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식으로는 국민들의 신뢰 못 얻는다" 질타]



이낙연 국무총리가 살충제 계란 사태를 두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들이 제대로 상황파악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격노했다.

17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는 살충제 계란 사태 상황 및 대응책, 중대산업재해 예방대책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당초 보고 안건은 세 가지로 △중대산업재해 예방대책 △AI(조류독감) 사후 관리방안 △국무조정실 기타 등이었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한 이 총리는 살충제 계란 사태를 첫번째 안건으로 상정하고 AI 안건은 뺐다. 국무조정실 안건은 서면 보고를 대체했다.

이 총리는 살충제 달걀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시중에 남아 있는지, 닭고기는 안전한지, 학교급식에 살충제 계란이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없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총리는 농림부와 식약처의 살충제 계란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집요하게 질문했다. 두 부처의 실태 조사에서 살충제 잔류량 수치가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다. 두 부처 관계자는 표본대상과 조사방식의 차이에서 수치가 달라졌다고 해명했다.

이를 듣고 있던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두 곳의 조사 수치 차이가 20ppb(1000분의 1ppm) 정도인데,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의 오차 허용범위는 몇 ppb인가" 질문하자 식약처 관계자가 명쾌히 대답하지 못했다.

이에 이 총리는 "이런 식으로 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브리핑을 해서 국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신뢰를 얻겠느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총리는 "요즘 젊은 기자들이 얼마나 날카롭게 질문하는데 이렇게 엉성하게 준비를 하느냐"며 "악재 자체로 정부 신뢰가 손상되는 건 아니지만, 악재를 잘못 관리하면 신뢰가 훼손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