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변화 속에서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VR 게임 개발 철학
  • 강연자 : 최명균 - 픽셀리티게임즈 / CPO
  • 발표분야 :VR, 개발
  • 강연시간 : 2021.11.19(목) 17:00 ~ 17:50
  • 강연 요약: VR 게임의 변천사와 픽셀리티게임즈 창업의 이유, VR 게임 개발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발전할까




  • ■ VR을 시작하게 된 이유 - 변화와 발전

    예전에 PC는 게이머들에게 부모님이 용납할 수 있는 게임 수단이었다. 교육과 오락, 그 어딘가의 미묘한 포지션을 차지했던 그런 물건. 우리는 더 이상 당구장을 가지 않고, 피시방이라는 장소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다.


    CRT 모니터와 볼마우스를 가지고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리니지, 스타크래프트를 재밌게 즐기지 않았나.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프로세스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피쳐폰, PDA가 생겨났다. 우리는 또 그 기기를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얻었다. 그래픽 퀄리티가 낮은 게임이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혁신적인 순간, 2007년 아이폰이 세상에 공개된다. 이제는 PC 앞에 있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짓수도 훨씬 다채로워졌다. 또 10년 뒤에는 게이머가 가상 공간에 직접 들어가는 VR 시대의 서막이 열린다.

    이 변화의 과정이 우연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변화는 항상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의 이행의 법칙이다. 소형화가 없었으면 스마트폰은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다. VR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 여러 기능이 생기면서 이게 VR 시장을 형성하는 우연이 아닌 연계성을 가진다.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단도 함께 변했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단이 생긴다는 것은 게이머에게 새로운 시장이 확장되고, 더 다양한 즐길 거리가 생긴다는 뜻이다. 2000년대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발전했고, 2010년대에 모바일 게임 시장이 발전한 것처럼 말이다.

    통신 인프라나 하드웨어&유통망도 마찬가지다. ADSL 같은 유선 통신에서 3G, 4G를 넘어 5G까지. PC의 대중화를 거쳐 스마트폰의 대중화, 그리고 오큘러스 같은 VR 기기까지. 관련된 소니, 메타, 스팀 등 글로벌 VR 플랫폼도 성장 중이다.



    이런 큰 발전을 조금 넓게 보면 약 10년 주기다. 갑자기 새로운 것이 탄생한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프로세스의 발전이 다른 산업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아이폰이 처음 공개된 2007년, 첫해에 약 113만 대가 판매됐고, 다음 해는 1,000만 대를 넘었다. 숫자적으로만 봐도 굉장한 의미를 가진다.

    VR도 비슷한 흐름이다. 작년에 VR이 등장하고 오큘러스 퀘스트2가 백만대 정도 팔렸는데, 올해 약 천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입력과 출력 방식은 한 번도 변화를 멈춘 적이 없다. 부모님 세대는 노트로 뭔가 필기하는 걸 잘하고, 익숙하다. 심지어 글씨체도 훌륭하시다. 그런 시대에 태어났으니 그게 당연한 거다. 우리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익숙한 시대에 태어났다. PC로는 누구보다 빠르고 잘한다.

    이는 크게 30년 주기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세대인 요즘 태어나는 세대는 처음부터 터치 스크린이 당연한 시대다. 일반 TV 앞에서도 손을 만지작거리며 확대, 축소 등의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다음 세대는 어떤 방식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는 콘텐츠 소비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만드는 사람에게만 주도권이 있었다. 보고 싶은 방송이 있으면 무조건 그 방송이 나오는 TV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주도권을 철저하게 방송사다. 그래서 인기가 많은 방송을 앞둔 광고는 영향력이 엄청나다. 소비자는 나도 모르게 그 영향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철저하게 소비자가 골라 본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캐치한 미디어들은 지금도 굉장한 규모를 자랑하고, 그렇지 못한 미디어는 힘을 잃어갔다. 이는 앞으로도 당연한 수순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만 해도 잘되던 시대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모토 하에 제조와 서비스의 교집합이 생겨났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VR, AR을 활용할 여지가 많다. 결국, 미래에는 제조가 서비스를 하기도 하고,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제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미 그 단계에 돌입한 회사들이 우리가 잘 아는 애플, 테슬라, 구글, 메타와 같은 기업들이다. 발빠른 기업들은 이미 그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서비스 혹은 제조, 한 가지만 고집할 회사들은 도태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래서 도전하게 된 것이 VR이다. 시작은 당연히 힘들었다. 의자 3개, 책상 3개 놓고 반지하에서 시작했다. 정말 죽어라 노력했다. 2017년부터 2019년 정말 미친 듯이 노력했는데,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여러 행사들을 다니며 주크버그, 존 카맥을 만날 기회가 생겼는데, '희망을 버리지 마라'는 뉘앙스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더 열심히 매진했다. 그런데 사실 3년 동안 겪은 어려움은 초기 시장이 겪어야 하는 당연한 것들이다. 한계와 불확실성, 주변에서의 VR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 조금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 위해 해외를 돌아다녔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개발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VR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유저들도 만나고 싶어 도쿄게임쇼, 차이나조이 등 세계 게임쇼를 돌아다녔다. 한 예로, 도쿄게임쇼에서 유저들을 찾아다니며 우리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차이나조이도 마찬가지다.

