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옴닉 사태의 비밀이 아누비스 신전에?! 전장별 배경 이야기 2부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전장별 배경 이야기 2부로 찾아뵙게 됐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곳은 도라도, 지브롤터 등 점령, 호위 전장입니다. 특히 도라도같은 경우는 '아나'와 '솜브라' 루머로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죠.
전장 내에서 직접 언급되진 않지만, 관련이 있는 단편 코믹스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진행하는 전장도 있습니다. '창조주 프로그램'이라는 설정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아누비스 신전인데요, 어쩌면 원인 불명이라는 1차 옴닉 사태의 비밀이 여기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각 전장에서 오버워치 요원들이 싸우게 되는 이유부터, 교묘히 배치된 세계관 설정까지 하나씩 살펴보시죠!
■ 도라도 : 수상한 핵 발전소
도라도는 단편 애니메이션 '영웅'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전장입니다. 줄에 걸린 전구들과 바닥의 색종이들은 옴닉 사태 종결을 기념하는 '빛의 축제' 중임을 나타냅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도라도는 반옴닉 성향의 갱단 '로스 무에르토스'가 장악하고 있어 마냥 평화롭지만은 않죠.
더 큰 문제는 도라도에서 입지가 상당한 전력 회사 '루메리코'와 갱단이 모종의 유착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겁니다. 애니메이션 '영웅'에서 로스 무에르토스가 화물 운반에 사용하는 트럭과, 도라도 전장 공격팀이 루메리코 핵 발전소까지 호송하는 트럭은 같은 기종입니다. 심지어 번호판까지 같습니다.
따라서 도라도 전장에서 공격팀은 로스 무에르토스 혹은 루메리코에 고용된 용병이라는 설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갱단과 루메리코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또한 솔저:76의 도라도 전장 상호작용 대사가 "루메리코가 뭘 꾸미고 있는지 궁금하군."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솔저는 오버워치 해체가 어떤 세력에 의한 음모라고 생각하고 전말을 밝히기 위해 독자적으로 행동 중인 인물이기 때문이죠. 그는 '음모'에 가담한 세력 중 하나로 루메리코를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상한 점은 더 있습니다. 루메리코 역시 비밀리에 솔저의 뒷조사를 해왔다는 겁니다. 도라도의 최종 목적지는 루메리코 소유의 건물인데요, 이곳을 돌아다니다보면 '솔저:76', '잭 모리슨'(솔저의 본명)이라는 이름으로 된 기밀 문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솜브라'라는 이름이 붙은 기밀 문서가 함께 놓여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솜브라는 도라도 전장 내의 신문이나 루메리코 전력 회사 내부의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름입니다. PTR을 통해 '아나'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그녀의 호출명일 것이란 추측이 많았는데요, 이후 오버워치 총괄 디자이너 '스캇 머서'가 '둘은 다른 영웅'이라며 루머를 일축했습니다.
즉, 솜브라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영웅이고. 오버워치 또는 오버워치의 해체 사건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인 셈입니다. 일각에선 '아나'의 배경 스토리 영상에 잠깐 등장한 여성 캐릭터가 '솜브라'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죠.
■ 감시 기지 지브롤터 : 오버워치 통신망을 복구하라!
감시 기지: 지브롤터는 오버워치 해체 후 윈스턴이 인공지능 '아테나'와 함께 지내던 곳입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소집'의 배경이기도 하죠.
이곳에는 오버워치 통신망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위성 드론이 있으며, 공격팀의 역할은 이 드론을 발사대까지 옮긴 뒤 오버워치 통신망을 복구하는 것입니다. 즉, 지브롤터에서 공격팀은 오버워치 진영, 수비팀은 애니메이션 '소집'에서 이미 한 차례 습격을 해온 바 있는 '탈론' 요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브롤터 전장 내에는 '소집'에서의 전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공격팀 시작 지점이 윈스턴이 지내던 실험실로 보이는데요, 2층에는 깨진 유리창이 있고 그가 제작하던 방벽 생성기의 프로토타입도 직접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 시설 관리 임무는 물론 오버워치의 여러 중요한 정보도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 '아테나'는 차기 신규 영웅으로도 나올 것이란 추측이 많습니다. 실제로 오버워치 시네마틱 트레일러에 아주 그럴싸한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했거든요. 이마에 아테나의 로고와 비슷한 문양이 새겨진 로봇말입니다.
■ 66번 국도 : 데드락의 폭탄 운송을 저지하자
데커드 케인의 수표가 발견된 덕분에 유명세를 탔던 전장입니다. 이곳은 과거 맥크리가 몸 담았던 '데드락'이라는 갱단의 본거지로, 그를 이 전장에서 선택하면 여기 돌아온 게 잘한 짓인지 모르겠군.라는 상호작용 대사를 내뱉습니다.
한편 이 전장에서 솔저:76이 "데드락 놈들.. 레예스 녀석이 오래 전에 쓸어버렸어야 하는데.."라는 대사를 하는 걸 보면 아직도 갱단이 활동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전장에서의 전투도 데드락이 열차를 습격해 폭탄을 탈취했기 때문에 벌어졌습니다. 공격팀의 목표는 이 폭탄을 운송기에 실어 데드락 거점까지 이동하는 겁니다. 즉, 66번 국도에서 공격팀은 데드락 진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최종 목적지인 데드락 거점 내부를 살펴보면 맥크리의 사진을 걸어놓고 다트를 던진 흔적이 있습니다. 데드락에서는 그를 배신자라고 여겨 매일같이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약간 수상한 점이 있습니다. 데드락 거점 곳곳에 지난 기사에서 살펴봤던 리장 타워 소유주인 우주 항공 기업 '인터스텔라'의 로고가 그려져 있는 겁니다. 정확히는 몇몇 컨테이너에서 로고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당장 알 수 없으나 향후 인터스텔라와 데드락의 관계가 드러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하나무라 : 형, 나 살아 있다는데 왜 자꾸 제사를..
