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조금은 쌀쌀했던 상하이의 봄.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곧바로 iG의 숙소로 향했습니다. 낯선 타지에서 물어물어 찾아간 iG의 숙소. 저희를 마중 나와준 선수들도 반갑고, '푸만두' 이정현, '플라이' 송용준까지 함께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다섯 남자. 이 말만 들어도 이들이 얼마나 친하게 지내고 있는지 느껴지지 않나요? 함께 놀러 다니고 맛있는 걸 사서 먹기도 하고 경기도 함께 치르면서 형제 같은 우애를 나누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했던 iG-yG 인터뷰.

이들이 느끼는 중국 리그의 수준은 어떨까요? 선수들이 중국 생활은 잘 적응하고 있을까요? 한국 리그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함께 들어보실까요?





Q. 정말 오랜만에 인사하는 것 같아요. 한 분씩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백영진 : 안녕하세요. iG에 탑 라이너 '세이브' 백영진입니다.

송의진 : 안녕하세요. iG로 온 '루키' 송의진입니다.

이정현 : yG '푸만두' 이정현입니다. 지금 만두를 먹고 있습니다.

이병권 : iG 정글러 '카카오' 이병권입니다.

송용준 : yG 미드 라이너 '플라이' 송용준입니다.


Q.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근황을 알려주세요.

송용준 : yG로 오면서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아주머니가 음식도 맛있게 해주시고 김치도 있어서 사는 데 불편함은 없는 것 같아요.

이정현 : yG의 코치로 있으면서 스크림 봐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잉여로운 생활을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송의진 : 형들과 즐겁게 시간 보내고 있어요. 성적까지 잘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백영진 : 와신상담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병권 : 저는 음식도 잘 맞고 적응력이 빠른 편이여서 어려움 없이 살고 있어요.


Q. (이정현에게) 코치 생활은 마음에 드나요?

이정현 : 그냥 있으니까 하는 거예요(웃음). 선수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긴 한데 한국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선수 생활을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중국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운 것 같아요. 동생들이 말도 안 듣고 해서 편하게 있습니다(웃음).

송의진 : 만두 형. 처음에 만날 때는 아! 저분이 롤드컵 우승, 올스타 우승한 대단한 분이구나 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제가 서포터 더 잘하는 거 같아요.

이정현 : 니들은 우승 해봤냐?

이병권 : 내가 SKT T1 서포터 였으면 두 시즌 무패 우승 했을텐데..

송의진 : 당시 SKT T1은 서포터가 가서 깃발들고 응원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어요.


Q. (이병권에게)카카오 선수는 중국 생활이 어떤 것 같아요?

이병권 : 중국에 온 걸 후회하고 있어요(웃음). 아침에 일어나서 숙소에 있을 때마다 여기 왜 있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는 제가 제일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하네요.

송용준 : 진짜 중국 음식 잘 먹어요. 저렇게 잘 먹는 건 처음 봤어요.

백영진 : 거의 중국인이라고 봐야죠.


Q. (송용준에게)'플라이' 선수는 요즘 경기력에 물이 올랐다던데요?

송용준 :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연습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덕분에 yG가 iG보다 잘하는 것 같아요(웃음). 근데 2군 리그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진 않네요. 2군 리그를 한국 팬들이 안 봐서 다행이에요.

이병권 : yG가 이상하게 잘해요. 거 참.. (웃음)

이정현 : 내가 코치를 잘해줘서 라고 생각하진 않니?

이병권 : 네.


Q. (백영진에게)리그에 얼굴을 비추지 않아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요. 어떻게 지내세요?

백영진 : 중국에서 편하게 생활하고 있어요. 여러 면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연습하면서 열심히 출전할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이병권 : 저 형 너무 편하게 사는 것 같아요(웃음). (송)의진이랑 맘이 잘 맞는지 거의 같이 놀러 어디 다니고..

송의진 : 아냐! (백)영진형이 처음 왔을 때 너무 조용하고 인사만 하고 게임만 해서 내가 같이 말 걸어주고 같이 논거야. 근데.. 알고보니 저 형이 진짜 웃긴 형이에요(웃음).

이병권 : 모르겠어요. 둘이 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Q. 다들 전 소속 팀들과 연락 잘하고 있으신가 봐요?

백영진 : 그런 친구들도 있고 아닌 친구들도 있어요(웃음). 아! '듀크' 이호성 선수가 요즘 한국에서 잘하고 있던데 호성아! 화이팅!

이정현 : 북미 리그에 있는 광진이가 얼마 전에 갑작스레 연락이 왔어요. 그러더니 저보고 케넨 서폿이 뭐가 좋냐고 묻더니 전화를 끊더라고요.

