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른 사람이 열심히 키우다 결국 지르고 접게된 계정을 저렴하게 구매하세요.
- 아마 그 계정에 한 달에만 몇 십만원씩 들어가는 유지비가 부담스러워서 접게 되었을 꺼에요. 중요한 것은 그 사람도 처음부터 그 만큼의 돈을 쓰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거에요. 딱 한번이다 하면서 샀던 아툰의 패키지 3만 3천원, 드래곤의 다이아몬드 패키지 5만 5천원이 하나씩 모여서 몇 십만원으로 커지는 거죠.
흘려 듣지 마세요. 저는 당신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카이스트 출신 초천재 윤송이씨가 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을 공부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PC 리니지를 맡으며 승승장구해 김택진 회장과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죠? 근데 PC 리니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현금 악세가 윤송이 부회장을 영입한 이후에 처음 생겼다는 이야기는 잘 모르더라구요. 이해하기 어려우시겠지만 리니지는 철저하게 계산된 과학의 산물이에요. 당신이 그 타이밍에, 그 아이템을 지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랍니다. 당신이 아이템을 지르며 느끼는 전율, 기대, 허무 모두 충분히 설계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적절한 상과 벌을 병행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또 간과 쓸개를 빼고서라도 달려올 것이란 부분도 마찬가지구요.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왜 리니지M에서의 상점 배치에서는 매일 사면 좋은 아데나 아이템들이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흩어져 있는 걸까요?? 왜 NC는 몬스터의 아이템 드랍율을 낮추면서까지 리니지M에 자동사냥 시스템을 도입하여, 유저들이 24 시간 내내 리니지M을 켜 놓도록 유도하는 걸까요?? 왜 우리는 그러한 자동 사냥의 고루함 속에서 아데나 아이템을 사려고 들어간 상점에서 현금 아이템을 구경하며 다음 월급날 업그레이드할 장비를 구경하게 되는 걸까요? 저 삐까뻔쩍한 NCSOFT 빌딩에, 그리고 최근 양의지 영입으로 한층 더 강력해진 NC 다이노스 야구팀에 대고 맹세하건데 NCSOFT는 당신에 대해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도박을 앞에 둔 인간의 심리라는게 뻔하거든요. 우리가 똥 마려워 낑낑거리는 강아지의 심리 상태를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러니 지금 쓰려는 그 카드는 지갑에 고이 넣어 두세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지금 당신이 어쩔 수 없는 척 꺼내든 빚나는 신용카드는 오늘로 마무리되지 않을꺼에요. 물론 운이 좋다면 한 일주일은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겠죠. 근데 우리가 뭐 일주일 살고 말 인생이던가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기쁨이 당연해지는 시기가 올꺼에요. 그렇게 또 지르고 싶어질 테구요. 뇌에서 더 많은 자극을 바라게 되는거죠. 그렇게 또 지르고.. 지르고... 바로 그거에요! 몇 억을 지른 드슬 계정을 겨우 몇 백만원에 팔리는 이유, 몇 천만원을 지른 영변 계정을 겨우 몇 십만원에 팔리는 이유 말이에요. 신기하죠? 놀랍지 않나요? 그래픽 쪼가리에 몇 억을 쏟을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자신이 그렇게 아끼던 계정을 그런 헐값에 넘긴다는 것이요. 그게 바로 시장경제의 마술입니다. 공정한 시장에서의 거래라는 것은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익이 남아야 하거든요. 유지비는 유지비대로 들어가는데, 이미 너무도 많은 돈을 쏟아 놓았다보니까 선뜻 접지를 못하는거죠.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대신 캐릭을 키워줄 누군가에게 헐값으로 넘기게 되는 겁니다. 유지비를 생각하면 그게 더 싸거든요. 리니지라는 게임이 새삼스럽게 참 무섭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