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을 통해 나만의 몬스터를 육성하고 던전을 공략하는 일본 모바일 게임이 작년 12월 10일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바로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겅호온라인)가 개발한 퍼즐RPG '퍼즐앤드래곤(Puzzle&Dragon)'이다. 드래곤퀘스트와 유사한 몬스터들과 진부한 색깔맞추기 퍼즐 요소가 가미된 이 게임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실 애니팡이 스마트폰 퍼즐 게임의 붐을 일으키기 전에는 퍼즐류의 게임은 코어 게임 유저들에게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라이트한 게임 유저들이 시간을 때우기 위한 용도로 퍼즐 게임을 즐겼으며, 코어 유저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MMORPG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일본의 경우 콘솔 게임이 일본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으며, 너무나도 단단하게 형성된 콘솔 시장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콘솔 이외의 다른 플랫폼이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갈라파고스'라 불리우며 일본 만의 독특한 문화가 조성되었고, 일본문화 만의 고유한 특징을 토대로 그들만의 게임 및 문화 산업이 발전해왔다.

그러나 일본 게임시장의 일관되었던 발전 방향을 전환시킨 타이틀이 출시되었다. 콘솔 플랫폼도 아니었을 뿐더러 동일한 색깔의 구슬을 맞추어 없애는 형식의 퍼즐류 게임 '퍼즐앤드래곤'이었다.



'퍼즐앤드래곤' 개발자는 비게이머인 자신의 아내의 의견을 수렴, 게이머와 비게이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서 상하좌우로만 구슬 이동이 가능했던 기존 퍼즐게임과는 달리 '퍼즐앤드래곤'은 구슬을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 어디든 이동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생각은 통했고, '퍼즐앤드래곤'은 엄청난 흥행과 더불어 겅호온라인을 부활시켰으며, 나아가 '퍼즈도라 효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퍼즐앤드래곤'의 매출 상승과 '겅호온라인'의 부활이 아니다. 단순한 게임의 흥행과 수익창출을 뛰어 넘어 '퍼즐앤드래곤'은 일본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게임 문화의 흐름을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콘솔 게임이 전체 게임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 내에서 모바일 게임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퍼즐앤드래곤'은 그 속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기존 인기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콘솔 플랫폼으로 타이틀을 출시하기도 했다. 나아가 '퍼즐앤드래곤' 공식 OST가 발매됐으며, 일본 드라마의 요소로써 '드롭'이라는 부분이 차용되기도 했다. 단순해보이는 퍼즐류의 게임의 어떤 요인이 일본 열도를 흔들었는지, 장르를 뛰어넘어 일본 내 다양한 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퍼즐앤드래곤'이 이뤄낸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았다.



▣ 퍼즐앤드래곤, 어떤 게임인가?



'퍼즐앤드래곤'은 같은 속성의 구슬을 3개 맞추어 몬스터에게 딜을 가하는 방식의 퍼즐RPG로, 몬스터를 육성하는 RPG 요소와 동일한 색깔의 구슬을 맞추어 지우는 퍼즐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같은 색의 드롭을 가로나 세로로 3개 이상 정렬해 지우는 퍼즐 게임에 몬스터 전투, 육성, 수집의 RPG 요소가 결합돼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전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캐주얼한 외형,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마니아적인 요소와 두뇌 플레이를 통해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 흔히 말하는 국민덱, 정석덱이 이 게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다양한 덱구성을 통한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은 초보자들의 진입 장벽을 한층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퍼즐을 맞추면 적 몬스터에게 일정량의 딜을 가하게 되며, 전투시 지우는 '드롭'의 수가 많으면 콤보가 발동하여 더욱 강한 공격을 하게 된다. 몬스터마다 각기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딜을 해야만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600마리 이상의 몬스터가 등장하여 게임 플레이를 풍성하게 해주며, 유저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이렇게 수집한 몬스터는 하위 몬스터를 재료로 합성하여 보다 강력한 몬스터로 진화시킬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은 수익창출을 위해 과금을 해야만 능력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타이틀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퍼즐앤드래곤'은 캐시를 투자하지 않은 덱으로도 실력만 있다면 중후반의 고난이도 콘텐츠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캐시와 시간 투자로 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금을 하지 않고도 개인의 연습과 실력에 의해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는 점이 '퍼즐앤드래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퍼즐앤드래곤, 엄청난 흥행 성적을 자랑하다