아시다시피 하나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 '용'의 배경이며, 시마다 가문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전장입니다. 닌자 일족인 시마다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난 한조, 그리고 차남인 겐지의 이야기가 녹아 있죠.
어느 날 시마다 가문의 수장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장남인 한조가 뒤를 잇게 됐습니다. 거대한 권력과 함께 막중한 의무가 그에게 주어졌고, 일족의 장로들은 차남인 겐지를 바로잡아 시마다 가문을 이끌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겐지는 한조와 달리 가문에 순종적이지 않고, 불법적인 사업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조가 가문을 위해 일해달라며 찾아오자 그의 제의를 거절했고, 둘은 결국 대결을 벌이기에 이릅니다. 겐지는 자신이 제안을 거절하자 한조가 격노해서 공격해왔다고 기억하는 것 같지만, 한조의 공식 스토리 설정을 보면 장로들의 압박 때문에 그가 동생을 숙청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마다 형제의 대결은 겐지의 죽음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에 큰 죄책감을 느꼈고, 결국 아버지의 유산을 거부한 채 방랑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한조는 매년 동생의 기일이 되면 하나무라의 시마다 성에 몰래(?) 들어와 제사를 지냈는데요, 어느 날 한조의 앞에 사이보그 육체를 가지고 나타난 동생 '겐지'가 나타난다는 내용이 바로 애니메이션 '용'입니다.
항상 그랬듯 자신을 암살하려는 자객인 줄로만 알고 한조는 겐지와 싸우게 되고, 이때 파손된 기물들이 하나무라 전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하나무라에는 확실한 배경 이야기가 있지만, 왜 굳이 이곳을 두고 요원들이 싸우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한조가 애니메이션 '용' 이후에도 산 사람을 상대로 제사를 계속 지내고 있는 건 아닐지..
아무쪼록 겐지의 명복을 빕니다.
■ 아누비스 신전 : '창조주 프로그램'의 비밀?
신전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양 팀이 대결한다는 설정의 전장입니다. 이 '비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으나, 파라의 단편 코믹스 '임무 강령'에 등장하는 '창조주 프로그램'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무 강령'에서는 다른 옴닉을 조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인 '아누비스'가 스스로 봉인을 풀고 인간들을 공격해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아누비스는 '창조주 프로그램'들 중 하나라는 설명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집합이 '창조주 프로그램'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아누비스 신전의 공격과 수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공식 설정으론 아누비스 프로그램을 지키고 있는 건 '헬릭스 시큐리티'라는 보안업체입니다. 파라가 소속된 곳이죠. 이들이 지키는 '아누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비팀이 헬릭스 시큐리티 소속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반면 공격팀은 아누비스 프로그램을 노리는 어떤 세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일단 파라의 코믹스를 통해서 '창조주 프로그램'이라는 심상치 않은 떡밥을 던져둔 이상, 추가적인 세계관 설정이 점차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 볼스카야 인더스트리 : '스베타고르' 방어 작전
볼스카야 인더스트리는 러시아의 사업가 '카탸 볼스카야'가 설립한 거대 로봇 생산 공장입니다. 러시아는 제 1차 옴닉 사태가 벌어지자 이 공장에서 '스베타고르'라는 로봇을 생산해서 옴닉의 기계 군단에 맞섰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강화 군인이나 병사들이 입을 갑옷의 개발 등으로 맞섰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본 건 러시아였죠.
로봇에는 로봇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에 확신을 가지게 된 러시아는 이후 2차 옴닉 사태에도 스베타고르 생산량 확대로 대응하기에 이릅니다.
따라서 공격팀은 러시아의 로봇 추가 생산을 막으려는 입장이고, 수비팀은 볼스카야 측에게 고용된 오버워치 요원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옴닉 영화 감독 할프레드를 지킬 때처럼 돈을 받고 일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한편 신규 영웅인 '아나'로 볼스카야 인더스트리에 입장하면 흥미로운 대사를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녀는 "오래 머물 순 없겠어. 난 아직도 이곳에서 요주의 인물일 테니까."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과거 오버워치 시절에 러시아에서 어떤 사건에 휘말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나와 솔저:76의 상호 작용 대사 중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솔저가 아나에게 '목숨을 빚진 적이 한 번 있었다.'라고 이야기하자, 그녀는 "한 번? 이집트에서 말이야? 아니면 러시아에서 말이야? 아니면 브라질?"이라고 대답하는데요, 여기에서 '러시아'는 전장 상호작용 대사가 있는 볼스카야 인더스트리일 가능성이 높겠죠.
■ 온 전장에 떡밥이 가득해!
지금까지 오버워치 전장 곳곳에 숨겨진 세계관 요소들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하나같이 단편적인 이야기들 뿐이지만, 퍼즐을 맞추듯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요소들을 모아보면 어렴풋하게 그림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솔저:76이 주시하고 있는 '루메리코' 전력 회사, 마치 제 1차 옴닉 사태를 연상케 하는 '창조주 프로그램' 아누비스의 발동 형태, 그리고 정체불명의 영웅 '솜브라'까지. 아직은 그저 추측으로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뿐이지만, 앞으로 또 다른 신규 영웅, 전장이 공개될 때마다 각 '떡밥'들의 연관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올 것을 약속드리면서, 전장별 배경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박형근 기자 desk@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