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쓰고 사라지는 포인트 60%… 연간 5000억원 규모 추정]

등급따라 연초에 일괄 지급해 남으면 연말에 소멸되는 구조
제휴 업체 이용할 때마다 할인, 마일리지 아니라 이월은 안 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매출 감소 시달리는 통신사들
제휴 혜택 갈수록 줄이는 추세


카페·편의점·영화관 등 통신업체 제휴 가맹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있는 통신회사 멤버십 포인트 소진 시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통신회사 포인트는 마일리지처럼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연초에 일괄 지급하고 연말에 소진된다. 예컨대 5월에 새로 가입한 고객도 포인트를 그 해 안에 소진해야 한다. 통신회사들은 고객의 요금제에 따라 1년에 4만~12만 포인트를 부여한다. 1포인트는 현금 1원에 해당한다. 자신의 포인트는 통신회사 홈페이지에서 멤버십에 가입하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을 잘 모르고 포인트를 날려버리는 소비자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통신회사 멤버십 포인트의 59.3%가 유효기간 안에 사용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잔여 포인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해마다 연말까지 쓰지 못하고 폐기 처분된 멤버십 포인트는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해마다 쓰지 않은 포인트가 소멸되는 것에 대해 소비자단체들은 "잔여 포인트를 다음 해로 넘기거나, 통신비 결제에 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막대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통신업체들은 "혜택을 더 늘릴 여력이 없다"고 난색을 표한다.

연말이면 소진되는 포인트… 혜택도 갈수록 줄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이통 3사의 멤버십 혜택은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통신업체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해온 혜택 99건 가운데 64건이 할인율이 줄거나 서비스의 범위가 축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혜택이 확대된 경우는 22건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지난 8월 준오헤어에서 받을 수 있는 할인액을 기존 15%에서 10%로 줄였다. 패밀리레스토랑 할인도 등급에 따라 10~20% 할인을 5~15% 수준으로 낮췄다. KT는 지난달 외식업체 라그릴리아와 디퀸즈, 편의점 미니스톱과 제휴를 끝내면서 멤버십 혜택도 사라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멤버십을 이용해 받을 수 있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사이즈를 중간급에서 가장 작은 크기로 변경했다. 영화관 CGV·롯데시네마에서 두 달마다 한 번씩 제공하던 무료 영화 예매도 3000원 할인으로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