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되면 생각나는 세기의 대결이 있습니다. 바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한국 프로 기사 '이세돌'과의 바둑 대국입니다. 지난 2016년 3월에 진행된 해당 대국은 말 그대로 기계와 인간의 대결이자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볼 수 있었던 대표 사례입니다.

고도의 훈련으로 수만 가지의 경우의 수를 익힌 알파고는 4승을 가져가며 바둑 대국에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이세돌 프로 기사도 포기하지 않고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인공지능을 상대로 승리한 '단 하나의 인류'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우리 삶 곳곳에 인공지능이 침투했고, 최근엔 원하는 이미지를 그려주는 인공지능도 등장했습니다.

인공지능 화가는 주로 원하는 이미지를 제작하거나 인공지능 특유의 그림체로 재탄생한 2D 캐릭터의 모습을 보고 싶은 유저들이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저 역시 인공지능이 그린 이터널 리턴 실험체들은 어떠한 모습인지 궁금해서 인벤 AI 화가인 '부에르'에게 한 번 요청해봤습니다.



인벤 AI 화가 '부에르'


▲ 인벤의 AI 화가 '부에르'


인벤 AI 화가 '부에르'는 텍스트 태그를 활용한 방법과 기존의 이미지를 넣어 비슷한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만듭니다. 그 중, 저는 텍스트 태그를 이용하는 방법이 원하는 이미지를 더 자세하게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서 해당 방법을 이용해 이터널 리턴 실험체의 이미지를 만들어봤습니다.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만큼 각 실험체의 특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포즈, 옷 스타일, 눈 색깔, 표정 등 까다롭게 말해도 생각보다 높은 퀄리티의 이미지를 부에르가 그려주는데요. 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실험체 중 무작위로 10명을 선정하여 한 번 그림을 요청 해봤습니다. 과연 AI 화가 부에르는 얼마나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인벤 AI 화가 '부에르' 이용하러 가기



이터널 리턴 대표 캐릭터, '재키'


▲ 연쇄 살인범 재키의 특징


'재키'는 이터널 리턴을 대표하는 실험체 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짧은 흰색 머리에 빨간 눈, 얼굴에는 보기만 해도 섬뜩한 큰 흉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쇄 살인범답게 도끼 또는 전기톱을 항상 들고 다니기도 하죠. 재키를 설명하는 텍스트 태그로 '짧은 흰색 머리, 빨간 눈,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 살인범, 전기톱을 들고 서 있는 여자'를 작성해봤습니다.

부에르가 그린 재키는 빨간 눈과 얼굴의 흉터가 두드러져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이터널 리턴의 재키가 좀 더 장난기가 가득하다고 볼 수 있다면, 부에르가 그린 재키는 좀 더 잔혹한 면이 있는 캐릭터 같네요.


▲ 부에르가 그린 재키



마술사의 이미지 그대로, '엠마'


▲ 카드 마술이 특기인 엠마


'엠마'는 마술사입니다. 그녀는 마술사 모자를 들고 다니며 특기인 카드 마술을 관객에게 선보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마술을 스킬로 사용하는 엠마를 그리기 위해 '민트 머리, 긴 머리, 마술사, 마술사 모자, 마술, 서 있는 자세'의 태그를 작성했습니다.

이터널 리턴의 엠마가 길거리에서 관객들에게 깜짝 마술을 보여주는 느낌이라면 부에르가 그린 엠마는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마술사로 보였습니다. 엠마는 상대를 토끼로 변하게 하는 스킬도 있는 만큼 '토끼, 땋은 머리, 카드'를 추가로 작성하니 원작과 비슷한 느낌의 엠마가 탄생했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엠마



이런 청소부 제법 어울리는데? '루크'


▲ 개구쟁이 청소부 같은 루크


'루크'는 낮에는 대걸레를 들고 다니는 청소부지만, 밤에는 의뢰를 받아 일하는 살인 청부업자입니다. 반전이 있는 루크를 과연 부에르는 어떤 이미지를 만들지 궁금해서 '회색 머리, 목에 고글, 청소 도구, 대걸레를 들고 서 있는 남자 청소부'를 텍스트 태그로 작성했습니다.

개구쟁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좀 더 청소 일에 진심인 듯한 나이 많은 루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사뭇 달랐지만, 옷차림은 비슷했습니다. 청소부라는 직업을 적어서 그런지 몇 번을 다시 시도해도 멜빵 바지는 변하지 않고 계속 입고 있었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루크



부에르도 인정한 비밀 요원, '알렉스'


▲ 무기의 달인 알렉스


'알렉스'도 루크와 똑같이 위장 직업을 가진 비밀 요원입니다. 인게임에서도 최대 4개의 무기를 사용할 정도로 모든 무기를 다루는 데에 익숙하다고 합니다. 좀처럼 선글라스를 벗은 얼굴을 보기 힘든 알렉스를 설명하기 위해 '얼굴에 선글라스, 짧은 금발 머리, 검정 정장, 키가 큰 남성, 검정 망토' 태그를 작성했습니다.

