,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경쟁이 적은 시장에서 좋은 유저를 공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찾기는 힘들지만 찾게 된다면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

콘솔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콘솔 플랫폼 개발사나 퍼블리싱 회사와 이야기해 보면 특히 F2P 쪽으로 기회가 많이 열려있다고들 한다. 가설이 아니라 실제 현상이다. 퍼펙트월드의 '네버윈터'를 비롯해 '스타트랙 온라인', '월드 오브 탱크'가 실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유저들은 게임에 돈을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좋은 콘텐츠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퀄리티 자체가 좋은 유저라는 말이다. 그래서 콘솔 시장이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현지화를 넘어선 문화화, 키포인트는 '관계 형성'

Q. 한국 유저들은 ‘중국 향(香)’이라는 걸 바로아는데 북미 유저들도 ‘한국 향(香)’을 인지하는지.

짧게 말하자면 '그렇다'다. 당연하게도 게임 내 BM, 아트 워크 심지어 게임 플레이 요소들까지 알아차릴 수 있는 요소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알아차리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이미 서구시장에서 F2P 게임 점유율은 동양 게임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유저들이 많이 즐긴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고 관심을 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를 좋아하는 북미 유저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유저들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다. 동양권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에게 아무 동양권 게임을 쥐여준다고 해서 그들이 즐겁게 할까? 아니다. 게임의 퀄리티가 유저의 기대 수준 이상인 게임을 전달했을 때 만족하는 것이다. 어떤 유저에게 ,어떤 게임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변하고 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서규 유저들이 '한국 게임'인지도 모를 정도의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즈' 같은 게임이 좋은 예다. 이를 한국 게임이라고 말해주면 서구 유저들은 놀라곤 한다.

사실 유저에게 '어느 나라 게임'이라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플레이해보고 재미있으면 어디서 만든 것인지 궁금하지도 않은 것이 글로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Q. F2P 게임을 퍼블리싱할 때 BM도 현지 분위기에 맞게 변경 하나?

일단, BM을 완전히 항상 바꾸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게임이냐, 타겟 유저가 어떤 층이냐에 따라 다르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게임에 따라 다르다. 말 그대로 사례에 따라 다르다.

'테라'가 북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우리와 블루홀이 친밀하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러 의견을 주고받고, 검토하면서 조율했기 때문이다. 매번 BM을 갈아엎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떨 때는 감성을 다독여주고, 어떨 때는 가볍게 이끌어 나갈 때도 있다. 예컨대 유저가 만족스러운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단 것이다. 이건 단순한 기술이라기보다는 예술적 영역에 가깝다고 본다. 감성적인 소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 문화화는 유저와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Q. 단순 현지화(Localization)와 말고 문화화(Culturalization)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주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사실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퀄리티는 단순히 게임에 노력한다는 것 이외에 '장인 정신' 같은 거로 생각한다.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수준이 아니라 얼마만큼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녹였는지, 어떻게 유저들에게 가장 잘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거다.

이러한 노력이 쌓이다 보면 신뢰가 생긴다. '엔매스'를 보면 신뢰를 떠올릴 수 있게 되는거다. 물론 이를 정확히 수치화하기는 힘들지만, 휴면 유저가 게임에 복귀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콘텐츠를 전부 즐겨서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게임을 그만두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유저를 게임으로 돌아오게 하는 게 게임에 대한 신뢰 나아가 회사에 대한 신뢰다. 퀄리티에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의 액티브 유저 중 30% 정도는 휴면에서 복귀한 유저가 차지하고 있다. 한 번 돌아오고 마는 게 아니라 5번, 6번 돌아오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이야기를 확장하자면, 결국 유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는지와 연결된다고 본다. 향후 게임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관계(Relationship)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한국회사가 모회사이기 때문에 여타 다른 회사보다 독특한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있을 것 같은데?

독특한 문화가 형성된 배경에는 블루홀과의 관계가 있다. 처음에 설립하고 성장할 때 블루홀이 우리를 많이 믿어줬다. 자연스럽게 조직 문화를 창달할 수 있게 도와줬으며 조직(Operation) 환경 지원도 해줬다. 우리의 관계는 상하 관계가 아니었다. 덕분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북미의 장점을 가지면서도 한국 기업의 장점이 스며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일적으로는 블루홀이 우리와 관계를 맺은 첫 번째 개발사다.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우리가 '테라'를 서비스 했을 때 유저들이 좋아하게 만들 수 있었다.

엔매스만의 독특한 문화에서 파생한 장점이 있다면 '자유도'를 꼽을 수 있다. 게임을 선택하고 서비스하는데 자유도가 매우 높다. 굉장히 활달하고 좋은 에너지를 만드는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와 문화가 '테라'가 다른 지역보다도 북미에서 좋은 성적을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계는 우리와 블루홀 간의 관계를 뛰어넘어 우리가 관계를 맺는 개발사들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심화해서 더 이끌 수 있게 했다. 우리의 독특한 문화는 진정한 '글로벌'을 만들고 나아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