    2019년 라이즈 오브 폴른을 개발할 때만 해도 당시 VR 게임들은 선이 있거나 PC에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는 무선으로 떨어져 있는 친구들과 네트워크 대전을 하는 게임을 만들었고, 중국 마켓에서 1위도 차지하는 등 성과를 얻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달려나가고 있다. 추가로 크레이지월드VR(카트IP), 더 패쳐 등 게임을 만들었다.



    5G가 상용화되긴 했지만, 사실 우리들의 실생활에는 아직 LTE와 큰 차이점은 없다. 그러나 이제 슬슬 5G를 가지고 VR을 활용할 가능성이 훨씬 더 많이 열렸다. VR 시장은 이제부터다. PC 온라인 시장이 겪었던 성장통을 VR이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1년, 1년이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항상 내 생각보다 빨랐다. 그리고 VR을 기반으로 게임 외에 교육, 금융, 엔터, 의료 등 여러 산업들과 협업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VR에는 3가지 요소가 있다. 자율성(autonomy), 상호작용성(interaction), 임장성(presence).

    아직도 VR에 대한 키워드를 떠올리면 어지럽다, 신기하다, 몰입감, 비싸다, 불편하다 등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정말 빠르게 해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멀미에 겁을 내는 분들도 있는데, 관계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뇌파 분석 결과 visual quality 및 movement 에 대한 보정을 통해 멀미 현상을 상당 부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비싸다는 문제는 정말 간단하게 시간이 확실히 해결할 문제다. 신기한 경험을 멀리하는 게 중요하다. VR은 그저 신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이 VR을 떠올리면 높은 빌딩에서 외나무 다리를 건너거나 청룡열차를 타는 등 정도에서 끝난다.

    기존 VR 콘텐츠는 PC와 연결해서 공간이 필요하고 제약된 플레이, 동시 접속, 플레이어도 제한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세계 시간 공간 언어의 제약 없이 연결시킬 거라고 추측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HMD를 사용하든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어디에 있든 모두를 연결시키는 수단 말이다.

    픽셀리티 게임즈는 게이머를 주력 타겟으로 하고자 마음먹었다. 게이머를 위한 VR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다. 그동안 VR 게임은 게이머들이 즐기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단순히 신기하고 끝이다. 그리고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확인된 게이머의 특징이 VR에도 존재한다.

    운동신경보다 판단력에 의해 게임의 승패가 가려져야 하며, 게이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신기함을 넘어 경쟁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어른과 아이의 대결에서 칼을 휘두른다는 행위를 했을 때 아이가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가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게임적으로 판단할 때 어른의 행동이 더 강한 공격인가? 이런 부분은 누가 하든 어느 정도의 범위와 기준을 만들고 서버에서 연산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제나 생각보다 기술이나 하드웨어의 발전은 빨랐고, 모든 게 어느 정도 다 연결이 되어 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없다. 결국, PC가 없었으면 스마트폰도 없고, 현시대의 기술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VR의 경우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앞으로 굉장히 많은 산업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 손에서 스마트폰이 없어질 수도 있다. 이게 근 미래 20~30년 후에도 쓸까? 모르는 거다.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거기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게 VR이다. VR 역시 완성체는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그렇게 볼 수 있다.




    ■ 마치며...

    여러분들이 감지를 하고 이 기술의 변화를 관찰했으면 좋겠다.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이뤄진다. 2018년에 나온 레디 플레이어 원, 조금은 과장, 흥미 유발 요소가 있긴 하나 어쩌면 이게 생각보다 현실에 빨리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실 이미 현재도 세계 그 누구든 원격으로 가상 공간에서 회의가 가능하다.

    가상 공간에서 영화도 볼 수 있고, 코로나 때문에 해외 여행을 자주 못가지만, 여행을 갈 때 검색을 많이 하는데, 앞으로는 그 여행지에 가상 세계를 통해 먼저 가보고 간접적으로 체험을 하고 경치 좋은 높은 산위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도 있다. 마치 아이언맨처럼.

    현재 메타에서 서비스하는 OS에서는 드래그, 스크롤 확대 선택 컨트롤러 없이 손 제스쳐만으로 하는 걸 테스트 중이다. 인식률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 친구와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앞으로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에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을 계기로 미래의 VR 산업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그리고 어떤 영향을 주고 다른 산업들과 어떤 협업이 가능할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같이 고민해보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