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하드웨어 중에서 RGB가 빠진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CPU쿨러를 시작으로 케이스, 그래픽카드, 메모리뿐만 아니라 SSD, 히트싱크, 파워서플라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에 RGB 라이트가 포함되어있다. 화려하게 다채롭게 마치 도심 속 야경처럼 빛나는 시스템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절로 예쁘다, 멋지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에 처음에는 이러한 제품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 구매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다. 물론, 모든 이들이 이러한 RGB가 적용된 제품에 호감을 갖고 있진 않다. 지나치다, 눈부시다,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non-RGB 제품을 출시해 달라곤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선 트렌드로 자리 잡고 매출과 직결되고 있는 RGB를 버릴 수는 없다. 오히려 다양한 콘셉트를 적용해 어떻게 하면 성능과 RGB를 절묘하게 매치시킬지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번 리뷰에서 다룰 ‘3RSYS L560 BLACK’은 고객 친화적인 기업, 사후지원 서비스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기업 ㈜쓰리알시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표준 ATX규격의 미들타워 케이스로 전면 메쉬, 다이아몬드 커팅 기법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한다. 상단 240mm, 전면 360mm 수냉쿨러를 장착할 수 있고 최대 163mm CPU쿨러와 350mm 그래픽카드 장착, 라이저 슬롯을 지원해 확장성도 갖췄다. 무엇보다 이 제품의 백미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 쿨링팬인 120mm MOON FAN3를 무려 6개를 기본 장착하고 있기에 뛰어난 냉각 효율과 튜닝 케이스로 면모를 두루 갖춘 제품이라 점이다. 실제 모습은 어떤지 지금부터 리뷰를 통해 확인해 보도록 하자.


언박싱. 대부분의 PC케이스가 그러하듯 ‘3RSYS L560 BLACK’도 스티로폼 두 개와 비닐로 포장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스크레치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측면 강화유리 패널과 전면부에는 기본 포장 외 추가로 비닐을 덧붙인 모습이다.


전면부. 블랙과 그레이 투톤 조합에 메쉬 통풍구를 중앙에 두고 좌우로 헤어라인과 다이아몬드 커팅 기법이 더해진 패널을 통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과 다르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3RSYS 로고를 과감히 배제함으로써 대칭에 가까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디테일 하게 살펴보면 통풍구의 디자인을 다르게 설정하고 부위별 소재의 차이로 발생하는 각기 다른 질감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마감 처리에서도 지적할만한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면부 커버 제거 모습. 120mm MOON FAN3 × 3ea와 마그네틱 착탈식 먼지 필터가 기본 장착되어 있다. 메쉬 구조는 통풍이 잘되는 만큼 냉각 효율도 좋지만 그만큼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이물질이나 먼지 등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주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곧 단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통 상단에 자리하는 착탈식 먼지 필터와 동일한 필터를 전면부 커버 안쪽에 배치했다.


상단부. 좌측에서부터 전원 스위치, 파워 LED, HDD LED, 리셋 스위치, USB 3.0×1ea, USB 2.0×2ea, 마이크 단자, 헤드셋 단자 순으로 자리해 있다.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USB 기기가 USB 3.0을 지원하는 만큼 1개의 포트는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다. 착탈식 먼지 필터 아래는 통풍구가 통풍구 아래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120mm MOON FAN3 × 2ea가 기본 장착되어 있다.


좌 측면부. 대부분 강화유리 패널을 적용한 케이스가 모서리 가까이 홀을 뚫어 손나사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에 반해 ‘3RSYS L560 BLACK’는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의 방식은 강화유리에 구멍을 뚫다 보니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기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통유리를 그대로 사용한 모습이다. 블랙 스모그 강화유리에 불투명 테두리로 액자 효과를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내부 모습. 하단 파워지지 방식으로 가림막에는 프린팅된 3RSYS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7+2 PCI 슬롯을 제공하기 때문에 라이저 킷을 사용하면 그래픽카드를 수직으로 장착 가능하다. 재사용 방식이 아닌 것은 아쉬운 부분. 최대 163mm CPU쿨러, 350mm 그래픽카드를 소화하며 전면 360mm, 상단 240mm 라디에이터를 장착을 지원한다. 단 상단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경우 메인보드의 I/O 쉴드와 튜닝램 방열판에 간섭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3RSYS L560 BLACK’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3RSYS에서 자체개발한 120mm MOON FAN3 6개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사 제품이 적게는 1개에서부터 많아야 3개의 RGB 시스템 쿨링팬을 제공하기 때문에 초기 구매 비용이 저렴하더라도 기대와 달리 허전한 내부 구성에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추가로 쿨링팬을 구매하게 되면 지출 부담이 적지 않다.