겅호온라인이 개발한 '퍼즐앤드래곤'은 일본에서 작년 2월 20일에 출시되었으며, 출시 이후 올해 1월까지 약 11개월 동안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다투며 일본의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시장의 경우 작년 12월 21일 구글플레이를 통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네오싸이언'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퍼즐앤드래곤'은 '모바일 프로젝트 어워드2012' 모바일 콘텐츠 부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CEDEC어워드 2012' 게임 디자인 부분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그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일본 내에서 4월 30일 기준으로 1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이에 IP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퍼즐앤드래곤'의 흥행으로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한 때 243만엔(한화 기준 약 2,8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9일 일본 금융정보사이트 피스코(FISCO)에 따르면 퍼즐&드래곤을 서비스하고 있는 겅호온라인의 주가가 대폭 상승, 2월 15일에는 JASDAQ 시장에서 상승폭 부문 TOP 20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아가 지난 3월 25일에는 일본 이동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모바일주식회사'가 도쿄증권거래소를 통해 독립 관계사였던 겅호온라인의 주식을 전량 매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겅호온라인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서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퍼즐앤드래곤' 의 지난 2월의 추산 매출은 약 100억 엔(약 1,200억 원)으로, 최근 반년 사이에 주가가 20배 가량 급등했다. 현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매입가는 주당 34만 엔으로, 매수 총액가는 249억 7천 600만에 달한다.





지난 9일에는 겅호온라인의 2013년 1분기 결산 실적발표가 있었다. 연결경영 성적은 309억 400만엔(한화 기준 약 3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8.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86억 1600만엔(한화 기준 약 20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3.9% 증가했다. 분기 순 이익 역시 123억 2100만엔(한화 기준 약 1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305.7%의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겅호온라인의 실적이 크게 상향세를 보인데는 '퍼즐앤드래곤'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 PC 온라인 사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0.1% 가량 매출이 감소한데 비해, '퍼즐앤드래곤' 등 스마트폰 게임과 가정용 게임 등 모바일 소비자 사업 분야에서 292억 2600만엔(한화 기준 약 3192억원)으로 2344.4% 증가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보여주었다.

'퍼즐앤드래곤'이라는 하나의 모바일 게임이 갈라파고스라 불리우는 콘솔 강세의 일본 게임 시장 내에서 큰 성공을 거둠과 동시에 겅호온라인이라는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는 점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퍼즐앤드래곤'은 단순히 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일본 게임문화에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 퍼즐앤드래곤, 단순한 흥행을 넘어서는 파급력

■ 잘 나가는 게임은 '새로움'을 통해 진화한다!

흥행에 성공한 문화 콘텐츠는 자신들의 IP를 활용하여 타사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거나 다른 플랫폼 혹은 장르로 발전함으로써 더욱 그 명성을 확대시키고 사업 영역을 발전시켜 나간다. '퍼즐앤드래곤' 역시 일본 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첫 번째로 자사 게임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겅호온라인은 자사가 서비스하는 모든 스마트폰 게임 어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수가 4월 10일을 기점으로 2000만 건을 돌파했으며, 이에 '최강콜라보!'라는 명칭으로 4월 10일부터 5월 6일까지 이벤트를 실시했다.



'퍼즐앤드래곤'을 시작으로 '크레이지 타워', '라그나로크 온라인 Mobile Story', '전국 천하 트리거', '케리히메스위트'까지 총 5개의 게임 각각의 캐릭터들이 모두 콜라보레이션 되어 게임 내에 등장하였다. 겅호온라인의 대표 게임인 '퍼즐앤드래곤'이 콜라보레이션 이벤트의 선두주자가 되어 4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 한정으로 겅호온라인의 게임 타이틀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가 적 몬스터로 등장했다.

문화 콘텐츠의 수익 창출과 큰 성공을 위해서는 타사의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이 필수적이다. '퍼즐앤드래곤' 역시 이러한 취지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아케이드 게임과 PSP판 타이틀로 큰 인기를 얻었던 리듬게임의 모바일 버전 '태고의 달인 플러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졌다. '돈짱'으로 알려진 '태고의 달인'의 메인 캐릭터가 '퍼즐앤드래곤'의 콜라보 던전에 출현하기도 했으며, 일정 조건을 맞추면 '퍼즐앤드래곤' 내에서 '돈짱' 몬스터를 획득할 수 있다.

