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레지나 6인 기맹방이 있었소. 우리는 끈기 있게 사람을 기다렸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결국 모인 것은 나 피오나와 허크, 이비 그리고 카록이었다오. 다들 스펙이 어느 정도 나왔기에 4인 소수 정예로 레지나를 잡자는 말이 나왔다오. 그러자 갑자기 형제가 레디를 풀고 이러더구려. 
 "여러분 저는 카록이에요"
 그 형제는 자신이 카록이기에 4인 팟을 가면 클리어만 힘들어지고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며 스스로 파티를 탈퇴하려 했다오. 마영전을 해오면서 캐릭차별방은 몇 번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소.
 나는 점검이 끝나면 개편이 찾아올 거라며 형제를 설득했고 이번 레이드가 개편 전 마지막 추억의 레이드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에 형제도 힘을 얻은 듯 다시 레디를 박았다오. 그리고 수없이 많은 힘겨루기와 나이스가 지나가고 여왕의 코어가 파란색 봉힘을 뱉어낼 무렵 이상하게도 레이드 내내 침묵을 지키던 형제가 입을 열었다오.
 "딜 16% 4위. 역시 꼴찌네요. 파티에 껴서 죄송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10강 무기가 퍼거스에게 터졌을 때, 브린이 인룬을 증발시켰을 때, 강룬 10개 처먹고 9강에서 멈췄을 때보다 더한 분노가 솟구쳤다오. 어째서 형제가 사과를 해야 한단 말이오? 형제가 잠수를 했소? 트롤짓을 했소? 레이드 내내 최선을 다해서 딜 했고 힘겨루기로 우리를 도와줬으면 도와줬지 그가 뭘 잘못했다고 사과까지 해야 한단 말이오?

 이뿐만이 아니오. 오늘 저녁에는 벤체너 레이드에서 만난 형제가 한 명 있었소. 
 그 형제는 매번 힘겨루기로 레지나와 브라하를 막아줬고 레지나에서는 힘겨 쿨이 아닐 때도 힘겨에 쿨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자기 뒤에 숨은 파티원을 지키기 위해서 피하지 않고 대신 잡혀갈 정도로 헌신적이고 멋진 카록이었소. 고작 15렙짜리 카록을 막 키우기 시작한 나도 만렙이 되면 저런 카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카록이었다오. 
 그런데 그런 형제가 여왕과 브라하를 잡고 고글기를 가려는데 갑자기 미안하다며 파티에서 빠지겠다고 하는 것 아니겠소? 형제가 말하길 고글기에는 힘겨 패턴이 없어서 딜도 못하고 힘겨도 못하는 고글기에서는 파티에 아무 도움도 못 주고 짐만 되니 차마 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소... 

 한 달 전에도 저번 주에도 오늘도 카록에 대한 얘기는 한마디도 없고... 많은 형제들이 점점 게임에 지쳐가는 것 같소. 
 나는 지난 피오나 개편 때 카록들이 피오나를 위해 노력해줬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비들과 피오나들이 카록의 도움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오. 한 명의 트롤러가 카록을 차별할 때, 단지 카록의 외모가 특이하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님 그거 왜 키움 이딴 소리를 듣더라도... 형제여, 그 뒤에는 몇 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카록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시오. 그러니 너무 좌절하지 말고 스스로를 차별하지 말아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