전체적인 시스템의 RGB 감성을 완성 시키고 냉각 효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번들 형태로 제공되는 팬이다 보니 변동 가능한 RGB가 아닌 고정 RGB이고 4PIN PWN 방식이 아닌 Molex 4PIN 방식으로 RPM 조절이 불가능하다. 사용자가 눈높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우측 패널 제거 모습. 곳곳에 자리한 선정리 홀과 SSD 장착 가이드 한 쌍이 보인다. 측면 여유 공간은 최소 20mm에서 최대 35mm 정도. 착탈식 드라이브 베이는 전면 라디에이터 장착이나 파워 서플라이 장착 시 위치 조정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 다만, 이번 ‘3RSYS L560 BLACK’에는 하노킬이 적용된 드라이브 베이가 아닌 일반적인 형태의 드라이브 베이로 제조사는 HDD 사용자의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배제하고 최대 5개의 SSD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 가격대비 제품의 퀄리티를 높였다고 말하고 있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발언이긴 하지만 특유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편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단부. 파워 서플라이로 유입되는 먼지나 이물질을 차단하기 위한 착탈식 필터와 진동과 소음 감소를 위한 받침대, 드라이브 베이의 위치 조정이 가능한 독특한 형태의 나사 홀도 보인다.


추가 구성품. 드라이브 베이 설치 가이드, 나사, 비프음 스피커, 케이블 타이가 제공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드라이브 베이 설치 가이드는 전체 케이스 조립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지 않고 착탈 방법, HDD, SSD 설치 방법에 관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3RSYS L560 BLACK’은 210(W) × 423(D) × 490(H)mm 크기의 미들타워 규격 케이스로 동급 규격 케이스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케이스의 크기가 크다는 말은 그만큼 조립 과정이 수월하고 선정리가 편하며 대부분의 CPU쿨러와 그래픽카드 장착을 지원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최대 163mm CPU쿨러, 350mm 그래픽카드, 전면 360mm 라디에이터를 지원하는 만큼 하드웨어 선택의 폭이 넓은 편. 단, 전면 라디에어터를 장착할 경우 드라이브 베이의 위치를 파워 서플라이 장착 방향으로 이동 해야 한다.


중보급형 이상 메인보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I/O 쉴드는 종종 케이스 후면에 장착된 그래픽카드와 간섭을 일으킨다. 간섭 정도로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일부 케이스에서는 아예 I/O 쉴드를 제거하고 장착해야만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3RSYS L560 BLACK’의 경우 사진상으로 보기에 거의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약간의 여유 공간이 있으며 걸리지 않고 메인보드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했다. 또한, 메인보드를 장착하더라도 선정리 홀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각종 커넥터를 미리 빼놓고 메인보드를 장착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필자는 선정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면 대충 모아서 드라이브 베이나 파워 서플라이 여유 공간에 밀어 넣는 편인데 이러한 증상(?)은 케이스 선정리 공간이 협소할수록 심한 편이다. 그러나 ‘3RSYS L560 BLACK’은 다행히도 공간이 제법 넓고 선정리 홀은 적재적소에 자리해 있기에 큰 스트레스 없이 정리할 수 있었다. 좌우 측면을 따라 하단부로 케이블을 모아준다는 느낌으로 정리를 하면 쉽게 마무리가 된다.


기본 제공되는 6개의 120mm MOON FAN3는 고정 RGB이긴 하지만 RGB 퍼포먼스는 상당히 훌륭하다. 아니, 예쁘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하다. 케이스만 구매하더라도 전체적인 RGB 감성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은 ‘3RSYS L560 BLACK’만의 장점이자 구매욕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기본 장착되는 MOON FAN3는 PWN 방식이 아닌 Molex 4PIN 방식으로 RPM 조절을 할 수 없다. 개별 소음은 준수한 편이지만 풍량이 강하기 때문에 6개의 팬이 장착된 케이스에서 발생되는 소음은 45dBA로 무시 못 할 수준. 저항을 연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순 있으나 광량 역시 줄어들 우려가 있다. 쿨링팬 장착 면에 진동방지 패드를 추가하거나 받침대의 쿠션을 보다 넓게 만들던지 기본 RPM을 조금 낮춰 전체적인 소음을 끓어 내릴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살펴본 ‘3RSYS L560 BLACK’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깔끔한 마감 처리, 6개의 120mm MOON FAN3, 넉넉한 내부 공간 및 확장성, 조립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정 RGB, RPM이다 보니 소음이 발생하긴 하지만 추가 지출 없이 케이스 구매만으로 RGB 감성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은 많은 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하노킬이라는 3RSYS만의 특허 기술이 배제된 것은 필자 역시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최근 HDD 대비 SSD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단점이라 말하긴 어렵다. 쿨링과 튜닝, 디자인 3박자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매력적인 케이스를 찾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2019년 11월 10일 최저가기준 66,000원. 택배비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