반대로 '태고의 달인 플러스'에도 '퍼즐앤드래곤'의 음악이 수록되었다. 게임 내 실린 곡은 'Walking Through The Towers'과 'A Ner Journey', 'The Orb Festival' 총 3곡으로, 해당 곡을 연주하면 '태고의 달인 플러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콜라보레이션 배경화면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했다.



나아가 인기 캐릭터인 '카피바라상'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되었다. '카피바라상'/이란 설치류 중 가장 큰 종인 '카피바라'를 본따 제작된 반프레스토사(社)의 캐릭터이다. '퍼즐앤드래곤'에서는 귀여운 카피바라상을 무찌르고 일정 조건을 수렴하여 몬스터로 획득할 수도 있다. '카피바라상'과의 콜라보레이션은 4월 29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콜라보 던전을 통해 실시된다.


'퍼즐앤드래곤'의 인기는 유명 애니메이션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지난 4월 29일 열린 '퍼즈도라 팬 감사제 2013'에서 '서기 2013년 5월 27일 에바와 퍼즈도라가 싱크로한다'라는 문구와 함께 '에반게리온Q'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선언했다. '에반게리온'은 안노 히데아키가 제작한 TV판 애니메이션으로 1995년에 첫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은 타이틀이다. '에반게리온'이 모바일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건 이례적인 일이며, 이를 통해 '퍼즐앤드래곤'이 일본 내에서 얼마만큼 인기가 있는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지녔는지를 간접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퍼즐앤드래곤'은 타 플랫폼으로의 이식을 통해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바로 닌텐도3DS판 타이틀 '퍼즐앤드래곤Z' 제작을 발표한 것. '퍼즐앤드래곤 Z'는 기존의 모바일 버전과 달리 스테미너 소모가 아닌 스테이지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며, 경험치도 몬스터 퇴치를 통해 얻는 등 일본의 던전RPG와 흡사한 게임으로 기존 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역시 흔치 않은 사례로, 흥행한 콘솔 타이틀이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되는 경우는 많았으나 반대로 진행된 케이스는 드물었다.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콘솔 타이틀로의 출시 사례를 통해 '퍼즐앤드래곤'은 다양한 변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더 다양한 유저층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안정궤도에 올랐다면 그 다음은 유저 챙기기

게임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장르를 불문하고 문화 콘텐츠가 크게 성공한 경우 팬심을 유지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한다. '퍼즐앤드래곤'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자사 IP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나아가 팬 감사제 행사를 개최했다.

오프라인 행사의 경우 개최를 위한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이벤트 및 상품 판매가 선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겅호온라인 역시 3월 18일 '퍼즐앤드래곤'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전용 사이트 '퍼즈도라점(屋)'을 오픈했다.

'퍼즈도라점'은 '퍼즐앤드래곤'의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을 취급하는 공식 판매 사이트로써, 아이폰 케이스 및 머그컵, 입체 스티커, 인형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사이트 오픈 당일에는 이를 기념하여 선착순으로 '퍼즐앤드래곤'에 등장하는 오리지날 캐릭터 스티커를 증정하기도 했다. 일부 상품의 경우 게임 내에서 특별한 보상을 지급하는 코드가 포함되어 있어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겅호온라인은 '퍼즐앤드래곤'을 이용하는 유저들을 위해 오픈하게 되었으며, 상품 종류는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겅호온라인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지난 4월 29일에 오프라인 행사 '퍼즈도라 팬 감사제 2013'을 개최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퍼즐앤드래곤'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가장 큰 행사로 진정한 '퍼즐앤드래곤'의 강자를 가리는 '제1회 퍼즈도라 재팬 컵'이 열려 많은 유저들이 순위를 다투며 경쟁했다.



'제1회 퍼즈도라 재팬 컵'은 참가자들이 플레이를 하면서 클리어 타임 등의 요소를 토대로 스코어를 산출, 순위를 매기는 형식의 대회이다. 해당 경기는 던전에 데려가는 동료 및 출몰 몬스터를 고정시킨 대회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됐다. 스코어는 클리어 시간 이외에도 최대 콤보수나 총 턴수에 기반하여 계산되었다.

우승은 '아메바 나이트'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13살의 소년이 차지했다. 그는 한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처음에는 콤보가 어려웠지만 퍼즐 형식을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우승자에게는 '퍼즐앤드래곤'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등의 특전이 지급됐다.