송의진 : 안부 전화가 아니라 정보를 캐내는 전화라고 봐야지(웃음). KT 롤스터는 따로 채팅 창이 있어서 서로 이야기 많이하고 있어요. (류)상욱이 형도 있고, (고)동빈이 형도 있고..


Q. (백영진에게)출전을 위해 연습을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어떤가요?

백영진 : 안 나가는 게 편해요(웃음). 농담입니다. 열심히 다른 챔피언 연습하면서 기회를 보고 있어요. 미드-정글이 정말 잘해서 저에게도 많은 자극이 돼요. 열심히 노력해서 저도 출전 기회를 잡아야죠.


Q. 한국 리그를 보고 있나요? 친정 팀들의 활약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이정현 : 우리 팀 SKT T1이 짱 아닌가?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2위던데..

백영진 : '듀크' (이)호성아 힘내라!

송의진 : 친정팀을 보면 '애로우' 노동현이 형이 그리워요. 우승을 하면서 세 명이 팀을 나갔는데 형이 많이 과묵한 편이라서 힘들어도 표현하지 않을 성격이에요. 그래서 제가 매일 메신저로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이병권 : 우리 팀은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KT 롤스터는 섬머 때 잘했으니까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로 생각해요.

송용준 : 진에어 팀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 있었으면 우승 했을 텐데(웃음).

이병권 : 챌린저스 리그?

송용준 : 하하. 원래 진에어 소속 선수들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알고 있었어요. 사실 너무 늦게 성적이 올라온 것 같아요.


Q. 중국 LPL은 어떤 것 같나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가요?

송의진 : 처음 LPL 도착했을 때는 중국 리그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이 모두 잘해지는 것 같아요. 음.. 이게 저희가 현지화 된 건지 중국 리그 수준이 올라온 건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음.. 아마 저희가 현지화된 것 같아요.

이병권 :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가 현지화 된 것 같아요.

송용준 : 음. 나도 그 생각 하는데(웃음). 중국 리그가 워낙 무승부도 많고 역전도 자주 나오고.. 빈틈 없는 운영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Q. 그럼 한국 팀과 중국 팀이 세계 대회 결승에서 붙는다면 누가 이겼으면 좋겠나요?

송의진 : 한국이요. 그래도 세계 대회는 한국이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남은 일동 : 중국이요. 저희가 중국 팀에 있는데 한국 팀이 우승하면 배가 아플 것 같아요(웃음). 하하하. 그래도 한국이 이기지 않을까요?


Q.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이병권 : 다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고 여러 면에서 힘든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송의진 : 여건이 된다면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확실히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백영진 :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팬들이 우리를 잊어버리진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긴 해요.



Q.(이병권에게) 중국 리그로 한국 정글러들이 많이 떠나면서 한국 리그 정글러들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이병권 : 글쎄요. 제가 리그에서 직접 상대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중국 리그에는 음.. '클리어러브' 밍카이가 직접 상대해보니 잘하더라고요. 한국 서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요. EDG는 약속된 플레이를 하는 편이에요. 항상 서포터와 정글러가 함께 움직여서 미드 라인에 압박이 심한 편이에요.

송의진 : 맞아요. 그 팀은 항상 짜여진 대로 움직이는 팀이에요. 기습적으로 미드 라인에 로밍을 올 때 압박감이 심해요.

이정현 : EDG는 중국에서 확실히 1위 다운 포스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 밖에 팀들은 어느 정도 실력이 비슷하다고 느껴요.


Q. GE 타이거즈의 선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백영진 : '스멥' 송경호가 확실히 잘하는 것 같아요. '프레이' 김종인은 이전부터 잘하는 걸로 유명했고.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으니 성적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죠.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송의진 : 다들 잘하는 선수들이 맞아요. 전성기의 SKT T1 같은 포스는 없지만 한타에서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게 보여요.

이정현 : 맞아요. 확실히 좋은 팀이에요. IEM에서 삐끗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좋은 약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멋진 모습 보여주겠죠?



Q. 각자가 가진 목표는 무엇인가요? 팬들에게도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해요.

백영진 : (송)의진이와 (이)병권이가 요즘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 자리를 파고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팬분들 택배도 많이 보내주시고 챙겨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얼굴 많이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송의진 : 4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리그 초반에 전승 우승하고 롤드컵 가겠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전승 우승은 무슨(웃음). 플레이오프 진출했는데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정현 : 저희 팀을 1군 리그로 올려보내는 것이 목표예요. 여러분! 제 방송에 많이 놀러 와주세요.

이병권 : 영진이 형에게 밀려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팬 여러분 저 많이 사랑해주세요.

송용준 : LPL 요즘 실력이 많이 떨어졌던데 조만간 LPL로 올라가서 얼굴 비치겠습니다. 응원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