검은 정장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면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이라는 것을 인공지능도 아는 걸까요? 마치 도시에서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는 듯한 알렉스를 그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세하게 그린 것 같아 만족했습니다. 특히, 부에르가 그린 알렉스는 원작과 비교했을 때 싱크로율이 높은 실험체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부에르가 그린 알렉스



또 다른 매력의 체스 챔피언, '아델라'


▲ 세계 체스 챔피언 아델라


오직 승리만을 노리는 '아델라'는 세계 체스 챔피언입니다. 그녀는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며 모든 일에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움직이는데 능숙하다고 합니다. 과연 인공지능이 그린 세계 체스 챔피언은 어떨까요? '검은색 땋은 머리, 안경, 검은색 슈트, 체스, 체스 챔피언'의 태그를 사용했습니다.

'체스 챔피언'이라는 구체적인 직업 태그를 사용하면 원작보다 나이가 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부에르가 그린 아델라가 더 날카로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그럴까요? 진정한 체스 챔피언의 위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더 맘에 들었습니다. 또한, 게임에서 볼 수 없던 다양한 구도의 아델라를 보니 색달랐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아델라



뚝심 있는 밴드 리더, '하트'


▲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하트


'하트'의 밴드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동료들 간의 의견 대립으로 결국 해체되고 맙니다. 기타와 단둘이 남게 된 하트를 설명하기 위해 '노란색 짧은 머리, 노란 눈, 베레모, 밴드 리더, 밴드 액세서리, 펑키 옷, 서서 기타를 치는 여자' 태그를 사용했습니다.

이터널 리턴의 하트가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귀여운 뮤지션이라면, 부에르가 그린 하트는 고독한 솔로 기타리스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차가운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소위 말해 독기가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하트라면 조만간 곧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부에르가 그린 하트



까다로운 야구 선수, '윌리엄'


▲ 야구 선수 출신 윌리엄


'윌리엄'은 메이저리그의 간판 투수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승부 조작 혐의로 야구계에서 영원히 퇴출당했습니다. 윌리엄의 옷차림은 그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야구 선수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부에르에게 윌리엄을 설명하는 태그도 다른 실험체들과 달리 '야구 선수, 오른손엔 야구 글러브'로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했습니다.

너무 간단하게 적어서 그랬을까요? 쉽게 그릴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원하는 이미지가 나오지 않아서 몇 번을 다시 그렸습니다. 기존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달리 야구 만화에서 볼 법한 평범한 야구부 학생의 모습이 나와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윌리엄



어떻게 그리든 귀여운 요리사, '쇼우'


▲ 요리 기술로 적을 공격하는 쇼우


귀여운 외모의 '쇼우'는 위험과 전투가 가득한 루미아 섬에 어울리지 않은 요리 도구를 항상 들고 다닙니다. 그는 인자한 미소를 하고 있지만, 전투에 들어가면 적들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전투 요리사입니다. 귀여운 이미지로 많은 유저에게 사랑받는 쇼우를 과연 부에르는 어떻게 그렸을까요? '중국인 요리사, 작은 눈, 큰 덩치, 웍, 요리사 모자'의 태그를 사용해봤습니다.

부에르가 그린 쇼우도, 원작 쇼우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어떠한 모습이든 푸근한 미소는 빠지지 않았으며 부에르가 그린 쇼우는 요리사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주방 배경도 있어 더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쇼우



한국 무속인 캐릭터, '혜진'


▲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있는 혜진


'혜진'은 암기와 활을 사용하며 부적을 들고 적을 공격하는 무속인입니다. 혜진은 개량 한복을 입고 다니는 만큼 인공지능이 그린 한복을 입은 한국인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녀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인, 한복, 무속인, 진한 보라색 머리, 보라색 눈, 진지한 표정'의 태그를 사용해봤습니다.

'한복'이라는 태그는 있지만 부에르가 그린 혜진의 옷차림은 만화에서 주로 무속인이 많이 입는 일본풍의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정식 태그가 있음에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부분에선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혜진



할아버지 누구세요? '아이작'


▲ 부패 경찰 아이작


'아이작'은 힘과 잔혹함을 과시하며 항상 꼭대기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는 경찰이지만 동시에 갱단을 지배하며 작은 마을의 폭군이기도 합니다. 그를 설명하기 위해 '백발의 짧은 머리의 남성, 하얀 수염, 정장, 큰 키, 진지한 표정'을 작성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땐 이게 누군가 싶었지만, 오히려 갱단을 지배하는 폭군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이미지가 나왔지만, 부에르가 그린 아이작은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겨서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 부에르가 그린 아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