또한, 이 날 행사에서는 '퍼즐앤드래곤'의 사운드를 담당한 '이토 켄지'와 그의 밴드가 스페셜 라이브를 개최, 'Departure', 'A New Journey' 등 총 5곡의 '퍼즐앤드래곤' 음악을 연주했다. 또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태고의 달인' 내 '퍼즐앤드래곤'의 음악을 놓고 경쟁하는 대회도 열려 감사제를 풍성하게 장식했다.

겅호온라인이 밝힌 바에 의하면, '퍼즈도라 팬 감사제 2013'과 '라그나로크 온라인 팬 감사제 20113'을 방문한 총 참가자 수가 25000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퍼즐앤드래곤'의 단독 수치는 아니나, 현지 언론들도 '경이적인 수치'라며 보도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감사제를 즐겼다. '퍼즐앤드래곤'은 하나의 모바일 게임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 다른 문화 장르와의 결합으로 게임 그 이상의 문화력(力)을 지니다

이제 더 이상 일본 내에서 '퍼즐앤드래곤'은 단순한 스마트폰 게임이 아니다.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써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최근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퍼즐앤드래곤'은 다운로드 버전을 필두로 OST를 발매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들을 수 있었던 사운드로 제작되었으며 총 8곡이 담겨 있다. 1곡당 200엔에 판매되고 있으며, 앨범 전체로 구매시 1500엔에 살 수 있다. 겅호온라인은 해당 OST에 대해 차후 CD판으로도 제작 및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기있는 콘솔 게임의 OST가 출시되는 경우는 많았으나, 모바일 게임의 OST가 정식 출시되는 경우는 흔치 않았기 때문에 '퍼즐앤드래곤'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 발매는 더욱 의미가 깊다.



더 나아가 '퍼즐앤드래곤'은 드라마 장르까지 진출했다. 일본 YTV에서 4월 4일부터 방영한 '엉터리 히어로(でたらめヒーロー)'라는 드라마에 '퍼즐앤드래곤'의 '드롭' 요소가 등장한 것이다. '엉터리 히어로'는 주인공이 수수께끼의 '드롭'을 먹게되면 10분 동안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영웅 노릇을 해야한다는 내용의 드라마이다. YTV는 요미우리TV로부터 의뢰를 받았으며, 이에 수수께끼의 '드롭' 요소를 '퍼즐앤드래곤'의 '드롭'을 활용해 드라마에 녹이는 식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일본이기에 가능했던 점도 있다. 일본의 경우 드라마 문화가 한국과는 약간 다르며, 코믹한 CG를 이용하여 게임 및 애니메이션을 드라마화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기반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이 드라마 요인으로 차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퍼즐앤드래곤'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 퍼즐앤드래곤, 일본문화 전체를 흔들다.

지난 4월 16일 일본에서 열린 '신(新)경제 서밋 2013'에서 구글의 수석 부사장인 '앤디 루빈(Andy Rubin)'이 '퍼즐앤드래곤'을 언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퍼즐앤드래곤의 유료 결제에 대한 부하를 구글의 결제 인프라가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결국 긴급하게 설비를 확대하게 되었다는 것. 이를 앤디 루빈 구글 수석 부사장은 '퍼즈도라 이펙트'라고 명명했으며, 이로 인해 일본의 게임 어플리케이션의 수익성에 대해 엄청난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다소 평범해보이지만 그 속에 엄청난 재미와 독특한 요소를 구비하고 있는 겅호온라인의 '퍼즐앤드래곤'은 단순한 스마트폰 게임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시점이 되었다. 많은 유저들의 이용을 통해 다양한 자사 및 타사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함은 물론, 일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콘솔 시장으로까지 진출했다. 자사IP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오픈했으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오프라인 감사제도 개최됐다. 또한,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OST를 발매하고 일본 드라마 내 메인 요소로 차용되기도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흥행은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를 크게 키웠으며,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자회사로 만들어주었다. 주가가 한 때 243만엔(한화 기준 약 2,800만원)을 웃돌아 소나타 한 대에 상응하는 금액이 책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겅호온라인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7383.9%를 기록하기도 했다.

'갈라파고스 섬'이라 불리며 자국 내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던 일본이 이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콘솔 게임이 너무나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어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기 힘들었던 일본에서 이제는 모바일 게임이 일본 열도를 흔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퍼즐앤드래곤'은 단순한 흥행을 넘어 일본 게임 문화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엄청난 속도로 '퍼즐앤드래곤'을 하나의 문화로 발전시킨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