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절감 방안과 관련, 법적 대응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중이다.

SK텔레콤은 27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통신비 인하 대안 ▲단말기 자급제 ▲분리공시 ▲보편요금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CFO·전무)는 “최근 정부의 통신요금 절감대책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5세대(5G) 등 네트워크 투자 축소로 관련 장비업체는 물론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 등 ICT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 품질 저하로 이용자 편익 또한 훼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문장은 “정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합의점 도출에 노력하는 한편, 법적 대응을 포함해 단말기 자급제와 같은 제도 개선 추진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분리공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견지했다. 이상헌 SK텔레콤 CR 실장(상무)은 “분리 공시는 유통망에 장려금을 확대할 요인이 크고, 이용자 혜택은 적어질수 있다"면서 ”제조사 발 시장 과열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분리공시 도입에 따른 소비자 단말기 부담 증가, 유통망 경쟁 과열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본료 폐지 대신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실장은 “정부에서 2만원대 보편요금제를 신설하면, 나머지 요금구간도 정부의 기준에 따라 전체가 바뀔 것”이라며 “사실상 민간기업의 요금 설정 자율권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법 개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취약계층 요금 감면의 경우 정부의 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통신3사가 연간 5000억원 가량의 요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며 “추가 감면도 고민하고 있지만, 복지성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분담할 수 있는지 고민중이다. 정부와 상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제로레이팅’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SK텔레콤 측은 “망중립성 일환으로 논의되는 제로레이팅이 확산되면, 가계통신비 부담 감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통신사업자도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을 통한 플랫폼 서비스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제로레이팅은 통신사가 특정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 사용 요금을 할인 혹은 면제해 주는 것이다. 이 때 데이터 사용 요금 비용은 통신사업자와 콘텐츠 서비스 제공업체가 분담한다.

제로레이팅은 요금인하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통신사가 통신망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망중립성’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